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탁기형
한때 소년이었던 이는 양촌리 이장집 둘째아들 용식이를 기억합니다. 응삼이나 일용이, 뭐 그런 친구들과 비교하면 참 멀쩡했죠. 용식이 아내로 나온 탤런트 박순천이 살짝 예뻤던 기억도 납니다. 그때는 소년이었으니까요. 소년 시절에는 어느 동네에나 ‘동네 바보’가 있었습니다. 할머니들은 이런 말씀을 하셨죠. “멀쩡하던 게 어쩌다 저리 됐을까. 쯧.” 혀를 ‘쯧’ 하고 차시는데, 그걸 따라하고 싶었지만 소년은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어른들만 그런 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죠. 세상 좀 살아보고, 굴러보고 그래야 그런 소리가 나온다는 거죠. 소주를 마시고 입맛을 ‘짭’ 하고 다실 수 있게 된 나이 든 소년은, 요즘 들어 그 소리가 저절로 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짭짭짭.
한때 소년이었던 이가 살짝 나이가 들었을 무렵, 문화방송 에서 자전거 타던 유인촌은 한국방송에서는 삽질로 성공하는 주인공 역을 맡게 됩니다. 지금의 삽질 대통령을 모델로 했다는 드라마 이죠. 유인촌은 드라마 주인공인 자기보다 스타가 된 이휘향과 꾸숑(최민식)이 미웠을까요. 대통령도 자기가 인기 없다는 사실에 자기를 대충 모신 이 사람, 저 사람 다 미운 걸까요? 그래서 그랬을까. 아, 왜 그러는 걸까요?
“쯧쯧.” 그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한때 소년이었던 이는 소주를 두 잔 연거푸 마신 듯 ‘쯧’ 소리가 두 번 연달아 나왔습니다. 소년으로 기억되던 이는 2008년 촛불집회장 한 귀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유인촌은 양촌리로~. 유인촌은 양촌리로~”라는 구호를 쉬지 않고 외치던 여성이 번뜩 떠올랐습니다. 참으로 염소 같은 목소리였고, 그러자니 참 목가적인 성대를 가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띠리리 띠리리리리~이이잉’으로 시작하는 주제가처럼 들리더니 초가집이 떠올랐고, 초가집 하니 민속촌, 촌 하니 유인촌까지 줄줄이 연상되더니 유인촌은 정말로 양촌리로 꺼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그 유, 그 유인촌이 돌아온 것입니다. ‘유 윌 비 백.’
양촌리에서 가장 잘나가던 용식이네 집, 그러니까 이장집에도 회전문은 없었습니다. 있었다면 귀동이 아들 노마가 놀이터로 이용하다 다 부숴먹었겠죠. 그런데, 삽질 대통령이 만든 회전문은 역시 튼튼한가 봅니다. 돌려도 돌려도 돌아갑니다. 돌려막기는 카드만 되는 줄 알았는데, 유인촌·박형준·이동관, 연체이자 세게 물었던 추억의 이름들이 끊임없이 돌아옵니다. 난 네가 이번 정권에서 한 일을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납량 특선이 따로 없습니다.
장관 시절 막말에 나이 든 예술계 선배들 내쫓는 걸 보니 아버지 최불암, 어머니 김혜자, 형 김용건이 가정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은 걸까요. 소년으로 살았던 이는 막말문화 창달에 앞장섰던 유인촌을 문화부 장관에서 물러난 지 1년 만에 다시 문화특별보좌관으로 내정한 이명박 대통령을 생각하자니 3연속 “쯧쯧쯧”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러고는 할머니 말씀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멀쩡하던 게 어쩌다 저리 됐을까.” 할머니, 그런데요 처음부터 멀쩡하지 않았을지 몰라요.
여기서 문제. 대통령이 다음번에 할 것은? 돌려차기, 돌려막기, 돌려깎기, 4대강 돌려놓기.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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