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왼쪽)과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 연합뉴스
비자금의 불법성이 1조원대 재산분할을 붙잡았다. 대법원이 8년3개월 동안 이어진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0억원을 재산분할하라’는 2심 판결을 2025년 10월16일 파기했다.
대법원은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이 SK그룹 성장에 실질적인 종잣돈 구실을 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불법 뇌물로 조성된 자금인 만큼 재산분할 기여도는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노태우 비자금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음을 인정하며 최 회장의 총재산 4조원 가운데 35%에 해당하는 1조3800억원을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이 재직 중 수령한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하는 불법 자금”이라며 “해당 자금이 SK의 재산 형성과 가치 증가에 기여했다고 하더라도, 민법상 재산분할의 기여 요소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746조는 ‘불법적인 자금은 재산분할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대법원은 혼인이 사실상 파탄 난 2017년 이전에 증여 또는 처분한 재산 역시 사실심 종결일에는 이미 존재하지 않게 된 재산이므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혼인 파탄 책임으로 최 회장이 지급하도록 한 위자료 20억원만 그대로 인정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불법 자금의 경우 경제적 기여가 인정되더라도 출처의 위법성 때문에 재산분할 등 법적 판단에선 배제돼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사례다. 노 관장 입장에서는 아버지의 돈이 SK그룹 성장 과정에 분명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았으면서도, 출처의 오점으로 인해 유리한 판단을 받지 못한 게 된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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