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패’였다. 국회의원 3곳을 포함해, 군수 2곳, 광역의원 4곳, 기초의원 3곳 등 전국 12곳에서 치러진 4·24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은 당선인을 한 명도 내지 못했다. 6곳에 출마했으나 모두 패했다. ‘의미 있는 선전’이라고 스스로 위로할 만한 득표도 거두지 못했다.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에게 각각 43%포인트, 60%포인트 차이로 졌다. 여당 성향 무소속 후보의 난립으로 ‘어부지리’를 기대하며 당력을 집중했던 경기 가평군수 보궐선거에서는 한 자릿수 득표율(9.3%)로, 5명 가운데 4위에 그쳤다. 국회의원 127명, 광역단체장 8명, 기초단체장 96명을 보유한 제1야당의 존재감이 가뭇없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밤 10시가 조금 넘어 ‘서면 브리핑’을 했다. “민주당이 제자리에 머무르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민심의 준엄한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4·24 재·보궐 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시각,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중앙당사 브리핑룸은 불이 꺼진 채 텅 비어 있다. 민주당은 선거상황실조차 운영하지 못했다. 한겨레 이정우 기자
2006년 10·26 재보선 직후가 떠오른다. 열린우리당은 ‘0 대 9’의 패배를 당했다. 2005년 이후 네 차례의 재보선 성적을 합치면 ‘0 대 40’이었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제 우리 당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후 탈당, 창당, 합당이 거듭되다가 열린우리당은 사라졌다. 현재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앞으로 ‘0패’가 되풀이되지 말란 법도 없어 보인다.
민주당의 ‘0패’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싼 계파 갈등으로 곤두박질쳐온 게 벌써 4개월째다. 대선평가 보고서를 둘러싼 친노·주류와 비노·비주류의 싸움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목불인견’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보편적 복지 등 핵심 강령을 바꾸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우클릭 좌클릭’ 논란은 선거 때마다 정체성이 왔다갔다 했던 행태의 반복이었다. 대선자금 부당 집행 논란까지 벌어졌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은 지도자도 없고, 정책 일체감도 없고, 이념적 정체성도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완전히 초토화됐다. 자체적으로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별다른 경쟁 없이 야권의 기득권에 안주했던 민주당이 안철수 의원의 등장으로 생사의 기로에 섰다는 얘기다.
5·4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뽑히면 달라질 수 있을까? 당 대표 후보인 강기정·이용섭 후보가 4월28일 전국 대의원 배심원 공개토론회와 투표로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당권 경쟁은 비주류 김한길 의원과 범주류 단일후보의 대결 구도로 짜였다. 세 사람 모두 혁신해야 산다고 부르짖고 있지만, 구체적인 혁신 실천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분골쇄신과 혁신의 대장정을 국민 여러분 앞에 다시 다짐드린다.”(박용진 대변인, 4월24일 재보선 결과 브리핑) “더 낮고 겸허한 자세로 뼈를 깎는 혁신에 임하겠다. 5·4 전당대회부터 바닥을 딛고 일어서겠다.”(박기춘 원내대표, 4월25일 고위정책회의)
“하도 뼈를 깎는 반성을 많이 해서 뼈 없는 정당이 될까 걱정”(김경협 의원, 2월1~2일 민주당 대선평가 워크숍)이라는 냉소적인 말까지 나온 지 오래건만, 여전히 분골쇄신을 외치고 있다. 뼈를 깎는 일은 시작도 안 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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