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4호 표지
표지이야기 ‘도둑님들’을 보며 전두환의 재산 빼돌리기의 광범위함에 놀랐다. 전두환의 뻔뻔한 호화생활을 보며 대중은 정의를 향한 자신의 외침이 권력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 확인한다. 대중은 자신이 패배했음을 인정하기 싫은 나머지 그를 아예 잊기로 결정한 게 아닐까? 하지만 고나무 기자의 지적대로 전두환과 그의 시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금처럼 이 전두환의 재산 문제를 집요하게 추적하고 사회에 끊임없이 환기해주길 바란다.
황소연 이게 영화의 구실역시 임팩트가 강하다. 기획 ‘영화, 기억 전쟁의 최전선에 서다’는 이야기의 힘을 새삼 체감하게 했다. 매력적인 형태의 서사는 지배당한 뇌리를 자극하고, 기억을 지배했던 이들을 긴장하게 한다. 궁금한 것은 역시 정치권의 태도다. ‘기억 전쟁’을 역사 판단의 실마리가 아닌 이해타산의 목적으로 이용한다면 원하는 변화를 일궈내기 힘들다. 단지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본 것만으로 생길 수 있는 안도감 또한 위험하다. 영화의 역할은 기억의 주체들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것뿐이다.
장슬기 ‘문안’의 차이 제대로그들의 주장대로 이번 대선이 정책 대결이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책을 살펴보는데 안철수와 문재인의 정책은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뿐…. 그런데 이번 정치 기사를 보고 안철수와 문재인의 차이를 발견했다. ‘포퓰리즘’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오른다. 국회를 거치지 않고 자꾸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려 했던 포퓰리즘. 그러나 한계를 깨닫고 나중엔 대연정 제안이라는 실책까지 범하게 된 허약성. 안철수의 정치 혁신안을 파헤친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단일화가 시작되고 있다. 앞으로도 흥미로운 분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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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주 개혁의 결말
학창 시절 처음 반장에 당선돼 시도한 개혁은 개악으로 귀결되었다. 대개 화장실 청소처럼 힘든 일은 늘 선량하고 힘없는 친구들의 몫이었다. 반장의 직권을 이용해 좀 노는(?) 친구들을 화장실 청소로 배정했지만, 어느새 그 청소는 선량한 친구들이 하고 있었다. 재배정해도 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다음 학기, 나는 반장 선거에서 떨어졌다. 제도로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정치 ‘안철수의 포퓰리즘’을 보며 잊었던 의문이 떠올랐다. 내각제를 도입해도, 국회의원 수를 줄여도, 핵심을 비껴간 개혁의 결말은 개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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