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3월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유가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수급 불안이 이어지자, 정부가 공공부문의 ‘차량 5부제’를 의무화하고, 재택근무 권고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026년 3월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25일 0시부터 차량 5부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차량 5부제는 2006년부터 시행됐지만, 그동안 실효성 있는 점검이나 제재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느슨하게 운영됐다. 정부는 이를 강화해 위반 시 경고 조치를 하고, 4회 이상 위반할 경우 징계도 가능하도록 했다.
대상은 공공기관 약 2만곳의 10인승 이하 승용차 150만대다. 전기차·수소차, 장애인, 임산부, 미취학 아동이 탑승한 차량은 5부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경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기존엔 5부제를 적용받지 않는 차들도 대상에 포함됐다. 차량 5부제에 따라 월요일에는 번호판 끝자리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에 해당하는 차량이 운행을 멈춘다. 정부는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에도 공공기관에 준해 5부제를 운영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민간 부문은 우선 자율 참여에 맡기되, 자원안보 위기 단계가 ‘경계’로 격상될 경우 의무 적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민간까지 5부제가 확대될 경우, 걸프전이 발생한 1991년 이후 35년 만에 전면 시행이 이뤄지는 셈이다. 김 장관은 “국민이 상당히 불편할 수 있다”며 “공영주차장 출입을 제한하는 등 단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해 대중교통 수요를 분산하고, 상황이 악화할 경우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해 케이-패스 요금 지원 등 추가 대책도 논의될 전망이다.
정부는 또 수급난이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석탄·핵발전소(원전) 가동도 늘린다. 정비 중인 원전 5기(신월성1호기, 고리2호기, 한울3호기, 한빛6호기, 월성3호기)는 오는 5월까지 재가동한다. 아울러 봄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80%로 제한해 온 석탄화력발전의 출력도, 대기 영향이 적은 날에는 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런 조치로, 발전용 액화천연가스의 경우 현재 하루 약 6만9천t인 소비량이 최대 1만4천t가량(20%) 줄고, 공공부문 차량 5부제로는 하루 3천배럴의 석유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석탄 발전 제약 완화와 원전 재가동을 둘러싼 우려도 나온다. 특히 월성3호기는 2·4호기와 함께 설비 일부가 설계 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사실이 드러나 올 초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 “전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안전이나 환경문제를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며 “월성3호기는 안전 문제가 크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원전 재가동과 관련해 김 장관은 브리핑에서 “무리하게 (재가동 시점을) 당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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