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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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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823호를 읽고

등록 2010-08-25 14:59 수정 2020-05-03 04:26
티격 태격

티격 태격

[티격 태격]

“김대중 전 대통령 회고하는 문투, 지나친 감상”
“어른다운 어른 없는 시절, ‘영원한 현역’ 추억해”

변인숙: 8월도 벌써 중순이 지났네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주기군요. 지숙씨 메신저 아이디 ‘▶◀Simple Life & High Thinking’ 시기와도 맞물리네요.

박지숙: 네. 원래는 리영희 선생님 좌우명이에요. 그 말씀에 감명받아서요. 항상 표지이야기부터 얘기했는데, 이번엔 제일 좋았던 기사, 나빴던 기사를 얘기해볼까요? 전 특집1 ‘김대중 정신을 잊은 민주당’이 좋았어요. 1주기라는 의미에 비해 약한 부분도 있지만, 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영원한 현역’이라는 표현이 와닿았어요. 전직 대통령이 두 분이나 돌아가시고 보니 진짜 이 나라에 어른다운 어른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변인숙: 감정에 치우친 문장이 많은데, 좀 건조하게 가주면 좋지 않았을까요. 회고체 문투는 새로운 기획이라기보다는 시중에 출간된 평전의 내용을 다시 전달받는 느낌이었어요. 정치가를 존경하는 것과 기사를 읽는 것을 별개의 입장에서 접근하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요.

박지숙: 좋았던 기사는 뭔가요?

변인숙: 표지이야기와 레드 기획 ‘뻔뻔한 것이 멋지다’까지 주르륵 맥락이 잡히는 게 좋았어요. 표지이야기 ‘누명 쓴 시민이 늘고 있다’를 보면서 사람들이 감시를 피해 은연중에 자기검열을 하고, 그게 다른 쪽에서는 개인적으로 침잠해 뭔가 그들만이 탐닉하는 놀이 방식으로 발전하는구나 하고 느꼈어요.

박지숙: 표지이야기는 이미 했던 얘기를 다룬 듯해요. 주요 인사들의 무죄 행진이나 검찰의 기소편의주의는 전에도 심도 있게 다룬 부분이라 아쉬웠어요.

변인숙: 그래도 잡지를 가끔씩 사보는 독자에겐 유용하지 않을까요?

박지숙: 문제가 되는 사안을 지속적으로 다루는 것은 아주 중요해요. 하지만 중요한 만큼 독자 역시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이 접하지 않을까요. 이번호에서 제일 아쉬운 기사가 특집2 ‘부장님, 멱살 한번 잡히십시다!’였어요. 직장인의 애환을 그리는 시도는 좋은데, 알 만한 내용을 정리했어요.

변인숙: 결국 ‘참고 산다’ 이런 거니까요. 초점 ‘588의 낮은 588의 밤보다 위험하다’도 아쉬웠는데요. 성매매 여성을 지켜줄 이는 아무도 없다는 자조적인 현실로 글을 맺었죠.

박지숙: 이런 사안일수록 냉정하게 다뤄야 한다고 봐요. 성매매 문제는 욕망과 감정이 얽힌 건데, 빈곤과 약자의 문제로만 다루면 감상에 젖을 것 같아요.

변인숙: 정책적인 부분과 개인의 삶 부분을 나눠서 접근했으면 해요. 항상 독자편집위원회에서 지적이 나오는 ‘사이언스온’은 이번에는 쉽게 읽히고 대화도 이리저리 통통 튀어 따라가는 맛이 있었어요. 레드 기획 ‘뻔뻔한 것이 멋지다’는 어땠어요?

박지숙: 현상을 너무 확대해석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변인숙: 전 오히려 해석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가벼운 소재를 ‘연대와 자아찾기’ 등 계속 무겁게만 해석하려는 듯해 교훈적이란 생각이 들던데요. 웃음의 전략을 다각도로 분석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은 약간 ‘뒷심’이 떨어질 때가 있어요. 표지이야기를 비롯한 앞부분 외에 뒤에도 힘을 실어주면 좋겠어요.

박지숙: 네, 강약 조절이 필요한 듯해요. 이정도로 할까요? 독편위 모임 때 봐요, 안녕.



■ 독자편집위원 20자평
정다운 찔리는 게 많은 정부, 핵폭탄보다 무서운 촛불
이연경 (정부를)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전우진 법치주의, 온 국민의 범죄자화인가요?
변인숙 누명 수갑! 자기검열에 막힌 인간 대량 양산
〈한겨레21〉 823호

〈한겨레21〉 823호

누명 쓴 시민이 늘고 있다

→ 검찰의 강압적인 영악함이랄까. 나도 글을 쓸 때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평범한 학생이지만 언제 어디서 걸릴지 모르니까. 취업도 안 되는 때 이런 것도 스펙 관리인가? tomyfortune

→ MB 정부 들어 누명 쓴 시민이 늘어나는 이유는 자유에 대한 억압이 커졌다는 점을 입증한다. 잘못된 정부 정책에 항의할 자유, 나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법치주의란 이름으로 무참히 검거되고 기소되고 있는 것이다. 권력을 유지하고 여론을 탄압하는 왜곡된 법치주의가 그들이 외치는 사회정의라면, 그것을 당당히 거부할 것이다. 오늘날 진정한 법치주의는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esc5470

→ 경찰이 이제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으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oneness300

→ 누명을 씌웠다가 나중에는 무죄. 누명을 쓰고 훼손된 명예와 이미지는 나중에 무죄 판명을 받아도 원래대로 회복하기 어려운데…. 검찰은 이를 알면서도 계속 같은 태도를 반복하고 있다. qhrud918

감찰을 철저하게, 검찰을 투명하게

→ 바로 서는 법과 질서? 날만 서는 법과 질서! 조심해라. 마구 휘두르다 언젠가 제 목 친다! sehhearcoatz

17년 만에 살아난 상지대 괴담, 김문기 재단

→ 교육이란 탈을 쓰고 그동안 얼마나 더러운 일을 많이 했는가. 교육계 비리는 도가 넘었다. 사학 비리로 처벌받은 자가 또다시 학교 책임자로 돌아온다면 학생들에게 뭘 가르치려 하겠나. 대학교에 ‘비리과’라도 신설해야 하나. hwan8786

뻔뻔한 것이 멋지다

→ 좋은 취지는 알겠으나 너무 이상한(?) 문구만 아니면 좋겠어요. 톡톡 튀는 문구가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불편한 말들이 새겨진 티셔츠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니는 젊은이들을 보면 민망하거든요. rokk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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