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의 밤>의 문상훈(가운데). 유튜브 갈무리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이자 만담가인 기타노 다케시는 코미디언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긴장과 해방의 고삐를 쥐고 웃음이라는 자연현상을 인공적으로 일으키는 사람.’ 멍청한 표정을 짓지만 모두가 폭소하는 순간에 혼자 얼음처럼 깨어 있는 코미디언은 이중인격자가 되기 딱 좋은 직업이다. <문학의 밤>➊에서 ‘유병재 옆에 있던 웃긴 애’로 시작해 ‘한국지리 일타강사 문쌤’으로 하이퍼 리얼리즘 콩트를 구현한 문상훈(31·빠더너스)도 한동안 그것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이 폰트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누구는 고딕체처럼 올곧고, 누구는 정갈하고 깔끔한 명조체 같죠. 어떤 사람은 상수돌기체 같아요. 읽으라고 써놓은 건지…. 제가 생각하는 멋진 사람은 성정이 맑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현실의 저는 낮이나 밤이나, 농담을 떠올릴 때나 못난 생각도 많이 하니까. ‘그런 놈이 이런 걸 꿈꾼다고? 위선 아니야?’ 하지만 최근에 내린 결론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위선자가 아니라, 겉과 속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게 위선자가 아닐까.”
그걸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세상은 인격자라 부른다. 인격자가 웃길까, 위선자가 웃길까? 뭐가 됐든 사람을 웃기는 건 어렵다. 28만 구독자를 보유한 그에게 터지는 콘텐츠의 비결을 물었다.
“비화를 하나 말씀드리면 <빠더너스> 채널에서 조회수 400만 가까이 나온 게 ‘문쌤 에어드랍’➋인데요, 원래 업로드하지 않으려 했어요. 너무 유치하고 억지스러워서. 근데 마감 압박으로 올릴 게 없어서 ‘그냥 올려버리자!’ 한 게 유명해진 거예요. 긴급회의를 했죠. 우리는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진짜 모르는구나. 반성해야 한다. 근데 이게 반성해서 될 일인가….”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랫말 같다.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너처럼 아무것도 몰라. 그냥 네 갈 길 가!’ 하지만 ‘패러디’를 기획할 땐 나름의 원칙이 있단다. 제일 흔한 것 중에 안 흔한 거 찾기.
“일단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야 해요. ‘칠판 앞에 서 있는 사람이면? 인강 강사다.’ ‘강아지를 앞에 두고 주머니에서 간식을 꺼내면? 강아지 훈련사다.’ 그다음엔 사람들이 그 직업을 떠올릴 때, 첫 번째로 생각하는 거 말고 두세 번째로 생각하는 걸 따라 해요. ‘문쌤’의 경우, 학생들에게 잔소리하는 거 말고, 잔소리한 다음에 목이 타서 커피 마시는 행동 같은?”
웃기려고 작정한 영상보다는 안 그런 영상에서 웃음을 찾는 편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가장 영감받은 영상도 ‘하모니카 배우기’➌다. “이 영상을 고르는 게 이분들에 대한 실례가 될까봐 조심스럽습니다. 이분들은 웃기려고 한 게 아닌데….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의 진지함도, 배우기 귀찮은 듯한 학생의 표정도 너무 귀여워요. 그때의 감성과 지금이 달라서 거기서 오는 재미도 있고. 아니면 ‘매쓰짱의 아재개그 강의’➍라고… 아베가 모시는 신은? ‘배신.’ 아베가 듣기 싫어하는 말은? ‘아 배가 나왔어.’ 아베가 쫄면과 라면을 구분 못하는 이유는? ‘사리구분을 못해서.’ 이걸 21분 동안 계속하시거든요.”
그의 최종 꿈은 <오피스> 같은 시트콤을 만드는 거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지금이 그립지 않을까. 작업실에서 동료들과 마감 3시간 전에 자막으로 뭐 더 웃긴 거 없나 머리 굴리는 시간이. ‘그때가 좋았지’ 하는 날까지, 계속해보는 수밖에.
➊문학의 밤
https://youtu.be/OVS92YjxaqQ
➋문쌤 에어드랍
https://youtu.be/Lb1UMS-n-rY
➌ 하모니카 배우기
https://youtu.be/JQA34hn15ws
➍ 매쓰짱의 아재개그 강의
https://youtu.be/BBRVK0f4Zdo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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