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엔 이번 것도 특집이다. 지난 두 호가 노무현 전 대통령 특집이었다면, 이번호는 잠정적으로 이명박 현 대통령 특집이다. 표지이야기가 평소 다루던 분량의 두 배나(!) 된다. 전체 분량의 절반을 넘는다. 나는 좀 우려스럽다. 이 두꺼운 표지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감정이 격앙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것은 현재 민주주의의 후퇴가 심각하다는 위기감 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두려운 것은 또 있다. 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힘이 많이 들어간 느낌이기 때문이다. 부담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분노 혹은 고함 소리가 쉬지 않고 계속되는 것 같아서다. 그러나 긴장이 길어지면 긴장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지치기 마련이다. 현 정권을 ‘파시즘X’로 규정한 기사들을 쭉 읽다 보니 정치권, 검찰, 경찰, 한국방송, 시국선언, 인권침해 같은 표제어를 가진 기사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세세하게 다뤄서 보기 좋았다는 점보다는 ‘왜 이렇게 썰어놓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흠이란 흠은 모조리 찾아내는 번뜩임은 있으나, 퍼즐 맞추기가 아니라 그냥 늘어놓는 나열식으로 이루어진 느낌이라고 할까.
개인적으로 히틀러와 이명박 대통령이 나란히 있는 지난해 725호 표지를 보면서 그해 최악의 표지라고 생각했다. 상대가 히틀러가 되면 문제는 간단해진다. 쓰러뜨리거나 제거해야 한다. 그의 광기는 우리를 죽게 할 것이므로. 그런데 상대방을 쓰러뜨릴 적으로 규정하면 대화나 타협은 사라진다. 생사 대결 프레임에 사로잡히면 감정이 격앙되고 분노로 판단할 위험성이 커진다. 그런데 764호에서도 상당 지면을 할애해 그 히틀러를 돌려서 이야기한 ‘파시즘X’가 나왔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우려스럽다. 언론 스스로 감정을 격앙시키는 소용돌이로 걸어가지는 않을까, 라는 우려다.
분명 현 정권이 무능력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 그걸 서술해야 한다. 그 모습을 히틀러나 ‘파시즘X’로 규정해버리면, 사태는 단순해지고 목숨을 건 대척 관계가 형성된다. 분노와 격앙. 요즘 터지는 사태들이 가슴을 뜨겁게 하고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듦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좀더 차가워졌으면(아마 많은 독자들은 더 시원하게 날리고 한껏 소리 지르는 기사를 써주기 바랄 것이지만) 하고 바란다. 더 차가워져서 그 날카로운 예기가 외려 번뜩이는. 박홍근 18기 독자편집위원
참 아름답네요. 대적해야 할 적이 아닌 내 아들 같은 전경에게 증오를 심어 시민을 진압하게 하는 작금의 정부는 국민이 무얼 원하는지 들여다봐야 합니다. 파시즘X의 탄생
→파시즘. 드디어 언급이 되는군요. 진보와 보수의 대립은 나쁜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극히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보수를 자칭하는 사람들이 보수가 아닙니다. 단순한 기득권자들 또는 그에 선동되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진짜 순수한 의미의 보수는 극히 적습니다. 떳떳하지 못한 걸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파시즘이 상당히 매력적인 사상이겠죠. 그러기에 이런 흐름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icom7
“있는 놈, 잘난 놈에게는 법도 굴복한다는 것”→아, 슬프다! 역사의 뒤안길로 정의가 사라지는구나. 어려운 선택을 한 김용철 변호사님의 용기가 모두 물거품이 되진 않을 겁니다. 언젠가 정의가 바로 서는 날 김용철님의 진심을 많은 사람이 이해해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이렇게 진심을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cdhabcd
쌍용차 노동자 ‘허깨비’와의 싸움→가슴이 아픈 기사네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오늘 신문을 보니 세계경제가 점차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하네요. 정부도 미국처럼 여당과 협의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십만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의 고통을 외면하면 안 됩니다. dolbege
애도는 애도일 뿐, 오버하지 말자→평소 김제동이란 개그맨을 보면서 좀 똑똑하다란 느낌을 갖고 있었는데 노무현 대통령 노제 때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민주사회에서 자기 소신을 가지고 사는 것은 누구를 막론하고 당연한 일인데 그것에 정치적 색채를 입혀서 분풀이형 불이익을 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되는 회색 테러일 것이다. m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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