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일상을 통해 세계 어린이들을 상상하는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다니엘 파쿨리 지음, 김주경 옮김, 오래된미래 펴냄)의 글은 아빠와 딸이 하룻동안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사진은 세계 여러 나라 아이들의 하루를 담고 있다. 그 사진들과 글이 대화한다. 는 프랑스에 사는 아빠와 딸의 대화이며, 프랑스 어린이와 세계 어린이들과의 대화이며 사진과 글의 대화다.
작가 다니엘 파쿨리는 잠에서 깰 때부터 다시 잠들 때까지 애정과 관찰력과 상상력을 듬뿍 담아 딸의 삶을 지켜본다. 그리고 세계 어린이들의 삶과 비교한다. 어린이들의 삶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다양함과 동일함. 그게 인간이다.
새벽녘 지은이는 “몸을 동그랗게 웅크린 채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딸 마리를 지켜본다. 그리고 아이가 지금쯤 어디 있는지, 네팔인지 홍콩인지 마다가스카르인지 가만히 물어본다. 이윽고 따르릉 따르릉 자명종이 울리면 아이에게 세상이 미소짓는다. 아이가 치카치카 투덜거리며 양치질을 한다. 그러면 “빗질도 필요 없고 머리 만질 필요도 없다”고 부러워하는 마다가스카르 소녀의 땋은 머리, 양치질을 하며 신이 난 인도의 아이들이 지면 가득히 들어온다. 이 책은 계속 이런 식이다.
학교에 가기 전 아침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천 개의 팔을 가진 인도의 여신”으로 변한다. 아이들의 주머니를 뒤져 학교에 절대 갖고 가선 안 될 것들을 찾아내야 하고, 반대로 꼭 갖고 가야 할 것들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맨발로 학교에 가는 사진 속의 브라질 소녀도 그런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딸은 아빠에게 “자전거나 카누, 수레를 타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도 있다는데 사실이에요?” 하고 물어본다. 그 뒷장에는 인력거를 타고 등교하는 인도의 아이들과 카누를 타고 강을 건너 등교하는 나이지리아 어린이들의 사진이 실려 있다. 하핫, 웃음이 나온다.
책에는 따뜻한 위트가 가득하다. 특히 아프리카부터 아시아까지 온 세상 아이들의 수업시간 풍경이 재미있다. 길거리에 앉아서 수업받는 파키스탄 아이들, 햇볕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타나카 나무로 만든 크림을 바르고 수업받는 버마 아이들, 맨바닥에 진흙벽을 세워 만든 케냐 오지의 간이학교…. 지은이는 딸에게 학교 운동장과 관련된 ‘나무의 전설’을 들려준다. 오래전 거인 ‘앙다’는 아이들과 같이 놀기 위해 운동장에 ‘끝없는 나무’를 심어주었다. 나무의 열매 하나만 따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이는 곧 그 아이의 쌍둥이 형제가 되었고, 둘은 항상 서로를 생각했다. 앙다의 심술로 끝없는 나무는 없어졌지만 지구 저편의 쌍둥이는 여전히 있다. 그 친구를 찾으려면 두 손에 지구본을 들고서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을 검지로 짚고, 다른 손으로 지구의 다른 지점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의 쌍둥이 친구가 지구 위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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