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청사. 한겨레 김혜윤 기자
감사원이 2023년 한 해 업무용 택시비로 5억67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택시비 지출이 예산(4억5천만원)을 넘어서자 국내 여비 같은 다른 예산에서 끌어다 썼다. 한 번에 2만원씩 들었다고 가정하면, 연간 2만8천 차례 넘게 이용했다는 얘기다. 감사원 정원은 1천 명이 살짝 넘는다. 1인당 28차례씩 이용한 셈이다.
감사원은 감사 업무가 늘고 야근도 잦아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택시요금 인상도 이유로 내밀었다. 택시비 지출은 5년 전인 2018년(5600만원)에 견줘 10배나 늘었다. 해명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 감사 업무 증가도 택시요금 인상도 살인적이었다는 얘기다. 난리가 나도 이미 오래전에 났을 일이다.
실제 지출 내역을 들여다보면 난리가 나지 않은 이유를 추론할 수 있다. 택시를 부른 장소가 유흥업소나 골프 연습장, 필라테스 센터 인근 등인 경우가 적잖았다. 표기는 대부분 ‘국회 인근’으로 돼 있으나, 실제로는 국회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들이었다. 아침 7시 이전 출근에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규정과 다르게 7시 이후 자택으로 택시를 부른 사례도 있었다.
‘5억6700만원’이라는 수치는 애초 2024년 8월 국회에 보고된 ‘2023회계연도 감사원 소관 결산 검토보고' 자료 안에 들어 있었다. 야당 의원들의 사용 내역 제출 요구를 거부하던 감사원은 ‘예산 전액 삭감’ 카드를 들이대자 뒤늦게 일부 내역을 공개했다. 제이티비시(JTBC)는 이를 토대로 발품을 팔아가며 부정 사용 흔적을 일일이 확인해 11월6일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감사원이 공개를 거부했던 명분은 감사와 관련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는 거였다. 검찰이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 공개를 거부하며 ‘수사 기밀성’을 내세우는 것과 판박이다. 다른 기관을 감사해 같은 행태를 확인했다면 감사원은 저승사자를 자처했을 터이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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