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와 한국 사회
박경태 지음, 후마니타스(02-739-9929) 펴냄, 1만5천원
이주노동자, 화교, 혼혈인 등 소수자 문제를 비판적으로 정리했다. 1장 ‘누가 소수자인가’는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차이, 인종과 민족의 기원, 인종과 민족 구분에서 비롯된 차별의 원인을 짚는다. 2부는 민족적 소수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 결과를 통해 민족적 차별과 불평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3부는 미국, 프랑스, 동남아시아, 일본 등 외국의 사례를 살펴본다.
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하종강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8) 펴냄, 1만2천원
30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많을 때는 하루 두세 차례 노동자를 위한 강의를 해온 하종강의 에세이집. ‘노동과 꿈’ 홈페이지와 신문·잡지에 쓴 글을 모았다. 지금까지 그의 책 중 가장 개인적이다. “스스로의 눈높이를 드러내는 것이어서,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버스에서 붕어빵을 먹는 아주머니, 참치잡이 외항선원 등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대로 살 수 없다!’는 대자보를 붙인 ‘깜찍한’ 가족 데모 등 가족 이야기가 담겼다.
갈치조림 정치학
권혁범 지음, 생각의나무(02-3141-1616) 펴냄, 1만1천원
지식인들이 모여서 갈치조림을 시켰다. 자리를 주도하는, 다리와 어깨를 쭉 마음껏 펴고 앉은, 나이 많은 남자 교수 앞에 갈치조림이 놓였다. 그 교수는 양이 많지 않은 음식을 양껏 먹고는 식사를 마치자마자 약속이 있다며 자리를 떴다. 팔을 길게 뻗어서 먹어야 했던 다른 사람들은 거의 먹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저자는 일상의 사소한 일들에서 허다한 정치적 위선과 무의식을 발견한다.
조선인 강제연행의 기록
박경식 지음, 박경옥 옮김, 고즈윈(02-325-5676) 펴냄, 1만3천원
1965년 한일조약이 체결될 당시 출간된 재일사학자의 강제징용에 대한 보고서. 저자는 식민지 시절에 대한 명확한 사죄 없이, 강제연행에 대한 배상 없이 한일조약이 체결되는 상황을 소리 높게 항의한다. 강제연행된 조선인들의 학살 현장을 찾아가고, 목격자를 인터뷰하고, 각종 문서를 정리해 조선인들이 식민지 노예로서 얼마나 비참한 상황에 놓였었는지를 보여준다.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
이용우 지음, 역사비평사(02-741-6127) 펴냄, 1만3천원
과거사 청산 문제를 이야기할 때 모범사례로 거론되는 것이 프랑스다. 4년간의 점령기에 대한 청산은 60년 동안 계속됐다. 최고위급 인사들에게는 사형선고가, 10만 명의 부역자들에게는 유죄가 선고됐다. 이 대대적인 숙청이 프랑스인들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았다. 기억의 전수 자체를 꺼리는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연구자에 의해 최초로 행해진 연구로 국내 상황을 계속 비교해가면서 전개한다.
한일 역사인식 논쟁의 메타히스토리
‘한일, 연대21’ 지음, 뿌리와이파리(02-324-2142) 펴냄, 1만5천원
이 책 역시 ‘과거사 청산’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수십 년간 익숙해진 담론으로는 한-일 관계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고 말한다. 피해국의 가해자, 가해국의 피해자를 함께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해자를 미화했다 하여 화제가 된 , 야스쿠니 분사론 등이 기존의 상식으로 바라봤을 때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다.
빈곤의 역사
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정병선 옮김, 이후(02-3141-9643) 펴냄, 2만3천원
1872년부터 1902년에 걸쳐 엘니뇨가 발생했다. 세 차례의 가뭄과 기근으로 최소 3천만의 식민지 빈민들이 죽었다. 저자는 빅토리아 시대, 자연재해로 이들이 사망했다는 기존의 역사서술을 뒤집는다. 잉여 곡물이 넘쳐났음에도, 제국주의 국가가 새로운 상품 시장과 투기에 전념하는 바람에 죽음으로 내몰렸다는 것이다. 저자는 동학농민운동 역시 이 전세계적 자연재해 속에서 일어난 ‘기근 저항운동’이라고 해석한다.
냉전 아시아의 문화풍경 1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지음, 현실문화(02-6326-1125) 펴냄, 3만원
아시아를 역사적이고 현실적인 구성체로 파악하고, ‘문화’로서 재구성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연구의 성과물. 저자들은 전후 아시아는 냉전에 포섭되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이런 문제의식을 구체적인 문화를 통해 살펴본다. 이동연은 청년 문인 ‘명동백작파’가 활동하고 미국적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대중적 열망이 높았던 1950년대 청년문화를 이야기한다. 하반기에 둘째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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