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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라 사드 오너라 평화

무책임한 정부 정책에 고통받는 성주·김천 주민들… “사드 배치한다고 농민들 다 직이겠다”
등록 2016-09-18 11:45 수정 2020-05-03 04:28
지난 9월4일 경북 김천역 앞에 시민 1300여 명이 촛불을 들었다. 이날은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 12일째였다. 이들은 ’사드 가고 평화 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석재 기자

지난 9월4일 경북 김천역 앞에 시민 1300여 명이 촛불을 들었다. 이날은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 12일째였다. 이들은 ’사드 가고 평화 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석재 기자

아들 셋을 키우기 전부터 우리 엄마는 ‘여장부’였다. 그는 시골마을 6남매 장녀였다. 엄마는 어린 동생들 앞에서 ‘맏아들’ 노릇을 했다. 엄마가 자란 할아버지 집에는 소슬바람 소리를 내는 대나무숲이 있었다. 거기서 할아버지는 비석 새기는 일을 했다. 돌에 붓글씨를 쓰고, 끌과 정으로 바느질보다 더 정교하게 글자를 파내는 솜씨가 대단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농사일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농사일이 아무리 바빠도 돗자리 하나 깔아놓고 막걸리 드시는 걸 소일거리로 삼았다고 한다. 농사일은 대개 할머니와 엄마를 포함한 6남매 몫이었다.

엄마가 자란 곳은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군 성주읍 대가면이다. 그 시절 많은 농촌에선 벼 베고 나면 가을에 보리 심고, 겨울 땅을 이긴 보리 먹고 5~6월까지 주린 배를 움켜쥐고 살았다. 그래도 성주에 살았던 엄마 6남매가 조카들에게 “배곯지 않고 양식 떨어질 걱정 없이 살았다”는 얘기를 하는 건 순전히 ‘성주 참외’ 덕분이었다.

성주 사람은 대개 그렇게 컸다. 참외가 밥을 먹여줬다. 9월5일 성주군청 앞에서 만난 농민 정식영(62)씨도 “우리 부모가 나를 키우고, 다시 내가 자식들을 가르치고, 앞으로 손주들 용돈 주는 것이 모두 참외 덕분”이라고 했다. 소 팔아 자식 대학 보내던 시절, 성주에선 부모들이 참외 팔아 자식을 대학에 넣었다. 지금도 전국 참외의 70%가 성주에서 나온다.

이곳 농사꾼들은 “참외 농사가 벼·보리 농사보다 수십 배 힘들다”는 말을 한다. “참외 농사 짓는 노력의 10분의 1 정도만 부모한테 하면 효부상 받는다”는 말도 있다. 겨울부터 하우스를 치고, 3월부터 1년의 절반 이상 동안 수확이 이어진다. 땅 관리에도 여느 작물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간다. 경상도 말에 ‘짓껄’이란 게 있다. 호박에 참외를 접붙여 더 많은 참외가 열리도록 ‘참외 짓껄’을 한다. 땅의 윤기를 유지하는 지혜도 성주 사람들의 것이었다.

성주의 우골탑, 참외

조용하던 ‘참외의 고장’에 사달이 난 것은 지난 7월13일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부지로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 위치한 성산포대를 기습 발표하면서였다. 사드 배치 지역을 사실상 성주로 못박자, 성주 사람들의 가슴은 주저앉았다. 이때부터 다른 지역 누리꾼들 사이에 ‘사드 참외’ ‘전자레인지 참외’ ‘전자파 참외’ 같은 말이 난무했다. 주민들의 삶을 지탱해준 ‘참외’가 요절날 판이었다.

정씨는 “지금 우리 밭에서 ‘사드 제1후보지’로 얘기되던 성산포대가 코앞으로 보인다. 1km 정도 뒤에서 레이더 전자파를 쏘는 격이다. 성주 참외밭 전체의 80% 이상이 성산포대 사드 예정지에 노출됐다는 말도 들었다. 이 땅을 포기할 수도 없지만, 몸에 그렇게 해롭다는 주장이 있는데 정부가 제대로 된 설명조차 내놓지 않으니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40년 넘게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4천 평 참외밭을 지켰다. 조상묘도 성산포대 바로 밑에 있다. 원래 계획대로 이 부지에서 평탄 작업을 할 경우 묘를 옮겨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제는 밭에 나가면 ‘사드 배치 예정 지역’이란 말부터 떠올랐다.

