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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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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타고 방사능 유출 가능성 높아”



방폐장 문제 파헤쳐온 김익중 동국대 교수
등록 2012-12-07 22:34 수정 2020-05-03 04:27
김익준 동국대 의과대학 교수.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김익준 동국대 의과대학 교수.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하얀 가운 차림의 김익중(52·미생물학·사진) 동국대 의과대학 교수의 명함에는 ‘핵보다 생명이 소중해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의 또 다른 직함은 ‘반핵 운동가’다. 경북 경주 핵안전연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와 경주 방사성 폐기물처리장(이하 방폐장)을 둘러싼 안전 문제 등을 파헤치고 문제제기를 주도해왔다.

“(방폐장의) 가장 큰 문제는 물이 샌다는 겁니다. 지반으로 스며든 지하수를 타고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요.” 김 교수가 지난 4년 가까이 제기해온 문제는 다양하다. 방폐장의 지반 문제와 지하수 유출, 한국수력원자력 내부에서 제보해온 내용에 대한 확인 작업 등이다. 의대 교수의 전공 분야도 아니다. “그래도 전국에 흩어져 있는 반핵 운동가, 해당 분야의 학자들에게 도움과 조언을 받아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의사인 그가 지역에서 반핵 운동가로 나선 건 그 위험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저한테 득 될 건 없습니다. 상식적인 문제제기인 거죠.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공단 쪽이 내놓는 해명이 신뢰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질의와 응답을 주고받으며 안전성을 검증해야 하는데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아 경주 환경운동연합의 평회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2008년 12월 경주 환경운동연합이 한국수력원자력과 방폐장에서 기부금을 받아 문제가 되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뒤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나서게 됐다.

김 교수의 활동에 공단 쪽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는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원전과 방폐장이 밀집한 경주 지역에 반핵운동이 뿌리내리게 하고 싶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지만, 지역 주민들까지 이 문제에 공감시키며 융합해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역 운동으로는 성공적이지 못하죠. 그래도 ‘경주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어 고맙다’고 하는 이들이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김 교수는 경주에서의 활동을 바탕으로 전국을 돌며 탈핵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시민캠프’에서 공동대표직을 맡았다. 탈핵을 선언한 문 후보의 구체적인 정책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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