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최수범(24)씨는 놀랍게도 5년째 ‘가판’에서 을 사봤다고 한다. 정기구독자 아닌 정기구독자였던 셈이다. 최씨를 직접 만나 저 어두컴컴한 가판대에서 정기구독의 밝은 길로 들어서는 은혜를 베풀었다.
1. ‘기자이용권’ 당첨자다.
기자이용권인 줄만 알았지 10문10답 하는 줄 몰랐다. 이래도 되는가.
2. 그래도 된다. 외모가 독특하다. 혹시 밴드를 하는지.
공업고등학교를 다녔는데 학교 펑크밴드에서 드럼을 쳤다. 지금은 대학에서 기술경영을 전공한다. 철학에도 관심이 많아서 이택광 경희대 교수가 하는 세미나에도 나간다.
3. 이력이 독특하다. 은 언제부터 구독했나.
예전에 사귀던 여자친구와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 보기 시작했다.
4. 어떤 성취를 위해서는 역시 연애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기자 중에 ‘제발 좀 꺼져줬으면’ 하는 기자가 있나. 물론 나는 제외하고.
흠…. 없다. 은 시사주간지들 중에서 압도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5. 정확하게 봤다. 그러니 정기구독하자.얼마 전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단체가 주관하는 대학생 논문 공모에 입상했다. 상금 50만원을 받았는데 그 돈으로 구독하겠다.
6. 그 단체에 응모하다니 을 보는 것은 ‘이념적 코스프레’ 아닌가.
‘이데올로기 코스프레’를 주제로 공상과학(SF) 소설을 구상하기는 했다. 그래도 나의 정체성은 이다. 의심하지 말라. 한겨레 발행 에서 주최한 ‘한국경제 혁신을 위한 시민 제안’에서도 가작에 뽑혔다. 상금 안 주고 1년 정기구독권만 주더라.
7. 전문 응모꾼 아닌가. 꾼의 냄새가 난다.그렇지 않다. 다만, 주최 쪽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잘 쓰기는 한다. 하하하.
8. 언론 쪽에도 관심이 많나.
중·고등학교 때 신문부를 했다. 축구선수 박지성이 고등학교 선배다. 1학년 때 모교를 방문한 박 선수를 단독 인터뷰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 쪽은….
9. 그럼 어느 쪽을.
친구가 부당 해고를 당했다. 도움을 줄 수가 없더라. 그래서 로스쿨 진학 고민도 하고 있다.
10. 학비가 만만찮을 텐데.
집안 형편이 어렵다. 어정쩡하게 가난하면 혜택을 못 받는데 완벽하게 가난하면 여러 혜택이 있더라. 하하하.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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