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서 진보·보수 매체 이용 시간 통계를 보여주는 앱 서비스 ‘리드 어크로스 디 아일’. 리드 어크로스 디 아일
지난회(제1174호)에선 편리한 인터넷 ‘맞춤형 서비스’가 우리에게 왜 독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해봤다. 나만의 세계에 가둬 외눈박이를 만드는 ‘거품’(필터버블)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없을까? 지난 대선 이후 미국에선 필터버블이 개인의 취향 가두기를 넘어 공동체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지경이라는 반성적 논의가 이어졌다. 거품을 깨려는 시도도 많았다.
‘리드 어크로스 디 아일’(Read Across the Aisle)은 ‘뉴스 식단’의 균형 찾기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보수매체만 보는 게 아닌지, 진보매체는 얼마나 이용하는지 시간 통계를 보여주고 편향성 측정 막대에 내 위치를 표시해준다. 미국·영국·캐나다 등 일부 영어권 나라에선 앱(i-OS)으로 이용해볼 수도 있다.
포털형 서비스 ‘올사이즈’(Allsides)는 모든 기사를 보수·중도·진보 매체로 분류, 편집해 보여준다.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최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 문제에 대한 진보()·중도()·보수() 매체 기사가 나란히 편집돼 톱기사로 올라 있었다. 이 사이트는 이용자가 참여해 편향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매체를 분류했다. 주요 매체들의 편향 정도를 ‘5분 척도’(매우 진보-진보-중도-보수-매우 보수) 위에 표시해놨고 이용자가 이 결과에 찬성·반대하는 식으로 참여한다.
스웨덴의 필터버블란(Filterbubblan)은 트위터 글을 정치적 성향에 따라 분류해 보여준다. 빨강-녹색(진보), 녹색-파랑(중도), 파랑-감청(보수) 등 글에 따라 사이트 배경색을 달리해 구분하기 쉽게 했고 환경, 세금, 학교·교육, 다양성, 복지 등 10개 주제별로 글을 묶었다. 세금 항목을 선택해보니 스웨덴 정부가 추진 중인 항공세(비행기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항공요금에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 찬반 논쟁이 한창이었다.
영국 진보언론 은 질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보다 사람의 품을 파는 쪽을 선택했다. ‘거품을 터뜨리세요’(Burst your bubble) 페이지에 들어가면 “사고를 넓히기 위해 매주 읽을 만한 보수 진영 기사들을 골라 올립니다”라는 알림글이 보인다. 최근 글엔 ‘우파 진영은 미국 샬러츠빌 사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백인우월주의자들의 집회와 반대 집회가 충돌한 사건을 두고 “양쪽 다 문제”라고 한 발언)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란 제목이 달려 있다. 글은 미국의 보수매체 와 기사와 칼럼을 요약해 소개하고 “이 기사는 왜 읽어야 하나”란 설명도 해준다. 이 코너를 담당하는 제이슨 윌슨은 “반대 진영을 도저히 상종 못할 괴물로만 취급하면 출구는 없다. 방향은 우리와 다르지만 사려 깊은 보수 진영의 생각을 찾아 전하고 싶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보수주의를 제대로 공부해보자”를 목표로 세운 ‘에코체임버클럽’(Echochamber Club)도 매주 특정 주제에 대해 읽을 만한 보수적 시각의 기사와 칼럼을 골라 뉴스레터로 보내준다. 최근 뉴스레터의 제목은 ‘불평등과 빈곤’이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토론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하이 프롬 디 아더사이드’(Hi From the Otherside)는 거주 지역, 정치 성향,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과 얘기하고 싶은지 등의 정보를 주면 적당한 사람을 찾아 전화·화상채팅 방법으로 연결해준다. ‘에코리믹스’(Echoremix)란 서비스는 익명으로 보수·진보 성향 상대를 골라 채팅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회에서 왜 한국에선 필터버블을 깨기 위한 시도가 빈약한지 포털 주도의 인터넷 생태계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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