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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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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아줌마

등록 2007-12-21 00:00 수정 2020-05-03 04:25

▣ 그림·글 유승하

출산 뒤 처음 안아본 내 아이의 무게 3kg이 무거워 낑낑댔다.
잠깐 안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 그리고 몇 달을 입히고 씻기고
젖 먹이다 보면 손목에 파스와 압박붕대를 감고 살아야 했다.

그렇게 두 아이 낳고 키우는 지금은…
자는 아이 둘러업고 짐 들고 계단 오르내리기는 식은 죽 먹기,
한 손에 아이, 다른 한 손에 냄비 들고 식사 준비는 누워 떡 먹기다.
아줌마는 힘이 세다, 아줌마 되길 잘했다.
얼마 전 싸게 샀다고 신이 나서 들고 온 서랍장을 보고 남편은,
“이거 정말 당신 혼자 들고 온 거야?”라며 눈이 둥그레진다.

남자는 20대에 힘이 제일 세다가 점점 약해지고,
여자는 30~40대 주부가 가장 근력이 세단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서른 개 나라에서 우리나라 여성의 근로 시간이 가장 길단다.

이렇게 힘이 세진 이유는 아줌마를 홀로서기하게 만드는 주변 덕분이다.
사실 남편이 있었다면 내가 들고 오지 않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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