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방콕에서 한 중국 여성이 보석 전시장에 진열되어 있는 시가 3억원 이상의 6캐럿 다이아몬드를 몰래 집어삼키고 출국하려다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일본 후지산에서는 한 중국인 남성이 담배를 피우고 심지어 담배꽁초를 제멋대로 산림 속으로 집어던져… 한 중국인 여성이 멋대로 난간을 넘어가 후지산의 화산암을 주워 가기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를 여행 중이던 중국인 남성 2명이 서로 더 좋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겠다고 주먹다짐을 하며 싸우는…/ 홍콩에서는 중국 대륙에서 온 여행객들의 각종 비문명적인 행위와 물건 사재기 등으로 ‘대륙인 사절’이라는 문구까지 등장….”
중국 여행객을 뜻하는 ‘중궈 유커’는 이제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고유명사다. 중국 여행연구소에서 발표한 ‘중국 해외여행 발전 연도 보고 2014’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유커 수가 1.14억명을 넘어섰다. 통계로 보더라도, 유커는 전세계 여행 시장의 가장 큰 손님이다.
하지만 바리바리 돈을 싸들고 자국을 여행하러 오는 중궈 유커들을 바라보는 세계인의 시선은 복잡미묘하다. 이를 대변하듯 유럽의 주요 관광지에는 중국어로 ‘함부로 침을 뱉지 마라,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마라, 큰소리로 떠들지 마라’ 등의 경고문이 중궈 유커를 제일 먼저 ‘환영’하고 있다. 자국인들이 전세계에서 ‘비문명인’의 상징이 되면서 중국 내 언론매체들도 ‘추악한’ 유커들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중궈 유커들은) 침 뱉기, 떠들기, 쓰레기 버리기, 새치기 등 평소 국내에서 하던 일상적인 나쁜 습관들을 해외에 나가서도 똑같이 할 뿐이다. 이런 모습이 날카로운 해외 언론에 포착돼… 그들 모두를 싸잡아 ‘중궈 유커’라는 대명사로 지칭하고 있다. 중궈 유커들은 졸부 행세를 하고 교양이 없으며 문명과 예절을 모르는 사람들의 ‘동의어’처럼 되었다. …이미지가 훼손된 ‘중궈 유커’라는 단어를 무엇으로 구제할수 있을까?” 중국 관방매체 (環求網) 9월16일치 오피니언난에 소개된 내용이다.
중국은 2013년 10월1일부터 ‘여행법’을 발효해 실시 중이다. 그중 제13조는 국내외에서 질타를 받고 있는 유커를 겨냥한 내용이다. “여행객은 여행 중 사회공공질서과 공중도덕을 준수해야 하고 현지의 풍속, 문화전통 그리고 중교신앙을 존중해야 한다….”
9월 말~10월 초 중국은 추석 연휴와 국경절 연휴가 겹치면서 열흘 이상의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보도에 따르면, 해외여행자 수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거란다. 그 기간 비행기 티켓은 이미 한 달 전부터 동난 상태다. 세계는 지금 중궈 유커들의 전성시대다.
베이징=박현숙 객원기자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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