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긴 전자우편 주소, 웬만해선 외울 수 없는 주소를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갖게 된 여고생은 “그 사연은 얘기 말아달라”고 기자에게 말했으나, 입이 간질간질하기만 한 기자는 발설하고 만다. “전주여고 류가연(3년)양의 전자우편 아이디는 rnrdjdnemto!” 대한민국 여고생의 비밀이 사라지면이 나라의 비밀은 사라지므로, 더는 사연을 추궁 마시라. 느낌표 여고생을 소개한다.
1. 지난 설 퀴즈 엽서에 “격하게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썼다.
= 자율학습 때 전화 와서 못 받고 두 번째 통화도 잘 못했는데, 끊고 나서야 ‘흑, 전화 끊어버려서 (인터뷰) 못하는 거 아냐’ 생각했다. 너무너무 ‘독자 10문10답’ 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단어다. 격하게!
2. 고3이 되어 좋은 점도 있는가.= 올해만 열심히 하면 대학 생활이 기다린다는 게 그래도 조금 마음 편하다.
3. 나쁜 점이 많겠다.= 앉아서 공부만 해야 하고, 점심·저녁 식사가 늦다. 1·2학년은 12시, 3학년은 1시에 먹는다. 배가 많이 고파서… 하하.
4. 어떤 ‘착한’ 친구가 정기구독을 권한 건가.= 1학년 때부터 친한 3학년9반 이.소.영.이다. 신문도 못 읽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점점 둔해져 물어봤더니, 을 추천해줬다. 소영이도 구독한다. 지난 설 퀴즈도 같이 보냈는데, 다 떨어졌다!
5. 의사가 되고 싶다고.= 어릴 때부터 다큐멘터리도 즐겨보고, 소록도나 외국의 여러 마음 아픈 일들을 접하면서 마음먹었다.
6. 기사 보는 눈이 남다르겠다= 기획 연재 ‘생명 OTL’이 좋았다. 한국 의료제도가 너무 불공평하다. 이과다 보니 ‘사이언스 온’도 즐겨본다. 아, 독자 10문10답도 즐겨본다. 소영이한테 말했다. “나한테 무슨 질문이 올지 궁금하단 말이야!”
7. 그러니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만나고 싶은 기자가 있다면… 보내주겠다.= 딱 한 분을 뽑기는 정말 어렵지만…, 류우종 기자님! 언제나 좋은 사진들 감사하다.
8. 지면에 불만은 없나.= 되레 감사할 일이 있다. 기숙사에서 아이들이 가져갔는지 책이 없어져 다시 보내달라고 했다. 친필로 내 이름과 함께 “학생에게 소중한 교육 자료입니다. 꼭 전달 부탁합니다. -한겨레21 전북지사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감동!
9. 내년에 스무 살이 되면 뭘 하고 싶나.= 일단 살 좀 빼야겠다, 하하. 체육 시간도 없이 밥 먹고 앉아 공부만 하니까. 친한 친구들과 여행 가고 싶다!
10. 답변이 넘쳐 인터뷰를 표지이야기로 해도 넘치겠다. 더 하고 싶은 말 있나= 주변 친구들이 (인터뷰한다니까) 더 흥분한 것 같다. 자기 이야기 해달랜다. 은솔, 재경! 열공해서 원하는 대학 가자.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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