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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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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아, 내 카피를 받아라

등록 2002-12-27 00:00 수정 2020-05-03 04:23

독자들이 보내온 20자 새해 소망… 이런 소망들만 이뤄지면 살맛 나는 세상

20자 새해 소망 공모에 독자들의 성원이 너무 뜨거워서 담당 기자의 메일함이 꽉 차버렸습니다. 엄정하게 고른 카피들을 공개합니다. 모두 언어의 연금술사더군요. 지면 사정으로 모든 독자의 카피를 다 실어드리지 못한 점이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약속드린 대로 베스트 카피에 뽑힌 10분의 독자께 소정의 문화상품권을 드리겠습니다. 그 밖에 선정된 독자와 지면에 실리지 않은 독자 가운데 ‘아차상’을 뽑아 50분에게 홍세화의 을 보내드립니다. 많은 소망이 새해에 모두 이뤄진다면 좀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기자들의 새해 소망은 그것입니다.

베스트 카피 10선

바늘아 못 꿰매도 좋다. 낙타만 통과시켜다오.
저는 내년에 대학 4학년에 복학합니다 지금은 백수고요. 내년에는 취업문이 좀더 넓어지기를 바라며 열심히 살아보렵니다.
박승찬/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1동

내게 ‘포기’란 배추를 셈하는 단위일 뿐이다.
내년 한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더 열심히 공부하고 착실히 준비해 제 꿈을 한번 이뤄보렵니다.
신동은/ 광주시 남구 송하동

지하철에 피씨방을, 자판기를, 침대칸을! 지4통모
지4통모 : 지하철로 4시간 이상 통근하는 사람들의 모임.
장용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26개월 삽질한 당신, 떠나라 집으로…
제가 이제 군생활 25일 남은 사람이라…. 내년 1월 초 제대합니다.
배우현/경북 구미시 송정동

밤마다 돼지꿈 꾸기/ 그래서 돼지랑 친구되기/ 돼지 몰래 복권 사기
김미경/ 서울시 도봉구 도봉2동

여보! 당신의 뱃살을 대량살상해 주세요.
담당자님도 뱃살 있으면 좀 빼세요.
임현실/ 인천시 남구 학익2동

제가 모두 찌푸릴 테니 여러분은 이제 웃으십시오.
사진 속 주인공은 제 여자친구입니다. 손만 제 거고요. 홍세화씨 책은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도록 할게요. (홍세화씨 팬이거든요.)
김영덕/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1동

나의 큰 소원은 조국통일이요, 작은 소원은 첫 키스다.
박병선/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2003, 23살의 공허함을 채울 시간.
전주현/ 서울시립대 철학연구회

美國은 迷國일 뿐 따라하지 말자!
뒤의 ‘미’는 미혹하다, 어지럽히다는 뜻의 ‘迷’입니다. 여중생 사건 이후 아직까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과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는 미국의 오만함을 보며 우리나라 모습을 생각해봤습니다. 우리는 정말 미국의 못된 것만 따라하지는 않는지요.
이성훈/ 경남 산청군 산청읍

그리고 주옥 같은 카피들

새해에는 촛불로 장갑차를 굽자!
강일성/ 서울시 중구 필동2가

고마운 아빠, 엄마 회춘하세요.
오늘 하루 뽀뽀 100번 하세염….
이성일/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공사/ 다/ 망한 가운데, 부부 에로사항 잘 조절하길.
연말연시여서 공사다망(公私多忙)할 수 있고, 요즘 공기업 민영화다 뭐다 해서 ‘공사(公社) 다 망(亡)’할 수 있는데 알아서들 띄어 읽으세요. 어쨌든 바쁘고, 힘든 가운데 가족과 잘 지내시길. 부부들끼리 ‘애로(隘路)사항’은 줄이고 ‘에로(EROtic) 사항’은 늘리세요. 발음은 편한 대로…. 이걸 본 친구 “총각이 아는 것도 많다. 니가 그래서 장가를 못 가는 거야.”
강성길/ 충남 보령시 주교면 은포리

엄마의 신장이식수술이 이루어졌으면…
최은경/ 서울시 광진구 노유2동

양띠해 무조건 질(質)보다 양(量) 많은 부자되게 해주소서
홍순호/ 충북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내 안의 불덩어리, 당신 알고 있는지… 새해엔 기필코!
노처녀가 사랑스러운 이유는 욕망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김석란/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3동