“나도 당장 가기가 싫다. 우리 자식이 집에 왔을 때 ‘밭일을 좀 거들라’거나, 손주들에게 ‘참외밭에 놀러 가자’는 말은 아예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전자파를 맞으면 뇌에 이상이 있다는 말도 있고, 꿀벌이 일정한 높이 이상 날면 전자파 영향으로 방향을 잃는다는 말도 있는데, 진짜든 아니든 여기 주민에겐 전부 불안한 일들뿐이다.”

직접 찾은 성주의 현실은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9월4일, 대구를 거쳐 고속도로를 통해 진입한 성주는 초입부터 ‘사드 배치 반대’ 펼침막이 도로가에 하나둘 걸렸다. 배롱나무(백일홍)가 화사했던 고속도로를 지나자, 성주군청 인근에는 울긋불긋한 펼침막이 어지럽게 나붙어 있었다.

성주군청에 가까울수록 펼침막 개수가 늘어나더니, 군청 인근은 어림잡아 1천 장이 넘어 보이는 펼침막이 만국기처럼 걸려 있었다. ‘성주군 사드 배치 결사반대’ ‘행정절차 무시한 사드배치 즉각 철회하라’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사드 결사반대’ ‘아이들에게 전자파를 물려줄 수 없다’. 그 안에 주민들의 고통과 분노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나는 박근혜 국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이제 새누리당도 싫어요’ 등 정부와 집권당에 대한 반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도 많았다. 전통적으로 보수 정치 성향이 강했던 지역임을 생각하면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태도들이다.

성산·소성·성원·유서리 등 성주 지역 대부분의 마을이 펼침막 걸기에 참여했다. 각종 동기회, MTB 동호회, 성주관현악단, 유림회, 학원·어린이집 연합회, 동네주점 ‘마돈나’가 내건 펼침막도 눈에 띄었다. 좌우도 없었다. 고엽제전우회, 재향군인회성주군지회, 바르게살기운동 등 보수 성향 단체들도 ‘지역경제 다 죽인 국방부는 배상하라’며 펼침막 대열에 동참했다.

‘공산당 싫어요, 새누리당도 싫어요’
경북 성주 대흥리 성주군농업기술센터에 참외들이 버려지고 있다. 정부가 성주를 ‘사드 배치 최적지’로 지목한 뒤, 농민들은 이곳에 참외를 버려야 했다. 한겨레 강재훈 선임기자

경북 성주 대흥리 성주군농업기술센터에 참외들이 버려지고 있다. 정부가 성주를 ‘사드 배치 최적지’로 지목한 뒤, 농민들은 이곳에 참외를 버려야 했다. 한겨레 강재훈 선임기자

날이 저물자 성주군청 앞마당에는 촛불이 커졌다. 정부가 사드 배치 예정지로 성주를 발표한 뒤, 저녁마다 55일째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농사일과 저녁 식사를 마칠 즈음인 저녁 7시30분께부터 성주군청 주차장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차량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네댓 명씩 무더기로 내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은 많이들 올랑강?” 비교적 젊은 층들은 아이 손을 잡고 나왔다. 30분 만에 군청 앞마당이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다.

한 주민은 “이 지역에서 촛불집회라는 게 희한한 일이기도 하고, 처음엔 열기가 너무 뜨거워서 걱정이었다. 이제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정서가 완전히 자리잡으면서 촛불이 어색하지 않은 일이 됐다”고 했다. 할머니들은 춤을 췄다. 농민회가 주도하는 집회에서 민중가요 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크리스마스캐럴에 가사를 덧댄 ‘그네(근혜)는 아니다’ 같은 반정부성 가사가 나와도, 통기타 소리에 맞춰 함께 몸을 흔들었다. 한쪽에는 ‘새누리당 탈당서를 받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천막이 설치됐다. 8월25일까지 1151명이 탈당계를 냈다.

