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최저임금 1만원 오후 5시 퇴근!

비례대표 2번 구교현 “가장 밑바닥에 있는 장애인·알바 노동자와 함께 싸워온 현장 정치세력을 뽑아달라”
등록 2016-04-07 15:00 수정 2020-05-03 04:28




비례  투표할  후보를  찾습니다


‘2세대 진보정치’ 국회에서 꽃피게_정의당 조성주

최저임금 1만원, 오후 5시 퇴근!_노동당 구교현
탈핵·동물권 목소리를 국회로!_녹색당 황윤

농민당·흙수저당·노동자당…_민중연합당 정수연
*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노동당의 상징 색깔은 빨강이다. 정반대 편에 있는 새누리당과 같다. 현실정치와의 타협을 거부해온 최근 역사에서 그 빨간색은 더 선명해졌다. 2011년, 2015년 진보정당 ‘통합’을 주장한 이들이 진보신당·노동당을 탈당했다. 당장의 세력 확대나 선거 대응보다는 당의 색깔을 더욱 분명히 해야 한다는 뜻을 고수한 이들만 남았다.

노동당은 제20대 국회의원선거(총선)에 두 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가만히 있으라’라는 추모 시위를 기획한 25살 용혜인 후보가 1번, 10여 년간 장애인, 아르바이트 노동자들과 줄곧 현장에서 함께 싸워온 구교현 후보가 2번이다. 2015년 9월 이후 당을 이끌고 있는 구교현(39·사진) 대표 겸 비례대표 후보를 3월30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만났다.

8년간 택배·햄버거 배달 등 알바 노동 장애인 인권운동에 뛰어든 계기는.

어릴 때 산업재해로 장애를 입은 아버지와 목욕탕에 같이 가는 게 부끄러웠다.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에 대한 부끄러움이 부채감으로 변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활발히 일어난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충격을 받았다. 보도블록 턱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 전반에 거대한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2005년 무렵 다니던 회사가 폐업했고 장애인 교육권 운동에 함께할 사람을 모집한다기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2013년 알바노조를 만들었다. 일종의 전환인 셈인데.

2011년 말 장애인 단체 활동을 정리했다. 장애인 인권운동을 할 때 밖에서 열심히 싸워서 이슈를 만들어냈지만 결국 법을 만들려고 하면 굉장히 시혜적인 태도에 부딪혔다. 그런 태도에 편승해야 할 때도 있었다. 예산 확보 문제처럼 넘어설 수 없는 장벽이 분명히 느껴졌다. 궁극적으로 정당 운동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정당 운동이 좀더 힘있게 이뤄지려면 그 토대가 될 만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알바노조를 생각해냈다.

정용일 기자

정용일 기자

어떤 아르바이트를 해봤나.

세차장, 택배, 공사장 일용직, 햄버거 배달, 남대문시장 화물 운반…. 8년 정도 한 것 같다. 알바노조 만들기 직전 2012년엔 주말에 공사장에서 일하거나 장애인 인권 교육이나 강의에 나가 생계를 유지했다.

2015년 9월 노동당 대표 후보에 출마한 배경은.

2004년 민주노동당이 원내 10석을 확보할 때만 해도 민주노조 운동이 바탕이 됐다. 하지만 민주노총으로 대표되는 민주노조 운동은 점차 고립됐다. 안에선 비정규직·청년·아르바이트 같은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을 끌어안지 못했고, 밖에선 정권이 이를 교묘히 악용해 ‘노조이기주의’ ‘귀족노조’ 같은 말로 공격했다. 진보정당의 토대가 취약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연대는 하나의 궁여지책으로서 제기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진보정당이 갈 길은 아니다. 진보 신당과 노동당 탈당 사태 이후 진보정당 운동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당대표에 출마했다. 한편으론 아르바이트 노동자처럼 사업장이 계속 바뀌고 사용자는 영세한 경우 최저임금법 개정 등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는 진보정당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진보정당과 사회운동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나. 정당이 집회에 찾아다니는 것 말고 뭘 할 수 있나.

