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캠프의 계절이다. 사회운동단체에서도 여름이면 다양한 캠프를 연다. 환경단체에서 여는 생태캠프가 있고 인권캠프, 통일캠프, 여성캠프도 있다. 하지만 여태까지 하나가 빠져 있었다. ‘평화캠프’가 바로 그것이다. 그 빈자리를 올해에는 평화인권연대와 평화인권모임 ‘체온’이 함께 기획한 ‘평화캠프2000’이 메운다.
8월1일부터 5일까지 강화도 조산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이 캠프는 무언가를 배우는 학교형 캠프가 아니라 함께 생활하는 마을공동체형 캠프다. 그래서 손상열(28·사진 왼쪽)씨를 비롯한 행사기획단 사람들은 이번 평화캠프를 ‘평화마을’이라고 부른다.
“평화마을에는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따로 없습니다. 위계와 명령없이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축제의 장인 거죠. 평화에 대한 열정과 상상력만 갖고 오시면 됩니다.”
그래서 ‘평화마을’에는 이장이 없다. 또한 캠프에서 흔히 하는 조별모임도 없고, 일정표도 없다. 자기가 결정하고 자율적으로 생활하면 된다. 프로그램도 얼개만 있고 내용은 참가자들이 스스로 채워나간다. 참가를 신청한 한 대학생은 ‘봉숭아 물들이기’를 제안하면서 스스로 이 프로그램을 준비해 오기로 했다. 워크숍 ‘여성과 평화’를 주도할 여성참가자들은 생생한 체험을 들려주기 위해 이미 일주일 동안 동두천으로 기지촌활동을 다녀왔다. 캠프 운영방식도 기존 캠프와는 사뭇 다르다. ‘동심원’이라는 전체회의에서 주요사항을 결정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중재자’도 등장한다. 조별토론 대신 ‘피스 바’(peace bar)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행사기획단의 김광원(27·사진 오른쪽)씨는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즐길 때라야 진정한 평화가 이뤄진다”며 “운영방식에도 그런 철학을 담고자 했다”고 밝힌다.
행사의 마지막 1박2일은 마을을 떠나 평화행진을 한다. 먼저 매향리를 방문한 뒤 그 체험을 수원, 서울의 시민들에게 전하며 걷는 행진이다. 올 여름, 숨가쁜 전쟁터 같은 도시를 떠나 평화마을에서 휴가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문의 02-851-9086.
신윤동욱 기자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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