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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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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 팠더니 자동차가 나왔네

등록 2013-10-19 14:29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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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큰잔치에서 무려 ‘자동차’를 타가는 행운아는 누굴까, 평소에도 궁금했다. 의 독자 인터뷰는 어떨까, 도 (조금) 궁금했다. 첫 독자 인터뷰에, 당첨자 인터뷰까지 한 번에 ‘당첨’됐다. 자동차에 비하랴만, 기자도 행운이라고 우겨본다. 이번 한가위 퀴즈큰잔치 ‘대박’ 행운의 주인공은 서울 강일중학교 체육교사 박희승(48)씨다.

-자동차에 당첨됐다. 축하한다.

=진짜? 무슨 그런 행운이…. 예전에도 몇 번 보냈는데 한 번도 안 됐었다. 굉장히 행운이다.

-좋은 꿈이라도 꾸셨나.

=시절이 하수상하여 술 마시고 잠드는 일이 많아 꿈은 안 꾼다.

-13년째 정기구독한 독자더라.

=1999년 처음 교사로 발령받은 무렵에 정기구독을 시작했던 것 같다. 지금도 와 둘 다 정독한다. 동료들한테 박학다식한 얘기를 할 수 있는 건 덕분이다.

-퀴즈는 어렵지 않았나.

=솔직히 멘사 마지막 문제는 못 풀겠더라. 창의적 발상이 필요한 문제였다. 머리 좋은 제자 몇 명의 도움을 좀 받았다. 제자들에게 사례를 해야겠다.

-어떻게 할 건가.

=하하! 그건 비밀이다.

-평소 제자들이랑 시사적인 대화도 많이 하나.

=요즘 아이들이 생각하는 힘이 많이 약화돼서 가슴이 아프다. 가끔 체육 수업 대신 ‘사람의 삶이란’ ‘뇌과학’ 등을 주제로 교실에서 수업한다.

-자동차는 어떻게 할 건가.

=현금으로 바꿀 수 있나.

-그건 안 될 것 같다.

=새벽마다 배드민턴을 치고 나서 바로 출근하느라 조그만 스쿠터를 하나 마련했었다. 작아서 불편했는데, 이참에 자동차로 바꿔야겠다. 집에 차가 한 대 있긴 한데 아내가 쓴다. 나는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버스를 타고 다녔다.

-퀴즈 응모지에 ‘조·중·동에 이어 공중파 방송까지 죽은 시대, 한겨레의 노력이 더 한층 중요합니다’라고 썼다. 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난 있는 그대로 ‘진검승부’를 좋아한다. 밀양 문제 등에 진실성 있게 다가가달라. 다른 시사주간지에서도 계속 구독 요청 전화가 오는데 “난 한 우물 파겠다”고 말해줬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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