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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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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경제’의 민낯

등록 2025-06-13 18:10 수정 2025-06-19 11:22
2024년 4월1일 당시 대통령 윤석열이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케이티엑스(KTX) 개통 2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4년 4월1일 당시 대통령 윤석열이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케이티엑스(KTX) 개통 2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경제학은 경제의 세 주체를 정부, 기업, 가계로 나눈다. 한국 정치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중요한 지점 가운데 하나가 경제 주체로서 정부의 역할에 관한 것이다. 새로 탄생한 이재명 정부는 ‘정부 주도의 성장’을 강조한다. 단순화하면 정부의 선제적 재정 지출이 기업의 투자로 이어지고 가계가 성장한다는 논리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기업 주도의 성장’을 유독 강조했다. ‘정부는 선수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의 주된 역할을 ‘건전 재정’ ‘규제 완화’ ‘카르텔(담합) 해체’로 규정했다.

현대로템은 윤석열 정부에서 눈부시게 성장한 대표적 기업이다. 윤석열 정부 기간에 매출은 3조1천억원대에서 4조3766억원으로 올랐고, 1만7천원대를 횡보하던 주가는 17만원을 돌파해 10배 가량 올랐다. 현대로템은 윤석열 정부가 강조했던 ‘기업 주도 성장’의 성공 사례일까.

그렇지 않았다. 현대로템의 눈부신 성장 비결은 역설적이게도 윤석열 정부가 강조했던 지점의 정확한 반대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정부 주도의 기업 성장이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현대로템은 전관을 취업시켜주며 코레일과 카르텔을 형성했고, 이 카르텔 이후 현대로템만을 위한 입찰 조건 변경 등 석연찮은 몰아주기가 이어졌다. 정부는 현대로템만을 위한 예산 낭비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이렇게 정부 주도 사업을 독식하며 현대로템은 윤석열 정부 ‘세일즈 외교’의 수혜까지 입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는 사실상 현대로템을 위해 뛰는 선수였다. 현대로템이 모로코에서 따낸 전동차 사업은 정부의 천문학적 자금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성과다.

새로운 정부의 탄생 이후, 아니 그 이전부터 윤석열 정부가 강조했던 것들이 얼마나 공허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한겨레21은 윤석열 정부가 강조했던 경제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과정은 철저히 불공정했고 결과는 철저히 불의했던 정경유착 카르텔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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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채윤태 기자 chai@hani.co.kr·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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