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종지부를 찍은 서울 도곡동 땅은 ‘도곡동→다스(DAS)→비비케이(BBK)’로 연결되는 자금 흐름의 한 축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은닉 재산의 ‘핵’인 이 땅을 1985년 형 이상은·처남 김재정씨 명의로 사들였다. 10년 만인 1995년, 포스코개발에 매입가의 17배인 263억원에 되팔았다. 2개월 뒤 매입 대금의 일부는 이상은·김재정씨 명의 회사인 현대차 협력기업 다스로 흘러갔다. 2000년 다스는 투자자문회사 비비케이에 19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도곡동→다스→비비케이로 흐르는 돈줄이 만들어진 것이다. 다스나 도곡동 땅 어느 쪽에서든 실제 주인이 밝혀지면, “내게는 한 푼도 안 왔다. 도곡동? 새빨간 거짓말이다!”라는 이명박의 주장이 신빙성을 잃는 상황이었다.
1996년 총선 때부터 이명박은 다스 회삿돈을 ‘제 것처럼’ 비자금과 정치자금으로 썼다. 민주자유당 초선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이던 이명박은 1996년 4월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기쁨도 잠시였다. 다섯 달 뒤 비서관 김유찬씨가 ‘여론조사 비용 등 선거자금이 대부기공(2003년 다스로 사명 변경) 자금에서 나왔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사실을 폭로했다. 이 일로 이명박은 기소돼 당선무효형인 벌금 400만원이 확정됐다.
‘판도라의 상자’ 같은 도곡동 땅과 다스 문제가 전국적인 관심을 받은 것은 이명박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오면서다. 도곡동 땅과 다스의 주인이 이명박인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한 달 뒤인 2007년 8월, 검찰은 “도곡동 땅(이상은의 지분)이 제삼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불과 일주일 앞둔 때다. 하지만 대세는 이명박 편이었다. 이명박은 박근혜와 겨뤄 경선에서 승리했고 대통령 당선도 유력해졌다.
검찰은 대통령선거를 2주 앞두고, 사실상 이명박의 대통령 당선을 앞두고, 이명박의 비비케이 주가조작 연루, 다스와 도곡동 땅 차명 소유 의혹을 모조리 무혐의 처분했다. 다스에 대해 “이명박 소유라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2008년 초 비비케이 특별검사팀이 구성돼 다시 한번 수사를 벌였지만 검찰이 ‘제삼자의 것’이라고 판단했던 도곡동 땅마저 특검은 “이상은씨 것이 맞다”고 결론 내렸다. 특검을 거치면서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이명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의문을 서둘러 덮어버렸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에 대한 온 국민의 질문에 11년 만에야 법원은 지난 10월5일 1심 재판에서 “이명박이 다스 실소유자”라고 답했다. 특검도 밝히지 못한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도 이명박이라고 했다. 하지만 비비케이와 관련된 진실은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도곡동→다스→비비케이’로 연결되는 자금 흐름을 온전하게 재구성할 마지막 퍼즐 조각이 남은 것이다.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은 도곡동 땅과 다스 문제와 다르게 다수의 피해자가 있다. 많은 사람의 눈물을 쏟게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게 맞느냐는 문제의식은, 당시 이명박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 꾸려진 2007년 특별취재팀의 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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