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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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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805호를 읽고

등록 2010-04-22 13:09 수정 2020-05-03 04:26
티격 태격

티격 태격

<font color="#00847C">[티격태격]</font>“불행학번은 살아남으려 기를 쓰는 바퀴벌레?”
“경쟁과 자본에 치이고 길들여진 좀비죠”

<font color="#008ABD">K:</font> 밖이 많이 춥죠?

<font color="#C21A8D"> 박지숙:</font> 네 겨울이에요. 그럼 표지이야기부터 할까요?

<font color="#008ABD">K:</font> 표지 이미지가 꼭 바퀴벌레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든 계단을 기어 올라가는 바퀴벌레.

<font color="#C21A8D"> 박지숙:</font> 네, 좀비 같아요. 경쟁과 자본에 치이고 길들여지는 사람들. 무섭네요. 비단 이 학생들만의 얘기는 아닌 듯해요.

<font color="#008ABD">K:</font> 좋은 말로 경쟁이고, 실은 약육강식이죠. 내용을 읽고 막연하게나마 알던 것을 좀더 확실히 한 면이 있습니다.

<font color="#C21A8D"> 박지숙:</font> 학생들을 인터뷰하고 설문조사해서 표로 보여준 것이 시각적으로 좋았고, 다양한 학교 사례를 보여준 것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근데 ‘머리는 진보, 몸은 보수’라는 부분에서 분석적인 기사가 있었으면 해요. 이런 불행학번을 만든 것은 학교의 기업화·상업화인데 그 본질은 못 짚은 점이 걸려요.

<font color="#008ABD">K:</font> 그렇죠. 현상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주는 기사가 아쉽네요. 이 정부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을 커다란 사업장으로 본다는 거죠. 오늘 신문에 쉬는 시간을 5분으로 줄인 초등학교가 많아졌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이러다 유치원도 일제고사를 보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일부러 이러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 다들 파편화돼 자기 자신만 생각하니까.

<font color="#C21A8D"> 박지숙:</font> 이번호 굵직한 기사가 많네요. 이슈추적이 천안함 관련 기사죠.

<font color="#008ABD">K:</font> 설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건 정부가 뭔가 숨긴다는 겁니다. 그렇게 숨기는 부분을 캐내는 기사를 기대했는데, 너무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초점 ‘삼성 백혈병 노동자, 또 하나의 죽음’과 관련해, 삼성에서 반도체 공장의 작업 공정을 공개하겠다는 기사를 언젠가 보았습니다. 공개하라고 할 때는 하지 않더니 이제 만반의 준비가 되었나 보죠.

<font color="#C21A8D"> 박지숙:</font> 문제는 이런 기사가 TV에는 안 나온다는 거죠. 초점 ‘실세들, 도무지 알 수 없는 생명력’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볼 수 있었어요. 대통령 근처에는 유능한 인재가 없다는 걸 다시 확인했어요.

<font color="#008ABD">K:</font> 서울 시민이 아닌 사람은 오세훈 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데, 이번에 보니까 전임자를 쏙 빼닮았더군요.

<font color="#C21A8D"> 박지숙:</font> 개성 없는 디자인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쫓겨난 노점상 얘기가 조금밖에 없어 아쉬웠어요. ‘탐사기획’이 마지막이었어요. 아이들이 받을 상처 때문에 맘이 아팠어요.

<font color="#008ABD">K:</font> 지난 기사 중 빈곤을 탈출한 사례에서 등장한 분이 이런 얘기를 했지요. 무기력을 벗어날 수 있도록 영화라도 보여주라고. 역할모델을 만들고 살아가다 보면 꿈을 꾸고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기사 내내 ‘무기력’이라는 글자가 워터마크처럼 따라다녔습니다.

<font color="#C21A8D"> 박지숙:</font> 지난번 탐사기획 기사를 보고 너무 힘들었어요. 나도 백수고 늦잠 자는데.

<font color="#008ABD">K:</font> 세상이 그래서인지 을 보면 화가 나고 화가 가라앉으면 절망하고. 그나마 ‘인터뷰 특강’이 삭막한 분위기를 조금 살렸네요.

<font color="#C21A8D"> 박지숙:</font> 새로 시작한 칼럼 중에서 ‘엄마가 됐어요!’가 재밌어요. 39살에 초산이신 거 보고 용기를 얻었다는.

<font color="#008ABD">K:</font> 밤늦게 수고 많이 하셨어요. 내일도 좋은 하루!

<font color="#C21A8D"> 박지숙:</font> K님도요. ^^

<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tr><td height="22px"></td></tr><tr><td bgcolor="#E7E7E2" style="padding: 4px;"><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 bgcolor="#F7F6F4"><tr><td class="news_text02" style="padding:10px">

■ 표지이야기 20자평

<font color="#006699">나혜윤 : 대학은 대기업 입사를 위한 1천만원짜리 입시학원
박준호 : 상위 5%에 들리라 믿는 대학생의 이기심에 바친다
정유진 : 세상이 우릴 스펙의 노예로, 인지와 행동의 불일치로
K : 특별대학, 상생학과, 행복학번이 되는 길은 어디?
홍부일 : 죽을 것 같은 지금 고3이 지나면 기다리는 지옥</font>
</td></tr></table></td></tr><tr><td height="23px"></td></tr></table>
〈한겨레21〉 805호

〈한겨레21〉 805호

보통대학 경쟁학과 불행학번

→ 진정한 학문을 배우고 싶다면 대학을 떠나야 한다. 왜냐? 첫째, 등록금 때문에 죽자고 알바를 해야 한다. 따라서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 둘째,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위해 대기업에 취직해야 한다. 결국 스펙 위주의 시험공부를 해야 한다. 셋째, 결정적으로 오늘날의 대학은 취업을 위한 또 다른 입시학원이다. 입시학원에선 교육을 하지 않는다. 그냥 요령만 가르칠 뿐이다. 배우러 대학 가지 않는다. 다만 졸업장을 살 뿐이다. esc5470

→ 저도 대학생이고, 취업난에 허덕이는 우리가 불쌍하지만 대학에서 대학생의 태도도 더 주체적이 돼야죠. 스펙을 위해 토익학원을 선택한 것은 자신 아닌가요. 서로를 불행하게 한 건 사회만 불평하며 조건을 따르는 몰개성의 자신입니다. k1004sf

→ ‘노트 빌려줄지 여부’에 대한 부분은 충격적이네요. 저는 서울의 모 여대에 다니는 학생인데, (착한 척하려는 건 아니지만) 저 같으면 빌려주겠습니다. 다만 ‘노트를 남에게 빌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미친 듯이 빠지지 않고 출석해야겠죠. 여대 수업 출석률과 공학 수업 출석률을 비교해보셔도 조금 놀라실 듯. pizzi88

친구는 한 명이면 돼!

→ 신자유주의라는 분은 사람을 한순간에 파편으로 떨어져나가는 객체 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 대단한 능력을 소유하고 계십니다! sun1408

놀라운 발명품 ‘삼촌’

→ 다수자가 소수자를 바라보는 편협된 시각을 느끼는 게 저뿐일까요? 대다수 삼촌팬은 10대 팬보단 좀더 성숙한 팬덤을 꾸릴 가능성이 있는 집단입니다. kdoll78

“웃어야 한다, 쉽다, 웃어라”

→ 좌파·우파가 문제인가. 우린 그저 김제동이란 유쾌한, 개념 있는 한 인간을 좋아하는 상식파. nosoo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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