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 결과는 새누리당과 여권의 세력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목받는 건 ‘무대’(‘김무성 대장’의 줄임말)의 귀환이다. 한때 ‘친박의 좌장’이기도 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부산 영도에서 65.7%의 득표율로 민주통합당 김비오 후보(22.3%)를 압도했다.
4·24 재·보궐 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시각,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중앙당사 브리핑룸은 불이 꺼진 채 텅 비어 있다. 민주당은 선거상황실조차 운영하지 못했다. 한겨레 이정우 기자
당·정·청을 막론하고 비서형·참모형 인사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포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의원의 복귀가 갖는 의미는 적지 않아 보인다. ‘자기 정치’에 대한 욕망을 숨기지 않아왔던 김 의원이다. 세종시 수정안 논란을 계기로 박 대통령과 틀어졌지만, 대선 과정에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며 대선 승리를 이끈 공신이기도 하다. 정치권에는 김 의원이 부산 지역 5선 의원으로서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한 새누리당의 전열 정비를 주도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많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혁신과 쇄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김무성 역할론이 거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그의 목소리는 아직까지는 ‘로키’에 머물고 있다. “갈등이 아닌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는 등의 입장도 밝혔다. 당권 도전 가능성 등 향후 계획에 대해 김 의원은 “내가 나서서 뭘 해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무대 역할론’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잘해보려고 하는데 국회에서 이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중간자 역할을 해서 박근혜 정부를 꼭 성공한 정부로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5월에 최경환·이주영 의원이 격돌하는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김 의원에 대한 구애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충남 부여·청양군에서 당선된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은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인 ‘충청권의 맹주’ 지위를 노린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15·16대 국회의원과 충남지사를 역임했다. 2009년 12월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대하며 지사직을 사퇴한 대목이 오히려 정치적 자산이 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는 당선 직후 “충청을 기반으로 중앙 무대에서 큰 정치를 펼치겠다”고 했다. 역시 야권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물론 전문가들의 전망은 아직까지는 엇갈린다. “충청권 출신의 잠재적 후보군으로 부상할 인프라를 갖췄다”는 기대와 “아직까지 전국적인 차원에서 경쟁력 있는 성과를 보여준 게 없다”는 신중론이 공존한다.
선거운동 기간에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가 1988년 13대 총선에서 세운 득표율 80.99%를 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던 이 의원이다. 이번 선거에서 그의 득표율은 77.4%였다. 당선 직후 이 의원은 “역시 충청도분들은 심지가 깊은 것 같다. 2~3%포인트가 부족한데, 아직 당신은 JP 수준까지는 아니니까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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