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 굶주림에 허덕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사정이 올해엔 조금 나아졌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11월12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현지 방문 조사를 벌인 결과, 북의 식량 생산량이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FAO·WFP “곡물 50만7천t가량 수입해야”
보고서를 보면, 두 기구 모니터 요원들은 9월24일~10월8일 열흘 동안 평양·남포 등 2개 지역을 제외한 평안·함경·황해 남북도와 자강·량강·강원도 등 9개 도 27개 군을 방문해 식량 작황을 살폈다. 조사 결과, 북쪽의 올해 식량 생산량은 지난해에 견줘 10% 가량 늘어난 약 58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두 기구는 보고서에서 “지난 봄 극심한 가뭄으로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콩 생산량은 지난해에 견줘 30%가량 급감했지만,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일일이 물주기 운동까지 벌인 덕분에 옥수수 생산량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7~8월 일부 지역이 홍수 피해를 입긴 했지만, 일조량이 예년 보다 풍부했고 기온도 높아 작물 생육에 보탬이 됐단다. 여기에 “집단농장을 중심으로 종자와 비료, 농기계용 디젤유와 농약 등 농자재 공급이 적절한 시점에 이뤄져 식량 생산량이 2년 연속 늘어날 수 있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그렇다고 북쪽에서 굶주림이 아예 사라질만한 상황까지 이른 것은 아닌 모양이다. 보고서는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식량 수요를 충족하려면 약 50만7천t 규모의 곡물을 추가로 수입해야할 판”이라며 “북한 당국의 곡물 수입 목표량이 30만t에 그친다는 점에 비춰, 수입 목표량을 다 채운다 해도 20만7천t가량의 곡물이 여전히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임산부와 수유기 여성, 어린이와 노인·장애인 등 약 280만 명의 이른바 ‘취약계층’이 문제다. 클라우디아 폰 로헬 WFP북한 사무소장은 유엔이 운영하는
키산 군잘 FAO 현지조사단장은 보고서 발표와 함께 내놓은 성명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콩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비롯해, 주민들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작물별로 이모작을 늘려야 한다.” 그는 이어 “가구별 텃밭 가꾸기를 통해 채소 섭취량을 늘려 영양 상태를 호전시킬 필요가 있으며, 농산물 유통 체계를 바꿔 농민들이 직접 장마당에서 쌀·옥수수·밀 등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민 생산 식량 장마당 판매 허용할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필두로 한 북쪽 지도부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을터다. 앞서 은 9월29일 베이징발 기사에서 북한 사정에 밝은 여러 외교 관계자들의 말을 따 “북한 당국이 농민들이 생산한 식량의 30~50%를 직접장마당에 내다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개혁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아직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사실이라면, 역시 다행한 일이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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