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민주신당 최재천 vs 한나라당 진수희
▣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갈리아는 그 전체가 셋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에는 벨가이, 두 번째는 아퀴타니, 세 번째에는 그들 말로는 켈타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줄리우스 카이사르는 저서 를 이렇게 시작했다. 서울 성동갑 지역구를 찾은 기자는 이렇게 고쳤다. “성동은 그 전체가 셋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에는 재개발된 아파트 주민, 두 번째는 재개발 예정지 주민, 세 번째에는 그들 말로는 포기한 지역 사람들이 살고 있다.”
성동구를 ‘강북의 강남’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있다. 2000년부터 재개발 바람이 불어 고급 아파트들이 줄지어 들어서기 시작한 탓이다. 그래도 성동은 여전히 왕복 2차선이 아슬아슬한 산동네다. 빈부와 희망의 격차가 그대로 느껴진다.
여기에서 지난 대선에서 겨뤘던 두 대변인이 다시 맞붙었다. 정동영 통합신당 전 후보의 대변인이었던 최재천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에게 이명박 당선자의 경선 당시 대변인인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이 도전장을 낸 것이다. 두 사람은 각각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집권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비타협적인 태도도 같다. 다른 점은 최 의원이 논리적이라면, 진 의원은 감각적이다. 진수희 의원은 최 의원을 “변호사 출신답게 굉장히 예리하고 논리적인 분”이라고 표현했다. 최재천 의원은 진 의원을 “당 전문위원 출신의 전문성에 날카로운 정치감각을 가진 분”이라고 평가했다. 두 의원 모두 양쪽 진영의 차세대로 꼽힌다는 점에서 이들의 승패는 주목된다. 진 의원은 지역개발을 중심으로 한 ‘개발’을, 최 의원 쪽에서는 학교 확충과 교육 균등 등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카이사르는 갈리아(프랑스·벨기에 일대)를 정복하는 것을 ‘문명화’라고 불렀다. 이의 한국판은 재개발이다. 재개발이 한창인 성동은 ‘개발’과 ‘균형’ 중 어디를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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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C12D84" size="3"> 여걸의 대결 </font>경기 고양 일산을 김영선 vs 김현미
▣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지하철 3호선의 끝 대화역. 대통합민주신당의 김현미 의원과 한나라당의 김영선 의원, 40대 두 여성 의원의 사무소가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비례대표인 김현미 의원은 지난 2005년 4월 경기도당위원장 선거에 나가, “내가 도당위원장이 되면 일산에 나가 반드시 김영선 의원의 지역구를 뺏어오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일산과 정치적 인연을 맺은 그는 당선된 뒤 지역 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그는 “지역 내 169개의 노인정을 다 다녔다”고 말했다. 지역구 숙원사업이던 가좌마을의 고양종합운동장 도로 연결사업엔 한나라당 소속인 김문수 경기지사와 담판을 벌여 예산을 따냈다.
두 번의 비례대표를 지낸 뒤 김영선 의원은 2004년 탄핵 역풍이란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 지역에서 당선된 저력을 갖고 있다. 고양시 일산 서구는 주엽동 등 부촌이 많아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환경이기도 하다. 이명박 당선자가 지난 대선에서 고양시 네 개 선거구 중 55.7%의 최고 득표율을 얻은 곳이다. 그는 의정보고서에서 “‘항공대’ 지역협력연구센터 선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히는 등 일산 발전의 선두에 늘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대선 뒤 두 의원 다 고민이 깊다. 김현미 의원은 지역구 분위기를 물으면 한숨부터 내쉰다. “당에 대한 여론이 너무 안 좋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이곳에 많은 걸 쏟았다”며 애정을 보이고 있지만, 고향인 전북 정읍으로 내려가는 정치적 선택을 놓고 고민 중이다.
압도적인 정당 지지율에다 3선 의원이란 중량감까지 보탠 김영선 의원이지만 공천이 걱정거리다. 그는 “당내에서도 이 지역에 출마할 사람이 다 드러난 게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이제 당내 비주류가 된 박근혜계로 분류된다. 그가 공천을 받고, 김현미 의원도 이곳에 출마한다면 유일하게 여성 현역 의원끼리 본선에서 대결하는 장이 펼쳐질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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