사드가 불러올 군사적 긴장감뿐 아니라 수십 년간 지역 경제의 밑천이었던 ‘성주 참외’가 ‘사드 참외’로 외면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그만큼 크다. 9월5일 만난 농민 이일웅(48)씨도 우려했다. “유기농 참외를 지은 지 20년 됐다. 참외 하우스 1동에 최소 1천만원씩 시설 투자비가 들어가고, 해마다 퇴비·씨앗·비닐값 등 유지·보수비도 만만찮다. 내년에 사드 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성주 참외’라는 브랜드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서 참외 값이 폭락하고, 한두 해 물량마저 줄어들면 빚더미에 앉을 수도 있다.”

1151명 새누리당 탈당

대출받아 참외 농사를 짓는 이들은 최근 사태 탓에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게다가 이씨의 경우, 유기농 참외를 기르면서 한 해 수백만원어치 ‘꿀벌’을 써야 한다. 한때 전자파가 소형 벌레 행동에 장애를 일으킨다는 보고서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참외 수정을 벌이 다 하는데 자기 집을 못 찾으면 헛일이다. 강력한 전자파가 생태계에 주는 영향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요즘 젊은 귀농층이 성주에 많이 온다. 사드가 있으면 아무리 참외가 좋아도 누가 아이들을 데리고 성주로 들어오겠는가. 성주가 죽은 마을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성주 참외를 키우기 위해 귀농한 이들은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성주 출신의 귀농 1년차 김길태(43)씨가 말했다. “먹고살려고 성주에 지난해에 왔다. 적잖은 빚을 내서 농사를 시작했는데, 정부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한 해 만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하니 농사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사드가 있으면 아무리 참외가 좋아도 누가 아이들을 데리고 성주로 들어오겠는가.”
-성주 주민

그는 지난해 2200평 땅에 비닐하우스 8동을 설치했다. 이제껏 모은 돈과 대출을 포함해 수억원이 들었다. 지난해는 수확이 꽤 쏠쏠했다. 10kg짜리 참외 2800상자를 수확했다. 그러나 그는 걱정이 많았다. “성주 참외는 이미 ‘최고 참외’로 브랜드화됐는데, 사드가 들어오면 이미지가 많이 떨어질 것이다. 귀농하기 전에 알던 형님들에게 ‘사드 들어오면 사먹을 거냐?’고 물어봤더니 ‘찾아서 사먹진 않을 것’이라고 하더라. 다른 지역 평범한 사람들이 성주의 싸움에 관심을 많이 갖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사드를 막아야 한다.”

정부는 귀를 닫고 있다. 사드 레이더 안전성 문제에 대해 “사드 레이더가 배치된 지점으로부터 최소 100m 이상 떨어지면 개인의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드 레이더와 관련한 국방부 검증 보고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성주가 ‘사드 배치 적격지’로 언급되면서 화제가 된 마을 가운데 하나가 성주읍 성원리다. 이곳은 전체 가구의 80% 이상이 고령 박씨로 이뤄진 집성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고령 박씨다. 박 대통령의 고조부 등 선조 산소가 성원2리에 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바로 윗대가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칠곡을 거쳐 구미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이장을 지낸 박아무개씨는 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성원리 사람들은 농사짓고 한가한 틈에 소주 한잔 마시면 좋은 사람들이다. 대통령이 두 명이나 난 지역이라고 혜택을 본 것도 없고, 뭘 바란 적도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듣도 보도 못한 사드 문제가 불거졌다. 농사지으며 조용히 살던 예전으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바람뿐이다. 마을에선 지금도 정부가 하는 일에 대놓고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사드만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퍼진 게 사실이다. 촛불집회에 나오시는 분들이 조금 있다.”

‘유탄’ 맞은 김천도 촛불

정부가 ‘밀어붙이기식 사드 정책’을 추진하면서 사드 배치 반대의 불길은 이웃 동네 김천으로 번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8월4일 “성주군민의 불안을 덜어드리기 위해 성주군이 추천하는 새로운 지역이 있다면 면밀히 검토, 조사하겠다”는 말로 ‘제3후보지’ 논란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튿날 청와대는 ‘사드 제3부지 조사·검토’ 발언에 대해 “선정된 것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다른 지역도 정밀하게 조사해 상세히 알려드리겠다는 말씀”이라고 했다.

