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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99호를 읽고

등록 2010-03-11 17:02 수정 2020-05-03 04:26
<한겨레21> 799호

<한겨레21> 799호

[집중 모니터링] 지난 2년의 흔적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지 2년이 흘렀다. 표지이야기에서는 이 대통령이 2년간 남기고 간 발자국들을 들춰낸다. 발자국을 찍는 동안 남긴 생채기들을 다시 확인하면서 기분이 더 가라앉는다. 지금도 세종시 논란에서 드러나듯 효율을 가장한 비효율 앞에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립영화인들이 만든 미디액트나 시네마테크가 급조된 뉴라이트 단체에 하루아침에 넘어간 과정은 사람이 얼마나 뻔뻔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코미디다. 문화 행정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파행이 줄을 잇는다. 그럼에도 기사에서 말하듯 ‘아직 3년이 남았다’. 얼마나 더 많은 생채기가 남을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고용 사정이 나쁜 건 청년들이 눈이 높아서’라는 정부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것과 같이.

기획에서 다룬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이야기는 우리 정부가 남긴 다양한 무책임의 발자국이다. 일본에 남은 한국인 유골이 남북한 체제 경쟁에 휘말려 돌아오지 못한 것이나 부관연락선이 조난당한 것 모두 일반 사람들은 모르고 넘어갔을 얘기들이다. 국가가 저지른 무관심과 무책임의 흔적을 돌아보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꼭 필요하다. 지난호 도쿄대공습에 이어 이 일제강점 100년을 맞아 지속적으로 들춰낼 상처의 흔적을 기대한다.

돈이 없으면 사법시험을 준비하기가 어려워졌다. 외고 출신이 늘었다는데, 부모가 외고 학비를 대는 일도 만만찮다. 고시에서 공부할 양은 늘고 더 어려운 판례를 ‘짚어주는’ 학원은 날로 매출이 늘어난다. 거기에다 사법연수원생이 몰래 고시촌에서 사법시험 대비 특강을 할 만큼 사법시험 합격이 주는 메리트가 엄청나니 이렇게도 시험에 몰리는 게 아닐까. 로스쿨 체제가 확고해질수록 법조인이 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란 지적도 있는데, 이를 제대로 다뤘다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미국이 아프간과 이라크에 남기고 간 발자국은 두 곳에서 제2의 베트남전을 만들 태세다. 부시 정권과 닮은 오바마의 아프간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낼지는 모른다. 기사를 통해 전하는 아프간의 전황은 미국에 유리하지 않은 것 같다. 미국이 남기고 간 발자국은 말끔히 처리되기는커녕 날로 깊어만 간다. 작전에 현지인을 쓰고 각종 지원 활동을 벌여도 쉽게 민심이 넘어오지 않는다는 건 이미 과거의 사례들에서 배웠다. 그 수렁에 지방재건팀(PRT)을 내세워 다시 파병의 발자국을 찍으려는 우리 정부의 행보가 걱정스러운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각자 남기고 간 발자국이나 흔적들은 어떻게 돌아올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흔적이 들춰졌을 때 그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 책임지지 않는 자세가 남기는 상처는 지면에 수도 없이 나온다. 그런 대책 없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할 텐데. 박준호 19기 독자편집위원

월정사 일주문. 월정대가람 현판은 오대산 전체가 법당으로 여길 만큼 불교 성지라는 것을 말해준다.

월정사 일주문. 월정대가람 현판은 오대산 전체가 법당으로 여길 만큼 불교 성지라는 것을 말해준다.

‘5만 부처 머물던 불도량, 삿된 마음 디딜 곳 없구나’
뭐가 이렇게 길어? 지루해, 라며 읽다 보니 어느새 오대산 적멸보궁 앞에 당도해 있네요. 를 읽는 것 같아 재밌네요. infowatch

아직 3년이 남았다.

→이번호 표지에 상처받은 독자 1인이라는. 표지 땜에 살까 말까 고민했다는. 과연 이 시대 최고의 매력남, 최고의 포토제닉이신 각하를 보는 순간 눈이 멀고 온몸이 떨려왔다는(존안만으로도 눈이 부신데 심지어 V자라니!). 이 솟구치는 감정을 어디다 토로할지 알 길 없어 여기다 쓴다는. 빵구똥구라는. wolfric

→이번 6월 지방선거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투표하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를, 어느 정당을 찍으라고 선동하기 전에 어느 방향으로 우리나라가 나가야 할지 단 1분이라도 스스로 생각해보고 투표권을 행사했으면 좋겠어요. moonpolo

→이명박은 잘못 없다. 자기의 욕망을 실현하려고 출마했을 뿐, 나머지는 국민의 몫이 아니었던가. 30년을 파쇼 정권하에서 고생하고도 정신 못 차리는 국민 아닌가. 고생해도 싸지, 싸. dangoon7

→자기들이 잘못 찍어서 고생하는 건 업보라고 치고, 투표권도 없고 아무것도 모른 채 당하고 있는 미성년과 우리 자식들은 무슨 잘못이기에 ‘이명박은 잘못 없다’고 그리 쉽게 말하시는 건가요? grl6gap

찬양 일색의 보도가 도요타를 삼켰다

→언론의 비판 기능을 힘으로 통제해버리면 정치권력이든 대기업이든 한동안은 효과가 좋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썩은 부위가 뻥~ 터진다는 말이군요. didlqudtlsdk

이 훌륭한 성인용 종합위락시설이여

→와우, 과격한 단어들이 보이네요. 클럽, 부킹, 싸이…. 하지만 넙치눈으로 보지 않는다면 꽤 프레시한 단어들 아닌가요? chul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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