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주)폴앤폴 대표이사 조용휴(44)씨가 ‘노무현 구하기’에 나섰다. 지난 6월19일 청와대에서 발표한 6명의 새 비서관 가운데 그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여의도에서 ‘잘나가는’ 여론조사 업체의 사장님이 지지도가 바닥을 맴도는 정권의 말년에 같은 배를 타겠다고 나선 것은 의외다.
그는 여론조사비서관으로 2003년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이후 3년 만에 다시 노무현 대통령을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노 대통령이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낼 때인 1993년부터 알고 지냈으며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을 하면서 이미지 관리 등 본격적으로 여론조사 전문가로서 도왔다. 2002년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여론조사 방식 등을 결정짓는 데 막후에서 활약이 컸다. 어쨌든 그는 정치 컨설턴트로서는 최고의 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했다.
오늘의 부시 대통령을 만든 정치 컨설턴트 칼 로브가 비서실 부실장으로 백악관에 입성했던 것과 상황이 다르지만 그의 청와대행도 이유는 비슷하다. 그는 “무한 책임의식 같은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권 탄생에 나름대로 공을 세웠던 인물로서 성공한 정권으로 역사에 남기고 싶은 생각이다. 그는 일찍이 인수위 시절 당선자 쪽으로부터 “함께 가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어려울 때 부르면 그때 구원투수로 가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가 약속을 지킬 만큼 지금 참여정부는 어렵다. 한편으로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그의 역발상적인 철학 때문인지도 모른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것.” 그는 지지세력의 이탈이 정책의 내용을 떠나 추진 과정의 문제라고 분석한다. 또 지나치게 특정 집단·계층과 대립각을 세웠다는 것이다. 대북송금 특검 수용과 이라크 파병은 파경의 결정적 계기였다고 본다.
노무현을 살리겠다고 나선 그의 손에 당장 뾰족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전략은 의외로 간단하다. “단점을 장점으로 치환시키고 장점을 최대화하면 됩니다.” 그가 어떤 조언을 할지 궁금하지만 그의 충언이 성공할지가 더욱 궁금하다. 그는 수십 명의 비서관 가운데 하나이고 참여정부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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