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인순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nisoon)는 지난 2월24일 “시민정치운동에 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진행돼왔으며, 지난해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치개혁위원회에서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시민정치행동 내가 꿈꾸는 나라’는 정치개혁위원회의 결론이었나.
=지난 3년 동안 시민들이 주권자로서 정치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절박성을 느끼게 됐다. 연대회의 내에서 6·2 지방선거를 평가하면서 정치개혁위원회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갔다. 논의 방향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시민정치운동을 인큐베이팅한다, 또 하나는 정치제도 개혁운동이었다.
-3월29일 준비위원회 발족 이후의 계획은.=이번주부터 뜻을 같이하는 발기인 모집을 시작한다. 그리고 지역단체 간담회, 여성·청년·환경 등 부문 간담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꿈을 꾸는 시민들이 참여하고 활동이 일정 궤도에 오르고 나면 시민정부, 시민의회, 시민정치학교 등을 선보일 수 있을 거다.
-준비위원회 참여 인사들의 면면이 눈에 띈다. 시민운동에서 잔뼈가 굵은 전·현직 사무처장급이 대거 참여했다.
=나 같은 경우엔 여성 분야, 그리고 2000년 총선시민연대, 2004년 탄핵, 2008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운영위원 등 2000년 이후 벌어진 시민정치운동까지 포함해 20여 년이 된다. 다른 분들도 각 분야의 정책전문가이자 정치운동과 연대활동의 경험이 축적됐다. 사실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정당의 하부 토대를 바꾸는 시민정치운동이 필요하다는 논의는 오래됐는데, 당시엔 각 부문별 시민운동에 매여 있었다. 이번에 준비위원으로 참여하신 분 중 상당수는 그런 부담에서 자유로워졌다. 기존 시민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감시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의 시민운동은 여론을 통한 영향력의 정치였다. 정치 참여로 바뀌는가.=영향력의 정치가 필요한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참여의 정치가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상대적으로 민주적인 정부는 영향력의 정치만으로도 어느 정도 귀기울이고 들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탄압하고 배제한다. 보수적인 권위주의 정부에서는 더욱 정치를 바꾸는 참여정치가 필요하다.
-시민들 각자가 꾸는 꿈, 즉 정치·사회적 요구를 모아 국가 비전으로 만든다는 대목은 정당의 일상적인 활동을 연상시킨다.=난 일상의 정치가 중요하다고 본다. 선거 시기에 반짝 관심을 갖고 정치권에 다 위임하는 방식, 잘하면 박수 치고 아니면 무관심하지 않았나. 시민이 유권자로서, 정치 주체로서 조직화된 힘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유권자 참여운동이 필요하다.
-직접 정당을 만들거나, 기존 정당에서 활동하는 방안은 검토해보지 않았나.=진보개혁 진영의 정당은 너무 많지 않나. 시민들이 또 하나의 정당을 원하지는 않을 거다. ‘시민정치행동 내가 꿈꾸는 나라’가 정치세력화하는 일은 없을 거다. 진보 정당을 포함해 모든 정당이 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전망하나.=나만 해도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딸을 키우고 있다. 70대, 50대, 20대가 있으니 노후문제부터 취업문제까지 한 집안에 정치와 관련된 모든 이슈가 있다. 시민들도 비슷할 거다. 모두가 불안한 시대, 무한 경쟁의 고리를 끊고 패러다임을 전환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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