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상이군경회(이하 상이군경회)가 이 보도한 ‘보훈재벌의 탄생’ 기사(제1260호 표지이야기)에 항의해, 간부들의 집단 방문과 회원들을 동원한 대규모 집회를 이어갔다.
상이군경회는 5월8일 오후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앞에서 200명 가까운 회원들을 동원해 보도를 비난하는 집회를 열었다. 2시간여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상이군경회는 “ 보도가 상이군경회를 폄훼하고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상이군경회는 이날 서울시 지부를 통해 20여 개 지회마다 최대 10명씩 집회 인력 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 “사과 없이 사기꾼 탓이라니”상이군경회의 박광봉 부회장과 김형배 사무총장, 감찰대원 등 20여 명은 이에 앞서 5월3일 한겨레신문사에 항의 방문해 “ 보도가 충분한 확인 없이 김덕남 회장과 상이군경회를 모욕했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취재기자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보훈회관 2층에 있는 상이군경회를 찾아 김덕남 회장과 별도로 면담해 그의 자세한 소명과 항의를 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상이군경회 쪽은, 김 회장이 상인군경회로 돈을 번 것이 없고 부동산과 사업으로 재산을 모았으며, 사업의 수익금을 투명하게 운용하고, 수익사업 피해자들은 사기꾼에게 당한 것이어서 상이군경회가 책임질 수 없고, 회장 독단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조직이 운영되고 있으며, 가짜 상이급수 논란은 이미 충분히 소명됐다고 주장했다. 은 반론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다섯 가지 반론 내용을 전한다(상자 기사).
이날 상이군경회 수익사업의 몇몇 피해자가 5월8일 집회 현장에 나타나,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상이군경회 인천폐기물사업소를 통해 고철을 넘겨받으려다 “16억원을 날렸다”는 ㄱ(66)씨는 “상이군경회가 사기꾼 탓으로만 돌리고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니, 너무 어이가 없다”면서 “피해자들한테 최소한 미안한 마음이라도 가져야지 숨이 막히고 경기가 난다”고 분노했다.
소속 지회를 통해 집회 참석 요청이 왔지만 거부했다는 한 상이군경회원은 “회장의 비리 의혹을 보도한 것이라면 회장 개인이 나서면 되지 왜 상이군경회원들을 동원해 집회를 벌이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회장이 황제처럼 군림하는 상이군경회의 시대착오적 조직 행태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 보훈단체 불법 명의대여 사업 제보받아은 제1260호 표지이야기에서 1천억원대라는 소문이 나돈 김 회장의 재산 형성 과정을 추적하고, 상이군경회의 불법적 명의대여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집안이 풍비박산되거나 회사가 파산한 피해 사례를 집중 보도했다. 또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와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등 보훈단체들이 불법 명의대여 사업으로 큰돈을 벌어들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비리와 문제점을 올해 초부터 탐사 보도하고 있다.
은 보훈단체들의 불법적 명의대여 사업 피해자들의 제보를 받고 있다(koala5@hani.co.kr로 제보 요망). 이 문제는 언론사 차원이 아니라 보훈단체를 관할하는 국가보훈처에서 이른바 ‘보훈단체 불법 명의대여 사업 피해접수 창구’를 마련해 다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존경받아야 할 보훈단체들이 더높은 수준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갖추기를 기대한다. 은 가짜 상이급수 의혹, 국가보훈처와 보훈단체의 뿌리 깊은 유착 의혹 등을 규명하는 보도를 이어갈 것이다.
상이군경회의 입장을 전합니다
대한민국상이군경회(이하 상이군경회)와 김덕남 회장은 제1260호에서 보도한 ‘김덕남은 어떻게 거부가 되었나’ ‘상이군경회 말만 들으면 경기가 난다’ 기사에 대해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혀왔다. 상이군경회와 김덕남 회장은 두차례 면담과 한겨레신문사 앞 항의집회를 통해 “애초 기사에서 김 회장과 상이군경회의 소명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하면서, 다음의 다섯 가지 반론을 제기했다. 은 충분한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이를 싣기로 했다.
