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자발적인 신청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신청자’라고 하더라도 연락을 하면 “인터뷰하기 곤란하다”고 하기 일쑤다. “다음 기회에”라는 말을 듣는 경우도 있지만 “마음이 바뀌었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장 많은 이유는 “바쁘다”다.
지금 이 땅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누굴까. 청와대에 계신 분을 제외하고 말이다. 이혜민(19)양이 “할 말이 있다”고 10문10답을 자청했다. 그는 고3이다. 할 말이 너무 많아 10문의 틀이 좁았다. 두 번의 통화와 네 통의 전자우편을 남겼다.
이혜민(19)양
=(속삭이는 목소리로) 꺅! 감사하다! 10분 뒤에 야자 끝난다. (야자요? 잦아드는 목소리로 “조금 있다 하겠다”고 했다.) 괜찮다. 지금 하자. (“조금 있다 다시 하겠다.”) 괜찮다니까.
=왜 고3이 바쁘고 힘들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나에겐 즐겁고 소중한 일상이다. 왜 그런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지 모르겠다.
=고3에 대한 환상이 있다. 그래서 한마디 하고 싶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분위기를 몰아가서 자꾸 짐 지우지 말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실은 애초 대학 진학에 뜻이 없었다. 물론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대학에 가려 한다. 아이들 미술 교육을 담당하는 에듀케이터를 하고 싶다. 큐레이터가 분화된 직업이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직접 찾아갔고, 거기에서 그 직업을 위해서는 대학을 나오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들었다. 전공은 국문학을 하려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잘 몰랐고, 필요를 못 느꼈으니까. 대학 준비를 하지 않을 때는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야자 시간에 을 읽는 나를 친구들이 낯설어했다. 대학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뭔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을 보는 듯했다. 하고 싶은 일을 늦게나마 찾았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
=고3한테 “힘들지?”라고 묻는 건 뻔한 질문이다. 그 말 좀 안 했으면 한다. 고3도 세상에 대해 제대로 생각할 줄 아는 독립된 인격체임을 말하고 싶다. 공부보다 다른 사람들이 주는 압박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더 많다.
=어머니가 정기구독을 했다.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라는 정도밖에. 주의 깊게 읽은 것은 고2 때부터다. 처음 본 기사가 판결과 관련된 특집인 것으로 기억한다.
=평범한 뉴스, 한 줄의 기사도 에서 그 내막을 자세하게 파고드는 것이 인상 깊었다. 요즘은 재미있어서 좋다.
=천안함 특집은 너무 한 방향에서만 발언을 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보수 언론이 말하는 것과 다른 방향이 있어서 좋긴 했는데 너무 공격적이다. 조금 더 객관적으로 봐줬으면 한다. 어투 등에서도 치우친 느낌이 있었다.
=처음 느꼈던 매력을 그대로 유지해줬으면 한다. 아무도 조명하지 않았거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실을 다른 관점에서 보여주는 신선함이 매력이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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