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22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열린 장영실함 진수식에서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변광용 거제시장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0월30일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면서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의 첫발을 뗐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핵잠수함 건조 과정에서 건조 장소와 기술 이전, 핵연료 도입 등 구체적인 방식 등을 놓고 한·미 양국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은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잠수함 선체 건조 기술과 소형 원자료 제조 기술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핵연료만 주면 핵추진 잠수함을 국내에서 자체 건조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으로 궤도 수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통령실이 이날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밝혀, 미국과의 기술 협력을 통한 건조나 미국으로부터의 직도입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미국이 건조한 핵 추진 잠수함을 국내로 가져오는 직도입 방식은 한국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건조, 유지·보수, 교체 비용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버지니아급(7925t) 핵 추진 잠수함의 건조 비용은 1척에 3조원에 이른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최소 4척 이상 필요하다고 했는데, 미국 직도입 방식을 적용하면 12조원이 들 수 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자체 건조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실전 배치까지 10년 넘게 걸릴 수 있다. 이걸 단축하고 기술 이전을 효과적으로 하는 게 한-미 협력에 좋다”고 말했다. 자체 건조가 아니더라도 건조 과정에 최대한 참여해 기술 이전 등을 통해 핵 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장은 필리조선소가 미국 법인이긴 하지만 한화오션이 인수했으니 여기서 잠수함을 만들어도 자체 건조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핵연료 확보 방식도 논쟁이 일 수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서 한국이 사용후 핵연료 농축과 재처리 시설을 보유하면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당장 협정 개정이 어렵다면 당분간 미국이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줘야 한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핵연료 확보와 관련해 “평화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면 (우라늄) 농축 정도가 20% 이하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 틀 안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원자력협정을 개정해 ‘군사적 목적 배제’ 항목을 빼거나, 별도 협정을 체결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기존 한-미 원자력협정을 벗어나 핵 추진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별도의 협정이 양국 간에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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