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쿼라’(Quora)라는 이용자 지식 공유 서비스가 있다. 쿼라의 ‘중국’ 카테고리 아래 기상천외한 질문이 많이 수록돼 연일 중국에서 화제다.
예를 들면 ‘중국에 고속도로가 있느냐’는 질문에 네티즌은 ‘없다. 중국 사람들은 무협지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주로 기류를 타고 날아다닌다’라는 반어적 대답이나 ‘중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속 350km 고속철도가 있는데 고속도로가 없겠는가’라는 답을 달기도 했다. 요즘 세상에 미국인들은 중국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15년 전 한국 S대 박사과정에 막 입학했을 때다. 학교 주변에 자주 들르는 식당이 있었다. 주인아주머니는 혼자 유학 온 나에게 친절을 베풀며 잘해주셨다. 어느 날 내게 반찬을 더 주며 “학생, 중국에도 냉장고가 있니?”라고 물었다. 어이가 없던 나는 먹던 밥을 삼키고 중국에는 집마다, 식당마다 냉장고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주머니처럼 마음씨 좋은 사람도 많다고 대답했다. 그때 처음 한국에 중국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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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는 조선족 여성 기업인을 만났다. 점심 식사를 같이 하던 중 우스갯소리로 그녀가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몇 년 전 한국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테니스 동호회에 가입해 회원들과 정기 모임을 갖게 됐다.
어느 날 시합을 마친 동호회 회원들은 각자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한 여성 회원이 바나나를 보여주며 중국에도 있냐고 물었다. 그 말에 약간 화가 난 이 여성 기업인은 일부러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한참 들여다보다 “아, 이런 거는 중국에서 주로 돼지 같은 동물에게 먹이로 주고 사람은 먹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크게 웃었다. 재치 만점인 대답이 인상적이었지만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데도 중국을 모르는 사람이 아직 많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반면 중국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주로 어떤 질문을 할까. “한국인들은 정말 그렇게 불쌍하냐? 좋아하는 소고기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말이야. 드라마를 보면 명절에 사위가 소고기 선물세트 하나 달랑 들고 오면 장모는 입이 턱에 걸리도록 웃는다”라는 말로 한국인을 동정하거나, 인터넷상의 루머를 믿고 “한국인들은 왜 중국 명절인 단오절을 표절해 자기 나라 거라고 주장하며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재하냐”고 따지는 사람도 적지 않다.
8월24일은 중-한 수교 25주년 기념일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위기를 맞아 정치·외교적으로 급속히 냉각된 중-한 관계를 타개하려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무엇보다 양국 국민이 상대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민간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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