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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동물권 목소리를 국회로!

비례대표 1번 황윤 “밀양 송전탑, 버려지는 개와 고양이에 귀 기울일 사람 뽑아달라”
등록 2016-04-07 17:42 수정 2020-05-03 04:28




비례  투표할  후보를  찾습니다


‘2세대 진보정치’ 국회에서 꽃피게_정의당 조성주
최저임금 1만원, 오후 5시 퇴근!_노동당 구교현
탈핵·동물권 목소리를 국회로!_녹색당 황윤
농민당·흙수저당·노동자당…_민중연합당 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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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석. 원외 정당인 녹색당은 일단 원내 진입이 간절하다. 정당 지지율 3%를 넘기면 1석 확보가 가능하다. 제20대 총선에서 가능성을 물으니, 녹색당 비례후보 1번인 황윤 다큐멘터리 감독(사진)은 여론조사에서 열외가 되는 경우가 많아 짐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녹색당은 국회에 진입해 그동안 거대 정당이 외면해왔던 의제들을 던지며 작은 균열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녹색당의 공약에는 ‘성장’이라는 단어보다 ‘평등’이라는 말이 더 자주 등장한다. 조그만 틈새가 생기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함께 잘 사는 것의 가치에 대해 좀더 큰 목소리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이날 처음으로 진한 초록색의 선거 유세용 점퍼를 받아든 황윤 감독을 전북 군산에서 만났다.

‘동물권’ 공약 내건 최초 정당모든 정당 후보를 통틀어 가장 강력하게 동물권 보호를 주장하고 있다. 동물권 선거운동본부를 출범한, 동물권 제1당으로서의 녹색당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한국 정당에서 동물권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은 최초의 정당이 녹색당이다. 그런데 사실 ‘최초’라는 게 중요하다기보다는, 일부 정당에서 비교적 부차적인 것으로 동물권을 다룬다면, 우리는 굉장히 중요한 의제로 동물권을 생각하고 있다는 거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권도 보장 안 되는데, 사람 문제 먼저 해결하고 동물권을 챙겨야 하지 않느냐. 하지만 생각해봐야 한다. 왜 이 세상에 폭력이 만연하고, 행복하지 않고, 차별이 극심한지. 그 뿌리를, 꼬인 실타래를 쫓아가다보면 그 근원에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일방적인 착취, 폭력이 있다.

황윤 제공

황윤 제공

동물권이 보장되면 인간 사회의 문제를 푸는 고리가 된다는 것인가.

개인적으로 여러 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이른 결론이다. 영화 을 찍으면서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동물원에 갇힌 야생동물들이 미쳐서 이상행동을 하는 것을 보며 웃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여러 장치들이 시스템화된 것이 문제다. 동물원은 꿈과 환상의 공간이라는 장치가 여러 겹 쳐져 있다. 좋은 음악, 알록달록한 색감, 동물을 전시물로 소비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인간의 폭력성을 포장하고 외면하게 만든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돌면 동물을 대량으로 살처분하지 않나. 이것도 그렇다. 그걸 처리하는 사람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누가 보살펴주나. 국가의 명령을 수행하다 아직도 악몽에 시달리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처음엔 괴로웠는데 하다보니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즐기게 되었다는 고백을 했다. 이런 폭력의 기운이 사회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약자에 대한 통제 불가능한 분노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공장식 축산을 동물 복지 축산으로 전환하자는 이야기를 녹색당에서 끊임없이 말하는데, 이건 인간의 건강 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축산공장에서 온갖 약물을 투여받고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을 먹은 동물들이 육류로 가공된다. 결코 건강한 음식이라고 할 수 없다. 1990년대 중반부터 국가의 지원으로 작은 농장이 공장화하면서 고기 소비가 급증했다. 이 시기가 한국인의 암 발병률이 높아진 것과 일치한다. 이뿐만 아니다. 대량 사육을 하다보니 바이러스의 온상이 된다. 면역력이 약해진 축산 동물들이 속수무책으로 집단감염이 된다. 바이러스들이 계속 결합하고 변이하면서 인수 공통 전염병의 문제가 떠오른다. 계속 자연을 파괴하는 이상한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이 만들어놓은 질서, 보호막이 사라져 벌어지는 일들이다.

