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케르
조르조 아감벤 지음, 박진우 옮김, 새물결(02-3141-8696) 펴냄, 1만9천원
새물결의 ‘What’s up’ 총서 중 한 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의 현실을 젊은 학자들이 분석한다. 1차분으로 나온 세 권은 번역서다. 조르조 아감벤의 는 푸코와 아렌트를 비판하면서 서구의 지성사를 해체한다. 푸코식의 담론이 권력을 가진 게 아니라 생명 공동체 내부로의 포함과 배제를 결정하는 것이 ‘주권 권력’이라고 말한다. 알랭 바디우의 , 슬라보예 지젝의 가 함께 나왔다.
서울대학교 학생선발 지침
하재근 지음, 포럼(02-337-3767) 펴냄, 1만8천원
현재의 교육제도를 비판하고 대학 평준화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학벌 없는 사회’의 사무처장인 저자는 우리가 ‘당한’ 민주화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말한다. 다양성, 창의성, 자율성이라는 달콤한 말이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것. 그는 교육 자유화로 치닫는 사회를 뒤집기 위한 대안으로 ‘국립대 평준화’를 내세운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수요자로서 자신의 욕망에 맞서 싸울 것을 호소한다.
서울 사람들
장태동 지음, 생각의나무(02-3141-1616) 펴냄, 1만7천원
서울의 공간문화사를 찾아본다. ‘서울 사람들’에게서 파리지앵, 뉴요커처럼 한마디로 일컬을 수 있는 일정한 생활양식을 찾는다면 어떨까. ‘서울에서 3대째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인 서울 토박이 중앙회의 사람을 찾아가고, 서울 소재 한 직장 사무실의 사람들을 취재하고, 사진가·건축가·한국사학자 등의 글을 엮고, 서울시 시장 오세훈, 서울문화재단 이사장 박범신 등의 얼굴과 거리 풍경을 담아 ‘서울성’ 명명에 나섰다.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지방
안병수 지음, 국일미디어(02-2253-5291) 펴냄, 1만1천원
“먹는 기름은 가열하면 안 된다. 기름은 열을 받는 순간 우리를 배반하기 시작한다.” 열을 가하지 않고 기름에 음식을 튀길 수는 없는 법, ‘튀김 음식은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이 저자의 요점이다. 그 주요한 이유는 트랜스지방산 때문이다. 트랜스지방산은 대사가 되지 않아서, 썩지 않는 플라스틱처럼 여러 몸을 드나들어도 그대로 살아 있다. 토양으로 배출되면 식물체로 들어가 지방의 일원이 된다.
과거사 청산, ‘민주화’를 넘어 ‘사회화’로
김영수 지음, 메이데이(02-2277-5453) 펴냄, 1만원
과거사 정리 작업의 한계를 지적하고 새로운 과제로 ‘사회화’를 제시한다. 먼저 국가 중심 과거사 정리정책의 문제다. 현재는 ‘권력의 차별화된 정통성’ 확립 수단으로 전락해 미래에 다시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국가 폭력’이 됐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잣대로 이루어지는 ‘청산’도 문제다. 그는 열사를 사회적 희생자라는 개념으로 재규정하자고 제안한다.
절망사회에서 길 찾기
현장 편집부 엮음, 산지니(051-504-7070) 펴냄, 1만2천원
변화하는 진보를 현장에서 찾는다는 모토로 만든 무크지 의 첫 번째 책. 노동자, 농민, 여성, 비정부기구 활동가, 학생, 가정주부 등의 목소리를 최대한 그대로 담아낸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 등 5명은 모여서 지난 5년을 평가하고 다가올 5년의 진보운동을 전망한다. 지역사회 운동가들의 목소리도 담겼다. 김주완은 진보진영조차도 지역보다는 중앙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점을 비판한다.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우석훈·지승호 지음, 시대의창(02-335-6121) 펴냄, 1만3500원
의 저자 우석훈과 인터뷰어 지승호의 대담집. 우석훈의 가족여행에 동반해 이루어진 인터뷰를 포함해 총 5번의 ‘수다’를 담았다. 시장만능주의와 브레이크가 파열된 욕망의 기관차처럼 자본이 질주하는 사회를 진단하던 우석훈은 마지막 인터뷰에서 ‘속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한다. “속고 나면 단단해져서 속이기 어려운 국민이 되어야 할 텐데요. 그렇게 되면 이 상태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 같습니다.”
미친개
박기범 글, 김종숙 그림, 낮은산(02-335-7362) 펴냄, 9800원
시베리안 허스키를 조상으로 두었으나 잡종이라 버려지고 개고기집에서 키워지는 개가 주인공이다. 개는 같은 무리 사이에서도 ‘냄새 나는 놈’이라며 따돌림당한다. 큰비가 오는 날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가 먹이를 찾아 정처없이 떠돌게 된다. 야성을 회복해 다부지고 당당한 모습을 가지지만 마을 사람들한테서 ‘미친개’라는 오해를 산다. 본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이 세상과의 싸움이 된 시대의 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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