제3부지 후보는 성주군 초전면에 위치한 골프장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롯데CC)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롯데CC는 행정구역상 성주군에 속했지만, 김천시청과 거리가 14km, 인구가 밀집한 경북드림밸리 혁신도시와는 7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사드 핵심 시설이자 ‘유해 전자파’ 논란을 부른 레이더 발사 방향이 김천시를 정면으로 겨누게 된다. 성주군 벽진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 다른 후보지도 거론됐지만 국방부 자체 조사 결과 사실상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때아닌 ‘유탄’을 맞게 된 김천도 촛불을 켰다. 김천시 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를 중심으로 8월20일부터 김천시청과 김천역을 오가며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9월4일 찾은 김천역 앞에 주민 1300여 명이 촛불을 들고 섰다. 김천은 인구 14만 명 규모의 큰 도시다. 도로 한쪽에선 성주처럼 새누리당 탈당계를 접수하고 있었다. 한 자원봉사자가 말했다.

“촛불집회가 시작된 뒤 300여 명이 탈당서를 접수했다. 많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보수 성향이 짙은 이 지역에서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집단적 움직임이다. 다른 지역에 배치하기 어려운 위험한 시설을 김천 쪽으로 가져왔다는 데 따른 분노가 나타난 것이다.”

대형 스피커에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주민들은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시민 박덕용씨는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서 오는 장단점, 안전성 문제, 피해 대책을 먼저 이해시켰어야 한다. 그게 대통령의 말이다. 사드가 국가 안보와 평화를 위한 것이라는데, 우리한테는 필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아내와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김재용씨가 말했다. “사드 전자파의 위해 여부를 정부가 설명하지 못한다. 김천에서 이런 시위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우리 가족도 이런 데가 처음이지만, 앞으로 더 나올 생각이다.”

두 아이를 데리고 나온 ‘30대 엄마’ 정수원씨도 걱정이 많았다. “전자파 영향이 검증되지 않은 군사시설을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향하게 하는 것은 안 된다. 대구에 살면서 주말에 미군들의 행패 아닌 행패를 많이 봤는데, 딸 가진 엄마로서 김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까 두렵다. 이곳에 살고, 앞으로도 살아야 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정부가 제발 귀를 기울여달라.”

김천은 자두와 포도, 사과가 유명한 동네이기도 하다. 성주처럼 이곳 농민들도 한숨이 늘고 있다. 사드 기지 제3후보지에서 쏘는 레이더가 김천 지역 전체를 때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이번엔 ‘사드 자두’ ‘사드 사과’라는 말이 돌고 있다. 성주와 김천이 농민회를 중심으로 ‘사드 배치 반대 연대’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김천 대덕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나현택씨는 “정부 때문에 사람이 죽게 생겼다”고 했다.

정부의 제3후보지는 어디?

앞서 대덕면은 정부가 주민 동의 없이 대덕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3월부터 김천시청 앞에서 170일 넘게 1인시위를 벌였다. 이미 한바탕 홍역을 치렀는데 다시 사드 문제로 정부가 김천 농민을 괴롭히는 것이다. 나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댐이 들어서면 기후변화로 농사가 엉망이 될 수도 있다. 댐 건설을 막기 위해 농사일까지 줄여가며 애를 썼다. 이제 조금 조용해진다 싶었더니 이번엔 정부가 사드로 사고를 쳤다.”

정부는 이르면 추석 연휴 직후 ‘사드 제3후보지’를 확정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 사드 실전 배치를 끝낸다는 계획도 바꾸지 않고 있다. “우리도 살아볼라카는데, 정부가 사드 배치한다고 농민들을 다 직이겠다. 정부가 사람 사는 데 도움을 줘야제, 엉뚱한 짓을 해서 농사까지 이 모양을 맹글고….” 나씨는 사과 상자를 펼친 채 담배 연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성주·김천=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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