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엄마 몫이 아니다둘째를 낳고 불안과 죄책감이 늘었다. 나이는 서른아홉이 되었고, 시간이 흘러 쌓인 내 연차를 설명하는 숫자는 무려 12다. 그중 첫째 육아휴직 1년, 둘째 육아휴직 8개월은 일하지 않고 흐른 시간이다. 임신 중이던 20개월은 매슥거림, 졸음, 숨참 등을 견디느라 전력 ...2017-05-06 16:45
두 아이를 키운다는 것 “으악~ 언제 싼 거야.” 이유식을 시작한 둘째가 매일 오전 대변을 보기 시작했다. 밥 먹이기, 씻기, 옷 입히기 등 첫째의 등원 준비로 씨름하는 동안 바운서에 앉아 열심히 발차기하며 그 광경을 관망하던 둘째에게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가보니 대변을 본 뒤 시간이...2017-04-07 19:51
‘유예’는 언제까지?일요일 오전 11시, 집안이 고요해졌다. 나와 둘째아이만 남았다. 하루 전, 남편 생일을 맞아 가족들이 놀러 왔다. 생일파티를 마치고 다음날 다 함께 ‘딸기농장 체험’을 하기로 했다. 날이 따뜻하면 나도 5개월 된 둘째를 아기띠에 매고 함께 가리라 마음먹으니 설렌다. ...2017-03-16 22:36
엄마도 쉬고 싶다 육아휴직 중인 나는 종종 “잘 쉬고 있냐”는 인사를 듣는다. 기분이 좋을 땐(둘째아이가 규칙적으로 먹고 자서 운신의 폭이 넓을 때) “네, 잘 쉬고 있죠”라고 답한다. 하루가 왕창 꼬인 날(큰아이가 어린이집 갈 때부터 ‘밥 싫다’ ‘세수 싫다’ ‘이 옷 싫다’ 등 각...2017-02-22 23:06
가혹한 금기의 시간 나는 빵 성애자다. 닭고기 살처럼 길게 찢어지는 식빵을 우유에 찍어 먹을 때의 촉촉함, 초콜릿이 진하게 든 크루아상을 바삭 베어 먹을 때의 달콤함, 견과류와 바질이 가득한 식사빵에 상온에 적절히 녹은 버터를 발라 커피와 곁들여 먹을 때의 향긋함. 진 빠지는 육아노동을...2017-01-28 15:14
잃어버린 타이밍벌써 찾아온 것일까. ‘둘이 논다’는 그 기적 같은 순간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첫째는 바운서에 앉은 동생과 대화를 시작했다. “태하야, 누나가 이거 읽어줄까?” 첫째는 내가 비장의 무기로 새로 구입한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장난감으로 놀아주는 일에 관심 없던 ...2017-01-06 20:03
첫째가 아기가 됐다“밖에 나가려고 하니 자꾸 눈물이 나.”큰아이 눈에 눈물이 맺혔다. 막 낙엽이 떨어지던 때였다. 드디어 시작됐다. 첫째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떼쓰기 시작했다. 큰아이도 힘들 것이다. 취재 일정이 아침 일찍 잡히는 때를 제외하면 조금 늦은 출근을 할 수 있는 덕에 ...2016-11-29 23:02
둘째가 태어났다생후 26일. 힘들다. 하루가 100년 같다. 누가 왜 안 말려줬나 싶다. 페이스북 어디선가 봤다. 한 엄마의 일갈. “둘째 너무 예뻐. 근데 엄마가 그지(거지)가 돼.” 너무 늦게 나에게 찾아온 문장. 주변의 부모들은 대체로 앞 문장만 말한다. “둘째는 그냥 보기만 ...2016-10-29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