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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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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763호를 읽고

등록 2009-06-19 13:28 수정 2020-05-03 04:25
<한겨레21> 763호

<한겨레21> 763호

[집중 모니터링] 더 이상 죽이지 말라

763호에는 표제가 없다. ‘만리재에서’를 통해 삼가 향 한 자루를 사르며 “당신을 지우고 당신의 시대를 뛰어넘자고 했습니다. 아프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게 표제를 갈음하는 듯하다. 용산 참사 직후 발행된 746호(‘용산, 비열한 거리’)는 대부분의 기사가 분노로 빚어낸 시의 언어였다면, 763호는 침묵과 눈물에서 시작한 시였고 기사라기보다는 마음을 여닫는 텍스트였다. 눈물의 기억, 분노의 기억, 기억의 미래로 구성한 표지이야기는 마음의 길을 열어놓고 ‘이 사건’ ‘이 현상’을 읽어내야 할 오늘날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표지이야기의 모든 하위 꼭지들이 큰 제목과 사진으로 이목을 끌었다(여담이지만 이번호만큼 가판에서 을 구하기 힘든 적은 없었는데, 진보 언론이라는 꼬리표보다 표지이야기를 비롯한 꼭지명들과 사진이 정기독자가 아닌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으리라 생각된다). 그 가운데서도 창발적 공공디자인으로 명명한 차벽에 대한 전종휘 기자의 기사는 이 시대의 슬픈 패러디로 읽혀 헛헛한 웃음만이 나왔다. 기억의 미래는 앞으로 계속해서 되새기고 확정시키며 발굴해나가야 할 것이다. 2010년까지 정치 캘린더를 확대시킬 필요도 있겠다.

이 와중에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는 소식은 이 시대 법의 의미와 법의 판단 및 집행에 대해 돌아보게끔 한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을 씁쓸히 되새겨본다. 개인의 힘은 이렇듯 무력하고 우리의 법은 드물게만 희망이 되나. 소수 의견이 올바른 법리로 평가받고 다수 의견으로 거듭날 날은 올 것인가.

정권의 입김, 아니 칼날은 인권영화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13회째인 인권영화제가 정권이 바뀐 이후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기사를 통해 읽으며 ‘표현의 자유의 죽음’을 다시금 통감했다. 를 지난봄 전주에서 본 기억이 있다. 2007년 승려들이 평화적인 집회를 열어 전세계에 알린 버마의 민주주의 현실을 그려낸 이 영화는 우리나라의 1980년 5·18을 떠올리게 하고 87년 6월 항쟁과도 닮아 있다. 슬프게도 민주주의를 염원하던 사람들의 마음과 여러 죽음 뒤에도 소통을 막고 봉쇄하는 현 정권의 모습이 데자뷔처럼 떠올라 마음을 옥죈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 최고라 18기 독자편집위원

<한겨레21> 756·763호

<한겨레21> 756·763호

-표지이야기 ‘상복보다 시커먼 조중동K의 속내여’ 댓글(303832)
“노 전 대통령이 고통받을 때 불똥 튈까봐 몸 사리다 서거 후 책임 운운하는 민주당이나, 비난의 장단을 맞췄던 의 지금 딴소리나, 조·중·동과 뭐가 다르다는 건지. 너희 다 똑같다. , 그냥 묵념해라.”
-표지이야기 ‘상복보다 시커먼 조중동K의 속내여’ 댓글(stone0104)
“한겨레의 스탠스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한결같다. 한마디로 말하면 ‘성역은 없다’이다. 756호 ‘굿바이 노무현’을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다. 진보의 할아버지라도 잘못하면 ‘까’야 하는 것이 진짜 언론이다. 우리 편이라 봐준다면 진보를 가장한 수구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님이 너무 인간적이었을 뿐이다.”
“바보 노무현 대통령님”을 쓰다 앙앙 운다

→왜 국민들이 이런 비극을 겪어야 하는지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노 대통령은 가셨지만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goddmswkr

→눈물이 마른 줄 알았는데 아직도 나네요.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안일하게 살던 내 삶 속에 희망의 촛불이 되신 분. 앞으로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살아야겠어요. threep99

서버린 수레바퀴, 한 바보가 밀고 갔네

→서늘한 바람이 부는 봉하 들녘, 두 바퀴로 세상을 만들어가는 밀짚모자를 쓴 사람이 간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오리농사를 짓고 생태하천을 만들어 세상에 돌려주려 애쓰는 사람이 간다. 소박하고 수줍은 듯하면서도 단호한 의지의 사람이 간다. 그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던졌고 그 후 그는 사람 사는 세상이란 소망으로 부활했다. sk2100

두 얼굴의 검, 전직 대통령을 베다

→기사 잘 봤습니다! 제대로 다뤄준 점 감사합니다. 이번 수사는 국민들이 다 지켜봤고 지켜본 국민들 모두가 목격자이며 증인입니다! 이걸 아니라고 우기는 자들로 인해, 국민들을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저들로 인해 국민들은 더욱더 분노하고 있다는 걸 저쪽에서도 알았음 좋겠네요. heeyaid77

참 편파적인 광장

→(집회 신고 불허와 전경 차벽 설치는) 시위대가 폭도로 변할까봐 미리 예방하는것이다.ㅎㅎ 그럼 누가 범죄를 저지를지 모르니 전 국민을 다 잡아넣으면 살인·절도·폭력 없는, 범죄 없는 나라가 되겠네. treelov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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