기후변화 문제도 동물 문제와 연결된다. 축산공장에서 내뿜는 메탄가스는 온난화의 큰 원인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대기에 오래 머물며 온난화를 지속하지만, 메탄가스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으면 대기에서 빠르게 사라진다는 것이다. 전세계 자동차를 스톱시키는 것보다 축산공장에서 뿜어내는 메탄가스를 줄이면 지구온난화 속도를 더 빨리 늦출 수 있다. 이렇게, 동물권 문제는 결국 인간의 문제로 이어진다.

탈핵과 기후변화, 동물권, 안전한 먹거리, 다양한 가족 형태 존중 등 생활과 밀접한 이슈를 의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현실의 장벽에 부딪힐 것 같은 의제도 있다. 어떤 고민과 논의를 거쳐 공약이 정해졌나.

녹색당이 이야기하는 건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의제라기보다는 지금부터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다. 5년이 되든, 10년이 되든 지금부터 하나씩이라도 바꿔보자는 거다. 예컨대 동물 복지 문제는 농장에서 동물을 앞으로 뒤로 움직일 수도 없는 좁은 케이지에 가두지 않는 것부터 해보자. 유럽에서도 오래 공론화해서 결국 폐지됐다. 기본소득 문제도 그렇다. 대형 토목공사를 줄여 예산 낭비를 근절하고, 생태 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세를 도입하고, 불공평한 조세제도를 개혁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2016년 입법화해서 2017년 1단계로 노인, 장애인, 농어민, 청년에게 지급하고 2020년 전면 실시하는 게 가능하다. 매달 40만원의 기본소득이 통장에 들어온다고 생각해보라. 노인, 청년,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예술가 등 안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다른 정당들은 ‘성장’이라는 단어를 붙잡고 놓지 않는데, 더 이상의 성장은 불가능하다. 여기서 일단 멈추고 지금 있는 것을 공평하게 나누자는 거다.

폭력과 차별의 뿌리 뽑자는 것국회에 들어가면 첫 번째 의제로 내세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탈핵이다. 다른 것들도 중요하지만, 일단 원전이 잘못되면 그곳은 죽음의 땅이 되어버리니까. 현재 존재하는 원전만 24개인데 새로 짓고 있는 게 4개, 건설 예정인 게 6개다. 25년 이상 노후화된 원전도 9개나 된다.

거대 정당이 가지는 1석의 의미와 녹색당이 1석을 얻는 것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일까.

이계삼 선생님이 한 말이 있다. 그동안 밀양 송전탑 문제로 국회 문턱을 수없이 오갔지만 그 목소리를 전달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이 목소리를 전할 단 한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8천 명 당원이 다 들어가는 거나 마찬가지인 거다. 그동안 외면당했던 모든 것들, 공장 축산으로 고통받는 1천만 돼지, 공장에서 고통스럽게 사육되다 도축되는 연간 7억 마리 육계, 로드킬 당하는 연간 100만 마리의 야생동물들, 해마다 버려지는 10만 마리 개, 고양이의 목소리도 다 들어가는 거다. 하나의 창구를 통해. 국회 밖에서도 지금까지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해왔지만, 원내 정당이 되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녹색당  총선  핵심  공약


1.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 노후 핵발전소 폐쇄,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2. 모두에게 월 40만원 기본소득, 과로와 빈곤에서 벗어나는 삶의 전환
3. 차별금지법 제정, 동성결혼 법제화, 모든 인간의 존엄한 삶
4. 공장식 축산 규제, 동물보호법 전면 개정, 인권을 넘어 생명권으로
5. 청소년 수면시간 보장법, 교육부 폐지, 대안학교 등 다양한 교육의 활성화 등 삶을 위한 교육



군산=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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