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업인 만찬 모임에 나갔다. 좌중의 화두는 각자 중국과의 인연이었다. 한국과 공식 수교한 것이 1992년인데 그 전부터 홍콩 등을 경유해 중국 본토에 드나든 선배 기업인도 적지 않았다. 당시 중국의 모습을 회상하면 격세지감이 든다는 이야기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멋진 수염을 기른 선배 기업인은 지금도 구하기 어려운 소재나 부품, 심지어 소프트웨어가 있으면 직원에게 중국 가서 구해보라고 조언한다. 사실상 매번 중국 상하이나 선전 등에서 난제를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훤히 알고 잘 활용하는 한국 기업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화웨이·DJI·알리바바 등 중국의 대표적 혁신기업과 선전·청두 등 활력이 넘치는 경제도시도 이날 만찬의 화젯거리였다. 이토록 활발하게 움직이는 기업과 도시에 대해 “도대체 그것이 가능한 저력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언론 등 공개 석상에서 흔히 거론되는 개혁·개방 경제정책 말고 한참 생각한 끝에 “중국의 청년에 있다”고 답했다.
중국에서 14~35살 청년은 대략 4억5천만 명이다. 전체 인구 가운데 청년 인구 비율은 세계 5위 수준이다. 2016년 대학생 수만 3742만 명에 이른다. 청년층은 중국 경제성장을 이끄는 주역이다. 이들의 교육 수준, 도시화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중국은 거대한 창조력과 성장잠재력을 지니게 됐다.
중국에서 대학교수로 14년을 재직한 나는 ‘중국 청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그들의 눈빛이다. 수업 시간에 대부분의 학생이 지식에 대한 갈망으로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산하는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들은 보통 여유롭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라났다. 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졸업 뒤 훌륭한 직장에 들어가 인생 역전을 하고 싶어 한다. 경제적 형편이 되지 않아 재학 중 해외 수학여행이나 어학연수는 엄두도 못 낸다. 하지만 꿈을 위해 새벽 6시에 일어나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마친 뒤 큰 소리로 외국어를 낭독하거나 책을 보는 학생이 많다. 그들로 인해 대학 캠퍼스가 아침부터 독서 소리로 활기차다.
또한 중국 청년들의 롤모델이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훌륭한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을 일군 알리바바 회장 마윈, 놀라운 기술력으로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DJI의 설립자 왕타오, 2010년 창업해 4년 만에 애플과 삼성전자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을 누르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한 샤오미 회장 레이쥔 등이 청년들에게 자수성가한 성공신화를 생생히 보여준다. 꿈을 향해 전력투구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창업 열정과 도전 정신이야말로 중국 청년들이 지닌 가장 큰 잠재력이 아닌가 싶다.
중국 한국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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