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16일 세월호 사고 당일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는 최악의 오보가 나왔다. 언론의 오보로 인해 유가족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움켜쥐고 아들·딸에게서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다. 최악의 오보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은 정부 자료를 토대로 그날의 오보 과정을 재구성했다.
단원고 강단에서 마이크를 든 남성단원고 수학여행을 인솔했던 강민규 교감은 오전 8시50분 이○○ 교무부장에게 전화했다. “배가 정지해 있다. 약간 기울어져 있다. 상황 보고 전화할게.” 9시16분 다시 교감의 전화가 왔다. “교장님께서 전화를 받지 않는다. 바꿔달라.” 교무부장은 교장실로 올라와 다급하게 말했다. “수학여행에 큰일 났습니다.” 김○○ 교장이 전화를 건네받자 강 교감이 말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9시26분 강 교감은 “해경 헬기 출동하고 구명조끼 전원 착용했다”고 다시 알려왔다.
방송 보도를 보고 학부모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9시50분 단원고는 사고 발생과 구조 활동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학부모와 경찰, 기자들이 단원고 강당으로 몰려들었다.
단원고 관계자의 가족인 김○○씨도 세월호 사고를 뉴스로 접하고 학교로 달려갔다. 세월호에 탑승한 가족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는 답답한 마음에 학교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웠다. 그때 40대 여성이 “학생들이 전원 구출됐다”고 소리치며 학교 건물로 뛰어들어갔다.
김씨도 학교 강당으로 들어가 주변 사람들에게 단원고 학생들이 모두 구조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누군가 강당 연단에 그를 세웠다. 그는 마이크를 들고 “학교 관계자의 가족이다.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10시55분이었다.
기자들은 이 사실을 회사에 보고했다. 11시1분 MBN이 가장 먼저 보도했다. “단원고 측에서는 학생 모두가 구조되었다고 밝힌…. 다행입니다.” MBC는 더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학생들 338명 전원이 구조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는 거 다시 한번 전해드립니다.”
다른 기자들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전원 구조 소식이 전해졌다고 보고했다. 언론사들은 추가 확인 없이 “학생 전원 구조”를 잇따라 방송했다. 단원고 행정실에서 YTN을 시청하던 안산단원경찰서는 11시4분 무전으로 보고했다.
단원고 현장 아울러 YTN상에 학생 전원 구조된 걸로 확인됐어요.경찰 상황실 아~ 학생은 전원 구조 알투(알았다)입니다.
단원고 현장 교사 14명도 전원 구조요.
경찰 상황실 알투.
경찰의 무전기에서 “학생 전원 구조”라는 내용이 흘러나오자 단원고 행정실에서는 경찰이 전원 구조를 확인한 것으로 오해했다. 행정실의 한 직원이 교무실로 달려가 알렸다. 학부모에게도 알리자고 의견이 모아져 단원고는 11시6분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단원고] 학생 324명 전원 무사히 구조 완료되었습니다.”
단원고 김○○ 교사는 11시8분 목포해경 대표전화(061-241-2000)로 연락해 확인했다. 그러나 전화는 목포해경이 아니라 해경 민원콜센터로 연결됐다. 김 교사는 물었다.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된 게 맞나?”
민원콜센터는 상황실로 직접 연결하거나 정확한 구조 상황을 확인한 뒤 답변해야 했다. 그러나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평소보다 4배나 많은 420통이 쏟아져 상황실 연결이 어려웠다. 민원콜센터는 YTN의 “학생 전원 구조”라는 뉴스 속보 자막을 보고 “그렇게 알고 있고, 그렇게 안내하고 있다”고 답했다.
단원고는 학부모에게 다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단원고] 해경 구조 현황/학생 324명 교사 14명 전원 구조 완료되었음을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11시8분이었다.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로도 ‘학생 전원 구조’ 확인 전화가 빗발쳤다. ① YTN이 11시4분 ‘학생 전원 구조’ 보도를 했고 ② 단원고가 11시6분 ‘학생 전원 구조’ 문자메시지를 학부모에게 발송했다는 이유로 11시9분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 79명(38개 언론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경기교육]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됨.”
