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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인지, 누구 아들인지, 누구 사위인지

톈진시 폭발사고 물류회사 리량(李亮)회장
등록 2015-08-25 20:02 수정 2020-05-03 04:28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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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대형 참사가 줄을 잇고 있다. 8월12일 밤 11시30분께, 중국 톈진시 빈하이 신구 항구에 위치한 물류회사 적재창고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8월20일까지 공식 집계된 사망자와 실종자 수는 각각 114명과 69명으로 절대다수가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과 경찰들이다. 생명이 위험한 입원 환자도 많아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추세다. 폭발 당시 유출된 대량의 맹독성 화학물질로 톈진시 주변은 현재 환경오염 재난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폭발사고가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식 부정부패 참사의 종합판이기 때문이다. 폭발사고가 난 화학물질 적재 창고는 톈진 루이하이 국제물류 유한공사(이하 루이하이) 소속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조사에 따르면, 이 회사의 위험물 적재 창고에는 폭발 당시 허가량의 약 30배가 넘는 맹독성 화학물질이 보관돼 있었으며 대부분은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발생 뒤 시진핑 국가주석은 연이은 재난사고에 대해 “피의 교훈을 깊이 새겨야 한다”며 사고 책임자 전원에 대해 엄중한 문책을 예고했다.

루이하이 물류회사는 2011년 설립된 민영기업이다. 회사의 법인대표인 즈펑 총경리는 회사 주식을 단 한 주도 소유하지 않고 있고, 회사 주식의 45%를 가진 또 다른 대주주인 슈징은 중국 언론 보도에 의하면 다른 사람을 대신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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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이 ‘바지들’로 밝혀지면서 관심의 초점은 회사의 주식을 55% 보유한 리량 동사장(회장)에게로 집중되고 있다. 아직까지 공식 언론 매체에서는 리량에 대해 그 어떤 구체적인 보도도 나오지 않고 있다. 밝혀진 사실이라곤, 1981년생으로 아버지가 톈진시의 원로간부 출신이라는 점 정도다. 또 다른 보도에서는 아버지가 그저 평범한 보건소 의사 출신이며, 루이하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던 인물은 톈진시 전 공안국장의 아들이라고 한다.

공식 언론 매체와 달리 ‘카더라’ 통신들은 아주 구체적이다. 회사 이름 루이하이가 바로 그의 아버지 이름 리루하이에서 따온 것인데, 리루이하이는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리루이환의 동생이며, 리량의 아내인 장원신(본명 장샤오옌)의 아버지는 현 중국정치국 상무위원인 장가오리라는 것이다. 참고로 루이하이 물류회사는 장가오리가 톈진시 당서기로 재직한 기간(2007~2012)에 설립되었다.

‘카더라’가 난무하자 중국 언론에서는 그의 어머니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면서 소문 진화에 전력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인터뷰에서 “아들은 그저 평범한 월급쟁이로 월급이 7천위안(약 120만원)을 넘지 않는다. 회사 주식도 이름만 빌려준 것”이라며 “우리는 그저 침묵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아는 게 없기 때문”이라는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

리량이 누구이며, 누구의 아들이고, 누구의 사위인지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아무것도 없다. 현재 리량을 포함해 루이하이 물류회사의 핵심 인물들 모두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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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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