32년간 움츠린 개구리. 올해는 한번 뛰어보자.
윤한균/ 인천시 부평구 부개3동

열심히 씹힌 당신 떠나라. 제발!
내년에는 올 한해 동안 씹힌 모든 것들 3김정치에 지역감정, 개떡 같은 SOFA, 지구촌 깡패 부시 등등 다시는 안 봤으면 합니다.
김준우/ 제주도 서귀포시 서홍동

내가 찍은 대통령에게서 통일의 냄새를 맡았다.
이동희/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온 겨레가 하나되는 비밀번호 : 21
김태현/전북 익산시 영등동

나 돌아갈래! 직장으로.
이제 대한민국의 일꾼으로 도약하자.
박찬종/ 전북 부안군 부안읍

한겨레의 힘으로 새해에 장가가게 해주이소.
심춘섭/ 경기도 오산시 누읍동

한겨레는 빵빵하게 살찌길 바라고, 난 한살 먹기 전에 ‘한 살’ 뺄 수 있기를!
스무자가 넘어버렸어요. 제 소망 또한 저를 닮아 넘쳐버려서. 이해해주시길~
최형미/ 서울시 구로구 개봉본동

잃어버린 만화가의 꿈을 이루고 싶어요.
제 글이 재미는 없지만 정말 2003년 있을 신인공모에 꼭 당선되고 싶은 것이 절실한 소망이라 올립니다.
이효정/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새해에… 복권 당첨되면 한겨레 기자들한테 쏜다!
백미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연씨, 올핸 꼭 당신과 함께 살 겁니다- 너구리마을 촌장 올림.
안세정/ 서울시 구로구 고척1동

그와 나를 반반씩 닮은 예쁜 아기를 낳고 싶어요.
결혼한 뒤 아직도 아이가 안 생겨 걱정이에요. 어른들과 저와 제 남편의 바람이랍니다. 내년엔 꼭 이루워졌으면 합니다.
김선진/ 경기도 평택시 이충동

인생은 재방송이 없지만 내 소원은 재방송된다.
조찬현/ 전남 여수시 화장동

어느 날 고개를 돌려보니 june을 만났다.
저 새해에 yong june이랑 결혼해요. 축하해주세요.
정지영/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한(限) 없이 멋진 세상, 한(恨) 없는 멋진 세상, 멋진 한해 만들어보자.
김장효숙/ 부산시 남구 용호2동

양은 결코 순하지 않다. 4번째 나의 해를 맞아.
송경수/ 서울시 구로구 구로5동

새해엔 은행에서 대출받는 이들에게 연이율 20%를 드리겠습니다.
대출금리는 하늘을 찌를 듯 치솟고 세금은 폭등하고 그나마 평생직장이란 데는 찾을 곳이 없으니 대출받는 이들이 활짝 웃는 새해는 어떨까요
조윤주/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울 애기 얼른 커서 날 경호해줬으면(미모 때문에 힘들어).
울 애기 아직 돌도 안 됐음.
이은정/ 충남 부여군 부여읍

철없는 이십대는 가고 파란만장한 삼십대여 오라.
저 내년에 서른입니다.
최형석/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4동

양, 돼지, 토끼가 사는 우리 가정. 새해에도 평화 쭈욱
남편, 저, 4살된 아들이 제 식구입니다. 제가 자칭 동물농장이라고 하죠. 띠가 그래서인지 싸울 일도 별로 없고 나름대로 행복하답니다. 제 신랑은 내년에 가족 구성원을 하나 더 늘리자고 하네요. 내년에 또 양띠라나요.
손연경/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올해는 눈물 흘리지 않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라법이 주한미군과 서로 사맛지 아니하여 시티즌들이 사악한 미군에게 짓밟히니 이를 어여삐 느껴 SOFA를 개정했으면 하노라.
김경애/ 경북 구미시 원평동

엎드려 살아도 밟히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윤현숙/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1동

새해/ 새날엔/ 새우잠 깨고/ 새일터 나갈 일 없길.
정선태/ 부산시 동래구 사직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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