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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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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병? 차라리 다이빙을!

수영 못해도 좋은 강사 만나면 제주도에서라도 안전하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다이빙에 대한 모든 Q&A
등록 2013-05-20 12:47 수정 2020-05-03 04:27
송호균 기자가 5월7일 제주도 문섬 새끼섬에서 입수를 위해 바위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오션트리 양충홍 제공

송호균 기자가 5월7일 제주도 문섬 새끼섬에서 입수를 위해 바위에서 뛰어내리고 있다. 오션트리 양충홍 제공

Q. 수영을 잘해야만 다이빙을 배울 수 있나요?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수영과 다이빙 기술은 별개다. 수영을 못해도 관계없다”는 강사도, “물에 대한 두려움이 덜하고 적응도 쉽다는 점에서 수영을 잘하면 유리하다”는 강사도 있습니다. 아마 정답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수영을 익히기 전까지는 절대 다이빙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강사는, 단언컨대 한 명도 없습니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을 ‘맥주병’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초보 다이버들은 물속으로 쉽게 하강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습니다. 맥주병이어서 고민이라고요? 차라리 다이빙을 배우는 게 더 쉬울지 모릅니다.

Q. 다이빙 단체가 여러 곳이라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자격증(C-Card)을 발급하는 단체는 많습니다. 우선 시장점유율 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은 패디(PADI)입니다. 지난해까지 전세계에서 패디가 발급한 자격증의 누계는 2천만 장을 넘었고, 국내 거주자로만 한정해도 매년 2만5천 장의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NAUI, CMAS, SSI, SDI/TDI 등 검증된 다이빙 단체들이 다이버 교육을 실시합니다. 한 단체의 자격증을 받았다고 이후에도 같은 단체 소속의 업체만을 찾아다녀야 하는 건 아닙니다. 호환이 가능하니까요. 사실 다이빙을 배우고 즐기는 데는 ‘어떤 단체를 선택할 것인가’보다 ‘어떤 강사를 만날 것인가’의 문제가 더 결정적일 때가 많습니다. 규모가 큰 단체의 강사라도, 교육은 적당히 하고 자격증을 남발하는 경우가 전혀 없는 건 아니거든요. 국내 최대 규모의 비영리 다이빙 커뮤니티 ‘인투더블루’ 카페에서는 국내외 다이빙 포인트와 업체의 평판, 체험담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 등 다이빙 교육과 숙박업을 겸하는 리조트를 찾아 교육을 진행해도 되고, 집 근체에 다이빙 업체가 있다면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함께 투어를 다닐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니까요.

Q. 해외로 나가야만 할까요?

팔라우, 필리핀, 몰디브…. 전세계 다이버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유명 다이빙 포인트가 있는 지역입니다. 아열대의 바다와 국내 바다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동남아, 따뜻합니다. 제주도는 그렇게 따뜻하진 않습니다. 수온이 다르다보니 수중 환경도 사뭇 다릅니다. 필리핀에서는 이른바 ‘황제 다이빙’이 유명합니다. 워낙 인건비가 싸다보니 장비의 분해와 결합, 착용과 해체 등을 모두 현지인 스태프들이 도와줍니다. 하지만 장단점은 있습니다. ‘황제 다이빙’에 익숙해지면 정작 필요할 때 간단한 장비의 결합에도 대처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강사 레벨까지 취득한 사람도 처음 제주 바다를 찾으면 당황한답니다. 파도와 조류가 강하고, 수온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죠. 반대로 국내에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다이빙에 익숙해지면, 아열대의 어떤 바다에서도 아주 편안하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수중 세계와 만날 수 있다는 것도 국내 다이빙의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제주도의 포인트는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다이빙은 오랜 경험을 통해 검증된, 안전한 스포츠다. 8살 이상 어린이부터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체력이 허락한다면 누구든 배우고 즐길 수 있다.
Q. 위험하진 않을까요?

다이빙은 오랜 경험을 통해 검증된, 안전한 스포츠입니다. 8살 이상 어린이부터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체력이 허락한다면 누구든 배우고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물속에서 돌발 상황은 발생합니다. 장비나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수중 생물이나 구조물에 긁혀 상처가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좋은 강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레벨과 몸 상태에 맞는 수준의 다이빙을, 정해진 안전 규칙을 충분히 지키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교육 레벨에서 허용되지 않는 수심으로 데려가거나, 충분한 수면 휴식 시간을 준수하지 않거나 하는 경우에는 분명한 거절 의사표시를 하는 게 좋습니다. 그건 자신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한 다이버의 권리이자 의무니까요.

Q. 돈은 얼마나 드나요?

비용은 안전 문제와도 직결됩니다. 국내 업체의 경우 다이빙 교육과 장비 대여, 자격증 발급까지 60만원 전후의 비용(오픈워터 전 과정 기준)을 요구합니다. 교육이 아닌 ‘펀 다이빙’은 하루 14만~18만원(3회 다이빙 기준) 정도의 비용이 적정가 범위에 속합니다. 제주도를 찾는다면 항공권과 숙식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겠지요. 비싸다면 비쌉니다. 하지만 패디의 한국 담당관인 김부경 강사는 “등산이나 캠핑을 다닌다고 해도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의 장비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 골프와 비교해도 다이빙은 결코 값비싼 레포츠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경험상 적어도 다이빙의 세계에서는 싼 게 비지떡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10만원대의 비용으로 교육을 해주겠다고 광고하는 강사도 있습니다. 일단 의심하고 봐야 합니다. 장비대여료, 뱃삯, 기타 비용을 추가로 청구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적절한 비용을 내고 안전하게, 제대로, 잘 배우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Q. 해산물을 잡아와도 되나요?

‘현대 다이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자크이브 쿠스토의 자서전 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수중 호흡장치를 처음 활용해 잠수를 시도한 1943년 어느 날, 쿠스토는 수십 마리의 바닷가재를 잡아올립니다. 전쟁통에, 게다가 칼로리를 많이 소모하는 다이빙을 연구하면서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었거든요. 친구와 물고기 잡기 내기도 많이 했습니다. 물론 그는 이후 수중 생태계 보호의 필요성을 깨닫고 세계를 무대로 환경보호 운동을 폅니다. 국내 다이버의 인식도 이제는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특히 제주도에선 수중 생물의 채집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이버에게 수중 세계의 생물은 만지거나 채집하라고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다이버는 그저 함께 유영하고, 호흡하고, 관찰할 뿐입니다. ‘머구리’? 아닙니다. 우리는 ‘다이버’입니다.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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