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년 널뛰기도 이런 널뛰기가 없다. 정신줄을 놓고 널을 뛰는 것도 모자라 아예 두 발을 허공에 디디고 언제 추락사할지 모르는 ‘사망 유희’를 즐기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이 지금 꼭 이런 꼬락서니다.
지난 몇 주간, 중국에서는 두 명 이상만 모이면 “넌 살았냐?”라는 ‘생사 여부’를 묻는 게 일상적 풍경이 되었다. 온 나라가 주식시장 시황에 울고 웃고, 살고 죽고를 매일 반복하고 있다. 점심 식사 전까지만 해도 주가 상승으로 두 배 이상을 벌었는데 점심 먹고 낮잠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주가가 폭락해서 두 배 이상 잃었다는 둥, 자고 일어났더니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되었다는 둥 수많은 전설 같은 일화들이 주식시장을 떠돌면서 약 1억만 명의 중국 구민(股民·주식투자자를 일컫는 중국어)들을 공황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중국인들의 주요 재테크 수단은 부동산과 주식투자였다. 하지만 지난 몇년 동안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엄격하게 통제하면서 수많은 중국인들이 너도나도 주식투자에 꽂혀서 하루 종일 시황판을 체크하는 새로운 사회 풍경이 연출됐다. 중국 산시성의 한 농촌마을에는 주민 대부분이 집단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주식투자촌’까지 생겨났다. 게다가 중앙은행이 주기적으로 금리를 내리면서 주식투자는 중국인들에게 마지막 남은 치부 수단이 되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 주식시장은 난장판으로 변했다. 요 며칠 사이 장안에는 주가 폭락으로 전 재산을 탕진하거나 빚내서 주식을 샀던 사람들이 모든 걸 잃으면서 곳곳에서 투신자살을 했다는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베이징 금융가에서 투신자살한 남성의 주검을 수습하는 사진이 인터넷 소셜커뮤니티에 유포되면서 급기야 공안이 주식 관련 유언비어 유포자를 엄단한다는 발표까지 나왔다.
“자금 공황이 아니라 사람들이 공황상태다. 자금이 도망치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도망치려고 한다. 지금 도망치지 않으면 정작 도망치고 싶을 때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엇을 하한가라고 하는가? 바로 구제 가능성이 없고 그저 죽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걸 말한다. 국가와 전체 사회가 하한가 상태에 처할 때는 하늘마저도 구제할 길이 없다. 도주 통로도 이미 닫혔고 모든 사람은 ‘둥팡즈싱’(6월1일 충칭에서 침몰한 배) 안에 갇혀버렸다.”
중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한탄이다. 2012년 주가 파동이 있었을 때 정보와 경험이 부족해서 주식투자로 쪽박을 찬 대부분의 개미투자자들을 일컬어 ‘부추 아가씨’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당시 24살 베이징 아가씨가 자신의 투자 경험을, 여러 번 수확이 가능하지만 수확하면 할수록 양이 감소하는 부추에 빗댔다. 지금 중국에선 다시 ‘부추 아가씨’들의 구슬픈 비가가 울려퍼지고 있다.
베이징=박현숙 객원기자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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