2021년 7월, 중국 공산당이 창당 100주년을 맞았다. 오늘날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강한 군사력에 힘입어 글로벌 강대국으로 급부상했다. 20세기 전반 일본과 서구 열강의 반식민지로 전락했던 때와 견주면 문자 그대로 괄목상대, 상전벽해다.
중국 공산당 역사는 현대 중국의 국가 건설 및 발전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마오쩌둥의 중화인민공화국 선포와 문화혁명, 덩샤오핑의 도광양회와 개혁·개방, 장쩌민의 유소작위, 후진타오의 화평굴기, 시진핑의 중국몽까지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내세운 국가전략의 열쇳말들이 숨 가쁜 한 세기의 변천을 웅변한다. 2012년 11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이후 중국 지도부는 국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대외팽창 전략을 본격화했다. 한편으론 시진핑과 핵심 측근을 중심으로 절대왕정을 방불케 하는 권력 집중이 고착화했다.
전 베이징 특파원인 박민희 <한겨레> 기자가 쓴 <중국 딜레마>(한겨레출판 펴냄)는 중국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의 실상을 톺아보고 미래 향방을 가늠한 책이다. 지은이는 시진핑 시대 중국이 ‘위대함과 위태로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행보를 이어간다고 본다. 안에선 시진핑 개인 숭배, 당헌과 헌법에 ‘중국 특색 사회주의’ 명시, 주석 임기 제한 폐지, 사회운동과 노동운동의 철저한 탄압, 위구르와 홍콩 등 ‘제국의 주변’에 대한 폭력적 동화정책을 밀어붙인다. 밖으로는 야심 찬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세계 패권의 토대를 닦지만 ‘현대판 조공 체계’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중국 중심 천하세계’가 미국 중심 세계 패권 질서와 부딪치는 파열음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공산당은 2022년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게 확실시된다. 지은이는 “왜 시진핑 시대 중국은 이 길로 가고 있을까, 라는 오래된 고민”에서 저술을 시작했다. 책은 1부 안과 밖, 2부 설계자들, 3부 중화의 꿈 아래에서, 4부 변혁의 불씨, 5부 영합과 저항으로 짜였다. 각 부에서 대표 인물들을 추리고, 사마천 <사기>의 ‘열전’ 형식으로 서술했다. 시진핑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적대적 공생’, 중국 공산당의 핵심 브레인과 관리들, 반중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 석사 학위를 받고도 공장 노동자를 선택한 청년, 굴지의 기업가 등 모두 20명의 다양한 인물 이야기로 중국의 근경과 원경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지은이는 “시진핑 시대 중국의 행보는 개혁·개방 이후 40년 동안 누적된 빈부격차와 부패, 성장모델의 한계로 위기에 봉착한 중국 공산당의 정통성을 새롭게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저임금과 과잉생산은 세계 불평등을 심화하고, 첨단 감시 기술이 ‘빅브러더’ 사회를 확산할 수도 있다. 지은이는 ‘친중-반중-혐중’ 구도를 벗어나 “권력만을 보지 말고 시민의 삶에 관심을 두고 연대”하자고 말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권택영 지음, 글항아리 펴냄, 1만9천원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천착해온 인문학자가 문학, 인지과학, 뇌과학 등에 기반해 다양한 인간 감정의 의미를 사유한다. 지은이는 삶을 가장 풍부하게 해줄 유일한 감정으로 ‘사랑’을 꼽고, 이것이 어떻게 학문적 대상일 뿐 아니라 미학적 감상 대상이 되는지 탐구한다.
김금숙 글·그림, 마음의숲 펴냄, 1만8천원
장편만화 <풀>로 ‘만화계 오스카’라는 하비상을 받은 작가가 인간에게 가장 충직한 반려동물 개의 일생을 다룬 그래픽노블. 인간의 잔혹함을 고발하고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강조한다. 펫숍 강아지, 유기견, 뜬장에 갇혀 있던 개들을 거둬 살면서 찍은 수천 장의 사진과 일기가 바탕이 됐다.
최은정 지음, 갈매나무 펴냄, 1만7천원
현재 지구궤도에서 작동하는 인공위성만 2300여 개, 우주 쓰레기는 확인된 것만 2만 개가 넘는다. 그중 매년 평균 400여 개가 지구 대기권으로 추락한다. 우주 쓰레기는 지구인에게도 현실적인 위협이 됐다. 자체 폐기, 청소용 위성 등 다양한 우주감시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톺아본다.
전치형·김성은·김희원·강미량 지음, 창비 펴냄, 1만7천원
카이스트의 과학기술 사회학자들이 미세먼지, 코로나19, 폭염 등으로 숨 막히는 한국 사회를 공기 재난에 맞닥뜨린 ‘호흡공동체’라는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모두가 ‘안전하게 숨 쉴 권리’를 위해선 신선한 공기캔 따위 각자도생의 ‘공기 기술’이 아니라 ‘돌봄의 공공과학’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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