진보정당은 지난 20년간 민주노총, 장애인 단체가 집회하면 깃발 들고 찾아가서 ‘우린 현장에서 열심히 연대하고 있다. 우릴 지지해달라’고 하는 식이었다. 각 운동에 몸담은 단체들은 당면 과제에서 성과를 남기는 데 집중하다보니 다음 의제와 방향을 고민하기 어려운 속성이 있다. 진보정당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운동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고 운동이 성장해야 진보정당이 말할 공간이 생긴다.

총선 핵심 구호와 정책은.

‘재벌이냐 국민이냐, 재벌이냐 노동자냐’가 공식 구호다. 대표 정책은 기본소득 월 30만원 지급, 최저임금 1만원, 오후 5시 퇴근이다.

세 정책의 취지는.

한쪽에선 과로하고 한쪽에선 일자리가 없는 상황이다. 노동시간을 줄여서 일자리를 공유하고 노동자의 건강한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다. 오후 5시 퇴근으로 1시간씩 노동시간을 줄여서 주 40시간 노동을 주 35시간으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노동시간이 줄면 자동적으로 소득이 줄어드는 구조이니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고, 임금소득 외 기본소득을 월 30만원씩 지급해 기본 생활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가장 반응이 좋은 정책은.

최저임금 1만원이다. 꼭 됐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다. 반면 기본소득은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수백조원 드는 사업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부터 노는데 왜 돈을 주느냐는 질문들이 있다.

뭐라고 답하나.

예산 부족은 돈을 제대로 안 걷어서 그렇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으로만 조세부담률을 높여도 가능하다.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필요하면 정치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

노는데 왜 돈을 주냐고 한다면, 자원봉사처럼 돈 받지 않고 하는 일 중에 가치 있는 일이 있고 돈 받고 하는 일 중엔 좋지 않은 일도 있다. 일을 통한 소득에 구속되지 않아야 사회 전체가 다채로워지고 풍요로워진다고 말한다.

“새로운 노동·진보 정치 추구하겠다” 진보정당에 투표해야 하는 이유는.

그동안 많이 속지 않았나. 거대 정당들이 선거 때 좋은 말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실행할 의지나 계획이 없다는 게 이미 판명났다고 생각한다. 당장 진보정당이 다수당이 되진 못하더라도 원내에서 최소한의 비판과 견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진보정당 중 노동당을 택해야 하는 이유는.

노동당은 대기업 노조위원장 출신이 아닌 알바노조 위원장을 대표로 선택한 당이다. 노동당은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새로운 노동정치·진보정치를 추구한다. 정의당은 안타깝게도 더불어민주당과의 야권연대를 통해서 현실정치와 타협하고 있다. 최근 인천 연수을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손잡고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 폭력진압 책임자’로 지목된 윤종기 전 인천지방경찰청장을 단일 후보로 세웠다.

유권자 입장에선 그래도 현실정치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정의당을 찍어야 하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진보정당은 자신의 고유한 영역을 확보해나가면서 정치를 변화시켜야 한다. 노동당은 그런 방향을 견지한다.

노동당의 총선 목표 의석은 몇 석인가.

1석이다.

비례대표 후보 2번인데.

내 머릿속 목표는 2석이다. (웃지 않음) 노동당이라는 정당도 있다는 수준이 아니라 노동당을 반드시 찍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뛰고 있다.




노동당 총선  핵심  공약


1. 시급 최저임금을 2017년부터 1만원 인상
2. 노동시간 주 35시간 + 5시간 상한제 엄격히 적용
3. 모든 국민에게 월 30만원 기본소득 지급
4. 의료, 교육, 주거, 교통, 통신 등 기본 복지 확충
5. 재벌·불로소득 증세, 저부담 간접세→고부담 누진직접세 중심 전환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카카오톡에서 을 선물하세요 :) ▶ 바로가기 (모바일에서만 가능합니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