끝없는 오보의 악순환… 반성은 없다출처를 묻는 기자들의 전화가 다시 쏟아졌다. 대변인실은 11시19분 북부청 교육학습지원과에서 작성한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긴급대책반(2014. 4.16)’ 상황일지를 받았다. “11시2분: 학생 전원 구조” “11시12분 학생 전원 구조, 학부모에게 연락 완료, 해경 연락”. 이 상황일지도 방송 보도와 단원고의 연락을 받고 작성한 것이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은 확인 없이 11시25분 다시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경기교육] 단원고 학생 구조 해경 공식 발표.” 끝없는 오보의 악순환이었다. 그러나 반성은 없었다.
감사원 2차 메시지에 담긴 “해경 공식 발표”라는 표현은 단원고 학부모의 상황 판단, 재난 구조 활동에 혼란을 야기했다고 보는데.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자메시지는 도교육청의 공식 발표가 아닌 출입기자들(약 70명)의 질문에 대한 답변 정도로만 생각했다. 좋은 소식이기에 알려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2014년 5월20일 감사원 문답서)
감사원 해경 상황보고서를 보면 10시30분 79명, 11시20분 162명 구조된 것으로 돼 있고, 10시46분 문자상황보고시스템(해경 메신저)에는 많은 학생들이 배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황실에 문의했다면 학생 전원 구조라는 답변은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해경 민원콜센터 동의한다. 업무량이 폭주해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중략) 그러나 민원콜센터 답변 이전에 이미 많은 언론에서 학생 전원 구조라는 뉴스를 보도했다. 민원콜센터 답변으로 인해 38개 언론사에서 잘못된 정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게 됐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2014년 6월12일 감사원 답변서)
오전
11시 이전 단원고 강당 연단에서 학교 관계자 가족이 마이크를 통해 학생 전원 구조되었음을 알림.
11시1분 MBN과 MBC에서 이 사람이 말한 내용을 근거로 “단원고 측 학생 모두 구조” 보도.
11시4분 YTN에서 MBN 기사를 공유받고 단원고에서 취재 중이던 현장 기자에게 확인. 학부모들 사이에서 전원 구조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는 것 파악. “학생 전원 구조” 보도.
11시6분 단원고 행정실 등에서 YTN 등 보도 시청. 단원고에 와 있던 경찰관 무전 소리 듣고 학부모에게 문자메시지 발송. “[단원고] 학생 324명 전원 무사히 구조 완료되었습니다.”
※ 단원고 교직원들은 경찰관이 YTN 보도 내용을 단원경찰서 상황실에 무전기로 알리고 상황실에서 “학생 전원 구조”라고 복명한 소리를 경찰이 별도로 확인한 정확한 정보로 오인.
11시8분 단원고, 해경 민원콜센터 확인. 학부모에게 문자메시지 재발송. “[단원고] 해경 구조 현황/ 학생 324명 교사 14명 전원 구조 완료되었음을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 해경 민원콜센터, YTN 뉴스 자막을 보고 학생 전원 구조 안내
11시9분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 79명(38개 언론사)에 문자메시지 발송. “[경기교육]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됨”
11시25분 경기도교육청 문자메시지 재발송 “[경기교육]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해경 공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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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여기 10가지 진실이 있어요
선원이 승객 퇴선 명령 없이 탈출한 이유
해경이 세월호 조타실에 간 이유 드러났다
진도VTS가 승객 퇴선을 명령하지 않은 이유 드러났다
인천해경이 사고를 먼저 알았나
“객실 문이 잠겨 못 나온다”… 119 신고 전화가 사라졌다
② 왜 못 구했나, 왜 침몰했나
도대체 해경은 왜 못 구했나
세월호는 뒤집힐 준비가 돼 있었다
기울어진 세월호는 여전히 항해하고 있었다?
③ 구할 수 있었다
그날, “전원 구조” 오보의 재구성
국정원과 세월호 관계는 비밀?
“배로 올라가. 이건 명령이야. 가란 말이야!”
④ 세월호 특조위 현재와 미래
“청해진해운이 ‘가만히 있으라’ 지시했다”
“3차 청문회, 종합보고서… 비상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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