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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3대] 주호영 · 유시민 · 박지원 · 한화갑

등록 2008-02-15 00:00 수정 2020-05-03 04:25
巨物 vs 去物

대구 수성을 한나라당 주호영과 통합신당 유시민

▣ 최성진 기자csj@hani.co.kr

대구는 한나라당의 본산으로 꼽히는 지역이고 수성구는 대구에서도 보수색이 가장 짙게 나타나는 곳이다. 서울로 치면 강남이나 마찬가지다. 쉽게 말해서 전국 200여 개의 지역구 가운데 비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기 가장 어려운 곳이다.

이곳 대구의 수성을에서 ‘거물’끼리 맞붙게 됐다. 현재 주인인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떠오르는 실세다. 여기에 도전하는 무소속 유시민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물러가는 실세다. 유 의원 표현을 빌리자면, 둘 다 거물이기도 하다. 주 의원은 ‘클 거’자 거물(巨物)이고, 무소속 유시민 의원은 ‘갈 거’자를 쓰는 거물(去物)이다.

자신을 두 번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경기 일산 대신 한나라당의 안방, 그중에서도 가장 아랫목을 치고 들어온 유 의원은 전형적인 ‘신인 스타일’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들과 부지런히 접촉하는 식이다.

1월30일 대구에서 만난 유 의원은 “일단 분위기는 좋다”고 말했다. 대구가 비한나라당 후보에게 배타적일 것 같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호감을 나타내는 유권자가 많다는 게 유 의원의 주장이다.

유 의원은 “지난 20년간 한나라당의 독주 속에서 대구 경제는 계속 어려워지기만 했다”며 “대구가 낯선 것에도 너그러운 도시, 개방을 수용하는 도시가 돼야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승산을 묻는 질문에 그는 “자신 있다는 말은 못하겠고, 승리의 가능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 쪽은 유 의원의 도전이 부담스럽다는 표정이다. ‘유시민’이라는 대중적 정치인의 등장으로 언론의 관심이 수성을로 쏠리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주 의원의 측근은 “유 의원이 노리는 것이 당선 가능성과 별개로 언론의 주목을 받겠다는 것 아니겠냐”며 “수성을의 판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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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의 귀환

전남 목포 ‘DJ맨’ 박지원과 한화갑

▣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목포는 항구다. 항구는 ‘떠남과 돌아옴’이다. 떠났던 이들의 ‘귀환’이 잦은 것은 목포가 항구이기 때문일까. 영원한 DJ의 남자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리틀 DJ’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4월의 목포를 차지하기 위해 두 사람이 돌아왔다. 두 사람 모두 “양보할 생각 없다”고 했다. 한화갑 전 대표는 “대결해야 한다면 할 수 없다.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박지원 전 실장도 “다른 곳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연고를 물었다. 박지원 전 실장은 “고향은 진도지만, 고등학교를 목포(문태고)에서 나왔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목포가 (15대에는 고향인) 신안과 한 지역구였다”고 답했다. 박 전 실장은 대통합민주신당에 영입 형식으로 입당한 뒤 출마할 예정이다. 한 전 대표는 당은 정하지 않았다. 자신이 이른바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목포를 양보하지 못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때문이다. DJ가 정치적 토대를 닦은 목포는 호남권의 정치적 ‘성지’다. 이 때문에 전남도청도 목포로 옮겨갔다. 도청에는 아예 ‘김대중 강당’이 있다. 이런 목포를 잡아야 DJ의 후계자를 자처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사면복권된 박지원 전 실장은 아직 목포행이 자유롭지 않다.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아 선거운동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한화갑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마음 편히 목포를 오간다. 고향(신안)을 가기 위해서도 항구인 목포는 들러야 한다. 박 전 실장은 그런 점에서 DJ의 ‘음덕’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의 정치 복귀가 DJ의 뜻이란 말들도 흘러나온다.

두 ‘올드보이’들의 귀환으로 목포 현역 의원인 이상열 통합신당 의원은 곤혹스럽다. 곤혹스러운 것이 이 의원뿐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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