첫째, 김 회장은 “1980년대 상이군경회 광주지부장을 맡았지만 명예직이었고, 지부장 재임 기간 동안 상이군경회 명의로 사업을 벌인 적이 전혀 없고 상이군경회를 이용해 한 푼도 돈을 번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초기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여러 사업과 부동산으로 재산을 모았다”면서 자신은 “광주 지역 경총 부회장도 지낸 사업가”라고 말했다. 1970년대 ㅁ석회비료를 사고팔아 몇 배의 차익을 봤으며, 그 뒤 전남도청 근처 부동산 6~7개를 사고팔아 운 좋게 큰돈을 벌었고, 1990년대엔 750억원에 산 전남 화순의 골프장을 1300억원에 팔아 자신의 지분(7분의 1)에 해당하는 100억원의 차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둘째, “(보훈단체들이) 회장과 극소수만을 위한 돈잔치판”이라고 보도한 것에, 상이군경회는 “수익사업의 수익금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회장이 단체의 돈에 손댈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외부 회계 감사와 보훈처 감사를 받을뿐더러, 국가보훈처 복지사업심의위원회의 자금지출 승인 절차를 거친다고 했다. 김 회장도 “나는 결재서류 올라오면 도장만 찍지, 내 마음대로 10만원도 손을 댈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2012년 취임 직후 50여 명의 사업소장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나한테 부당한 부탁을 하면 불이익을 준다’고 엄중하게 경고했으며, 그 뒤로 바깥에서 차 한잔 같이 마신 적 없고, 돈 한 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셋째, 상이군경회의 이름을 빌린 명의대여 사업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인천지부에서 사기꾼들이 벌인 일이고, 피해자들도 같이 돈 벌려고 뛰어들었다가 걸려든 것”이라며 “주범인 사기꾼은 8년형을 받아 감옥에 들어가 있고 상이군경회장은 그 사업에 전혀 관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나는 위임장 써준 것밖에 없고 피해자라는 사람들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회장한테나 본부로 미리 확인 전화를 하거나 찾아온 적도 없다”고 말했다.
넷째, “(보훈단체에) 회장만 있고 회원이 없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상이군경회는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김 회장의 ‘7년 장기집권 체제’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정관에 보장된 두 번째 임기를 맡아 7년 재임하는 것인데 그게 무슨 장기집권인가”라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내가 회장을 절대 안 하려고 했는데 지부장 5명이 나를 옹립해 억지로 회장을 맡게 됐던 것”이라며 “상이군경회 관련 사업을 내가 직접 한 적이 없기 때문에 회장으로 옹립될 수 있었고, 내가 회장 된 뒤로는 상이군경회에서 사업상 부정으로 물의를 빚은 적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을 도와주면서 살면 살았지, 돈 때문에 다른 사람한테 원망을 산 적이 없다”고 했다.
다섯째, 가짜 상이급수 논란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수십 년에 걸친 음해자들의 공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없이 그 문제를 물고 늘어져 국회 상임위에도 불려가고 국가보훈처 재심도 받았지만,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거듭 소명됐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이 기존 구독제를 넘어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은 1994년 창간 이래 25년 동안 성역 없는 이슈 파이팅, 독보적인 심층 보도로 퀄리티 저널리즘의 역사를 쌓아왔습니다. 현실이 아니라 진실에 영합하는 언론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투명하면서 정의롭고 독립적인 수익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의 가치를 아는 여러분의 조건 없는 직접 후원입니다. 정의와 진실을 지지하는 방법, 의 미래에 투자해주세요.
*아래 '후원 하기' 링크를 누르시면 후원 방법과 절차를 알 수 있습니다.
후원 하기 ▶ http://naver.me/xKGU4rkW
문의 한겨레 출판마케팅부 02-710-0543
전화신청▶ 1566-9595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http://bit.ly/1HZ0DmD
카톡 선물하기▶ http://bit.ly/1UELpok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민주, 헌법재판관 임명·쌍특검법 공포가 탄핵 잣대
최상목, 내란 사흘 뒤 “윤 탄핵 기정사실…문제는 장기화 여부” 발언
물에 빠진 늙은 개를 건져주자 벌어진 일 [아침햇발]
‘뭐요’ 임영웅 “걱정과 심려 끼쳐 죄송…저는 노래하는 사람”
민주 “‘내란 부정’ 국힘 정치인·유튜버 내란선전죄로 고발할 것”
“교수님, 추해지지 마십시오”…‘12·3 내란 옹호’ 선언에 답한 학생들
다시 만난 ‘남태령 대첩’ 시민들…”함께여서 추운 동짓날 밤 견뎠죠”
“총 쏴서라도”…검찰 김용현 공소장으로 본 윤석열 ‘내란 일지’
국수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신원식 국가안보실장 30일 출석 통보
영원한 ‘줄리엣’ 올리비아 핫세 가족 품에서 잠들다…향년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