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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고객 감사제’에 던킨·배스킨라빈스 점주들이 뿔난 이유는?

기존 행사 대비 낮은 수익률에 던킨 점주들 1인시위
앞서 배스킨라빈스도 점주들 반발에 행사 참여 무산
등록 2025-11-07 15:05 수정 2025-11-07 17:36
던킨 점주가 2025년 11월7일 오전 서울 을지로 에스케이텔레콤(SKT)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던킨점주협의회 제공

던킨 점주가 2025년 11월7일 오전 서울 을지로 에스케이텔레콤(SKT)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던킨점주협의회 제공


‘에스케이텔레콤(SKT) 고객 감사제를 하는데, 에스피씨(SPC) 던킨 점주들이 죽어나는 까닭은?’

2025년 4월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 사태 이후 에스케이텔레콤이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대규모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가운데, 행사 참여가 예고된 에스피씨 던킨 점주들이 1인 시위를 여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본사가 점주 몫의 수익 배분율을 기존 다른 행사보다 낮게 책정한 뒤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행사를 밀어붙인 탓이라는 게 점주들의 주장이다.

에스피씨 던킨 점주들은 2025년 11월7일 오전 서울 을지로 에스케이텔레콤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점주들은 ‘SK고객 감사제에 던킨 점주 죽어난다’ ‘잘못은 SKT가, 부담은 던킨 점주가’ 등의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항의에 나섰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고객 보상 차원에서 2025년 8월부터 12월까지 총 5천억원을 투입해 매달 주요 프랜차이즈 3곳과 릴레이 형태의 대규모 할인 이벤트인 ‘T맴버십 고객 감사제’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도미노피자, 씨제이(CJ) 푸드빌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등이 50~60% 할인을 진행한 바 있다. 행사 기간 파리바게뜨는 빵 수급이 부족해 매대가 텅텅 비거나, 도미노피자는 할인 쿠폰을 이용하려는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주문 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에스케이텔레콤 고객 감사제에 참여하는 프랜차이즈 가운데 일부가 그 부담을 가맹점주들에게 더 많이 떠넘긴다는 데 있다. 11월 행사 참여 브랜드로 예정된 던킨의 경우, 본사가 기존 연간 프로모션 행사인 ‘티-데이(T-DAY)’보다 점주들의 수익률을 되레 낮게 책정했다는 것이 점주들의 설명이다. 송명순 전국던킨점주협의회장은 “겉으로 보면 티-데이는 점주 부담률이 28%, 이번 고객 감사제는 26%로 소폭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할인율이 티-데이는 40%, 고객 감사제는 50%라서 점주 수익률은 오히려 더 낮아진다”며 “더 큰 문제는 본사가 이 같은 정보를 점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행사를 밀어붙였다는 데 있다”고 비판했다. 점주들에 따르면, 1만6천원어치 도넛을 판매해도 점주들이 손에 쥐는 돈은 3800원 남짓에 불과하다고 한다.

던킨 점주가 2025년 11월7일 오전 서울 을지로 에스케이텔레콤(SKT)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던킨점주협의회 제공

던킨 점주가 2025년 11월7일 오전 서울 을지로 에스케이텔레콤(SKT)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던킨점주협의회 제공


한 던킨 점주는 “도넛이 동나도록 팔아봐야 점주들은 남는 게 없고, 파리바게뜨 행사 때처럼 고객 항의는 점주가 다 감당해야 한다”며 “불경기에 당장의 매출이 아쉽지만, 본사의 행태가 너무 괘씸하다. 아무리 본사에 항의해도 무시해서 어쩔 수 없이 행사 주체인 에스케이텔레콤 앞에서 시위하게 됐다”고 말했다.

던킨 점주들은 이번 행사가 앞서 같은 에스피씨 계열인 파리바게뜨에 견줘도 현저히 점주들에게 불리하다고 말한다. 파리바게뜨는 기존 티-데이 행사의 점주 분담률은 34%대지만, 고객 감사제는 24%대로, 10% 이상 대폭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25년 10월 에스피씨 계열의 배스킨라빈스 역시 이와 같은 불합리한 분담률과 낮은 수익률 탓에 점주들이 반발하면서 고객 감사제 행사가 무산됐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배스킨라빈스 한 점주는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고객이 몰릴 경우, 아이스크림을 스쿱으로 퍼서 담는 게 보통 노동 강도가 아니다. 아르바이트를 더 써야 하는 등 제반 비용이 크게 늘어 남는 게 없다”며 “본사는 매출이 오르니 어떻게든 행사를 하고 싶겠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행사를 진행할 이유가 없어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던킨 본사 쪽은 “가맹점이 26%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참여 의사 사전 동의’ 조사를 했는데, 94% 가까운 가맹점 사장님 참여 의사를 밝혔다”며 “11월5일 최종 가맹점 분담률을 25%로 낮춰 현재 최종 동의를 진행하고 있다. 동의율이 70% 이상이면 전 점포 행사가 가능하나, 원치 않는 가맹점은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던킨 본사 쪽은 "하루만 진행하는 T-day에 비해 10일간 진행하는 이번 감사제는 훨씬 많은 고객 참여와 수익이 예상된다. 소비자에게 큰 혜택이 되고, 가맹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행사인 만큼 성공적인 프로모션이 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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