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 800호
800호 표지이야기 ‘당신의 정치인을 찾아드립니다’에 많은 독자와 시민들이 관심을 보였다. 특히 청와대와 국회 등 정치권에서 화제가 됐다.
기사는 영국의 정치 성향 조사기관인 폴리티컬컴퍼스의 설문을 이용해 정치인과 시민사회·학계·문화계 주요 인사 52명의 정치 성향 좌표를 보여준 뒤, 원하는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h21bbs.hani.co.kr/politicalcompass)에서 직접 자신의 정치 성향을 확인하고 여론주도층 인사들과의 원근을 비교해보게 했다. 이런 독자 참여형 기획이 신선하고 유익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자신의 정치 성향 파악하고 남들과 비교도“저는 시장자유 -7.87에 개인적 자유 -7.34가 나왔습니다. 이정희 의원님(민주노동당)과 비슷한 위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에서 오해되는 좌파와 우파의 의미로는 이 조사도 정확하다고는 볼 수 없겠고, 얼른 한국식 리서치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다만 몇몇 설문이 의견을 ‘조장’할 수도 있다고 우려됩니다.”(아이디 tomyfortune)
“정치인들이 외치는 좌파·빨갱이 논란이 얼마나 허황된지를 알게 해주는 기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부분까지 고민하는 의 세심함에 감사드립니다. 전 이렇게 나왔군요. 시장 자유 -7.87, 개인적 자유 -6.61.”(아이디 florescent)
“흥미롭게 잘 봤습니다. 저는 김상조(경제개혁연대 소장)씨와 거의 일치하는 좌표에 점이 찍히더군요. 의외였어요. 좀더 왼쪽 하단으로 나올 거라고 예상했거든요. 정치인들이 확실하게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모인 정당이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영국 런던에서 독자 전수황)
이번 조사 결과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주로 △설문에 응한 정치인들 대부분이 자유주의 좌파 영역에 몰려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권위주의 우파 영역에 있는 등 세계 주요 정치인들의 좌표가 이상하다 △한국 현실에 맞지 않는 설문 문항이 많다 등이다.
이번 조사는 폴리티컬컴퍼스의 동의를 구해 설문을 그대로 옮겨 썼다. 그러다 보니 아직 우리 사회에서 본격적인 논쟁이 벌어지지 않은 사안이나 주요 관심사가 아닌 문항도 포함됐다. 또 남북관계처럼 우리 사회에서 정치 성향을 구분짓는 데 중요한 설문이 빠졌다. 그럼에도 이 이번 설문에 관심을 갖고 비중 있게 보도한 이유는, 복잡한 현실을 담기에 부족함이 있는 기존의 단선적인 정치 성향 조사(좌-우 모델)를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몇몇 설문 문항을 한국 현실에 맞는 것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그럴 경우 애초 설계된 폴리티컬컴퍼스 좌푯값을 어떻게 적용할지 혼란이 있을 수 있어 일단 그 모델을 ‘원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한국 정치인과 세계 주요 인사들의 좌표상 격차는, 우파 성향 인사들조차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관여를 당연시해온 우리나라의 역사적 경험과 사회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조사 방식의 차이도 있다. 은 이번에 주요 인사들이 설문에 직접 답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반면 폴리티컬컴퍼스는 자신들의 잣대로 세계 주요 인사들의 좌표를 설정했다. 선거 정책자료집, 발언, 의회에서의 투표 행위를 분석해 말보다는 ‘정치적 행위’에 주목했다고 설명한다. 이번 설문에 응한 한 정치인은 “어떤 응답을 하면 좌표상에 어떻게 나타날지 대략 가늠할 수 있어 답변하기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일부 정치인들의 설문 결과는 실제 정치 성향과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치인들 설문과 실제 성향은 차이 있을 수도800호 표지이야기에 대한 비판은 그대로 의 숙제가 되었다. 이번 보도에 관심을 보인 학계, 조사전문기관 등과 함께 우리 현실에 맞는 정치 성향 좌표를 개발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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