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동우(39).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개그맨 이동우(39)씨는 지난 5년간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2005년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을 받았다. 실명하게 될 것이란 말에 그는 방송 활동을 접었다. 조울증에 걸릴 정도로 방황하던 그는 2010년 검정 선글라스에 흰 지팡이 차림으로 방송에 복귀했다. 4월19일부터 평화방송 라디오 ‘이동우·김수영의 오늘이 축복입니다’를 진행한다. 4월24일에는 ‘틴틴파이브’로 공연 무대에도 선다. 그는 “비로소 같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틴틴파이브’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감 하나로 버텼다. 그런데 지금은 불안하고 두렵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나 혼자 불편한 것은 괜찮지만 내 장애로 인해 제작진이 고생하진 않을까, 청취자가 불편해하진 않을까 걱정된다. 점점 시력을 더 잃게 될 텐데, 이런 날 어디까지 배려해줄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그래서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방송에 임할 생각이다.
=현재 눈앞의 물체를 분간하기 힘든 정도의 시력이다. 제작진이 크고 굵은 글씨로 대본을 특별 제작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병이 진행형이므로 곧 알아볼 수 있는 글씨 크기가 A4용지 안에 들어가기 힘들 정도가 될 것이다. 그때는 대본을 다른 사람이 읽어 녹음한 뒤 듣고 외우는 방식을 쓰려고 한다.
-은 최근 책 한켠에 바코드를 삽입해 이를 스캐닝하면 음성 변환을 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런 서비스가 있다면 정말 유용하겠다. 도서관에 있는 책도 전부 그렇게 읽을 수 있나? 모든 책에 그런 시스템을 도입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시각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을 받은 뒤 딸이 태어났다. 이제 5살이다. 아이에게 동화책 한 권 읽어주지 못했다. 누워 있는 아이를 보지 못해 밟은 적도 있다. 조울증에 걸리는 등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아이를 일부러 피하기까지 했다. 지금은 아이 때문에라도 힘을 낸다. 언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상상을 한다.
=‘볼라드’라고 인도에 불쑥 올라온 주차방지턱이 있다. 전에는 몰랐는데 시력을 잃으니 가장 큰 장애물이다. 많은 시각장애인이 여기에 걸려 넘어져 크게 다친다. 나 역시도 그랬다. 요즘엔 횡단보도 앞 인도를 낮춘 곳이 많은데 이 경우 어디까지가 인도인지 파악할 길이 없어 오히려 위험하다. 터치스크린 등 ‘빨리’ 반응해야 하는 디지털 환경 또한 더디고 느린 ‘아날로그적’ 시각장애인에게 고통이다. 갈수록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하는 일이 늘어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활동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같이 살아가겠다”는 생각이다. 나는 그래도 특혜 받은 사람이다. 나를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사람들 덕분에 눈이 안 보여도 활동할 수 있다. 특혜 받은 내가 힘을 내서 시각장애인과 같이 살아나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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