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2001년에 당시 이해찬 민주당 정책위의장에 지시… 임기 말 부담으로 구상에 그쳐… 첫 확인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박정희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은 대충 알려져 있다. 1975년 8월 박 대통령이 김정렴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지시했고, 이에 따라 4년여의 작업 끝에 충남 공주·장기 지구에 인구 100만명 규모의 신행정수도를 세운다는 계획을 입안한 것이다.

1979년 10월26일 박 대통령이 피살된 직후 그의 집무실 간이형 책상 위에서 두권의 보고서가 발견됐다. 푸른색 표지엔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백지(白紙) 계획’이라는 제목이, 초록색 표지엔 ‘2000년대의 국토구상’이란 제목이 적혀 있었다. 박 대통령이 피살되기 전날까지 들여다보던 것임을 짐작케 하는 현장이다.
박 대통령의 피살로 계획은 유야무야 묻혀버렸다. 그리고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공약으로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 구상이 되살아났다는 게 지금까지 알려진 스토리이다.
그러나 의 취재 결과 김대중 정부도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을 검토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해찬 국무총리 지명자는 최근 에 “범정부·여당 차원에서 2000~2001년에 신행정수도 이전을 집중 검토해 기본 방향을 잡았으나 대통령 임기 말이 다가오면서 시행을 보류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하반기 건설교통부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배석한 이해찬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수도권 과밀 대책이 필요한데 건교부 보고로는 한계가 있다. 당이 주도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라.”
태스크포스팀 만들어 극비 작업
이에 이 의장은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몇 개월에 거쳐 극비 작업을 벌인다. 건설교통부와 행정자치부 관계자들, 그리고 학계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워크숍도 진행했다. 그는 “수도권에 대한 행정규제의 조절과 일부 행정기관의 지방 이전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으나 충청권으로 행정수도를 옮기는 것 외에는 근본 처방이 있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건교부 자료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정희 정권 말기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 문서도 치밀하게 재검토했다고 한다.
2001년에 접어들어 이 의장은 김 대통령에게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을 통한 수도권 과밀 해소’를 뼈대로 한 검토보고서를 제출한다. 그러나 충청권 이전의 원칙은 분명하되 충청권에서 어느 지역으로 이전할 것인지, 구체적인 입지 선정까지 들어가진 않았다고 한다.
이 의장은 대통령 보고에서 “정권이 이미 임기 말에 접어듦에 따라 대규모 역사를 벌이기 어려운 난점이 있다”는 점도 밝혔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도 이 의장의 보고에 동감을 표시함으로써, 국민의 정부 차원의 ‘신행정수도 구상’은 더 진척되진 않았다.
이 총리 지명자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기획본부장이었다. 그는 당시 실무선에서 올라온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능동적으로 수용했는데, 여기에는 국민의 정부 시절에 행정수도 이전을 직접 검토한 경험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명자는 “참여정부의 신행정수도 이전 계획은 어느 날 갑자기 급조된 게 아니라 역대 정부에서 꾸준히 검토해온, 역사성을 지닌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선 이 정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지명자가 국회 인준투표를 거쳐 총리에 취임하면 신행정수도 추진 문제도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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